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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삼성의 운명을 바꾼 이건희의 프랑크푸르트 선언

浮萍草 2015. 11. 18. 12:02
    랑크푸르트 선언은 선언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강연이었다. 
    부문 직급별로 4회에 걸쳐 모두 100여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93년 6월 13일부터 14일까지 실시한 강연이 프랑크푸르트선언이라고 불리운다. 
    첫강연은 93년6월13일 프랑크푸르트 에쉬본의 삼성유럽총본부에서부터 시작해 캠핀스키 호텔에서 끝이 난다. 
    캠핀스키 호텔은 시내 중심에서 2킬로쯤 떨어진 최고급호텔로 마치 전원형 펜션과 같은 분위기이다. 
    거기서 그는 삼성의 임직원 60여명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다음은 강연요지.
    <삼성그룹은 15만명이다. 15만명의 가족이 제각각 움직이면 배는 제자리에서 뱅뱅 돌게 되지만,한방향으로 나아가면 속도는 15만배 빨라진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은 뱅뱅 도는 상황이다. 
    삼성가족들은 누구나 나름대로 고민하고 고생하지만 저마다 다 제각각이다보니 악순환이 거듭되고 모두 손해를 본다. 
    세계에서 일류가 되면 이익이 3-5배까지 늘어난다는 것은 반도체 메모리 분야에서 이미 입증됐다. 
    전자는 40만평에서 3만4000명이 일하지만 이익은 겨우 400억-5000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반도체는 겨우 10만평에서 1만명이 5000억-6000억원의 순익을 내고 있다. 
    삼성그룹이 대대적인 변신을 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건희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 캠핀스키 호텔에서 200여명의 임직원들에게 품질경영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조선일보 DB

    프랑크푸르트 강연은 최하 여덟시간이었다. 때로 사장단을 대상으로 한 강의와 질의는 무려 14시간이었다. 그는 거기서 담배를 피우면서 물수건에 손을 닦으면서 어눌하지만 확신에 찬 어조로 강연했다. 삼성그룹은 이 강연내용을 전국사업장에 방영했다. 삼성의 임직원은 누구라도 다 알게 하기 위해서였다. 헌데 그 강연내용이 상당히 센세이셔널해서 일간신문은 물론 KBS-TV에까지 방영됐고, 이 내용은 한국의 기업문화를 바꾸는 일대 전환점이 된다. LA에서부터 출발한 회의는 동경과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대장정이 끝났다. 이른바 신경영 대장정이라 불렀던 이건희의 강연은 68일간 계속되었는데 350시간 강의에 1800명의 임직원이 참석했고, 토론시간만도 800시간이나 되었다. 새벽4시까지 강의가 계속되기도 했다. 참석자 전원은 햄버거로 식사를 때우고, 화장실 갈 시간조차 없었다. 그만큼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평소에 말이 없고, 조용조용하게 일을 처리해오던 이건희는 이때 삼성의 위상에 대한 솔직한 진단,경영진에 대한 질타,자신의 경영에 대한 구상 등을 사원들 앞 에서 직접 설파했다. 신경영 대장정 후 삼성의 수뇌부는 신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수립에 들어갔다. 그 최종 결론은 ‘배우자’ 였다. 즉 벤치마킹을 통해 삼성의 취약점을 보강하자는 것이었다. 벤치마킹은 삼성의 장점이다. ‘100년전 신사유람단을 해외에 파견했던 심정으로 국내용 관리자를 조속히 해외에 보내 글러벌 전략가를 육성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기업의 기본적 책무이다.’ 그렇게 설파했다. 신경영 대장정 이후 삼성이 벤치마킹 대상기업으로 확정한 기업은 다음과 같다. 전자부문-일본의 소니 및 마쓰시다 중공업-일본의 미쓰비시
    섬유-일본의 도레이 재고 관리부문-미국의 웨스팅 하우스,애플 컴퓨터, 페더럴 익스프레스 고객서비스-제록스, 노드스트롬 생산 작업관리-휴렛팩커드, 필립모리스 마케팅-마이크로소프트, 헬렌 커티스, 더 리미티드 신제품 개발-모토로라, 소니, 3M 구매 및 조달-혼다, 제록스, NCR 품질 관리-웨스팅 하우스, 제록스 판매 관리-IBM, P&G 물류-허시, 메리케이코스메틱

    당시만 해도 소니, 마쓰시다(파나소닉), 미쓰비시 중공업이나 미국의 가전회사들은 모두 삼성보다 앞서 있었을 때였다. 위의 기업들에 대한 철저한 벤치마킹이 이루어진다
            홍하상 작가 hasangsto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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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그룹을 발칵 뒤집어 놓은 세탁기 몰카 사건
    불면의 계절 무렵, 삼성 내부에서는 이상한 사건들이 많이 발생했다. 한쪽에서는 기술과 경영의 진보를 위해 그룹차원에서 벤치마킹을 하고 있는데 내부적에서는 여전히 과거와 같은 구시대적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건 들이 터진 것이다. 그 중 대표적인 사건은 아래와 같은 것이다. 당시 삼성그룹에는 몰래카메라라는 것이 있었다. 한때 공중파 TV에서 몰래카메라라는 것을 많이 했지만,삼성그룹은 이미 지난 83년부터 몰래카메라로 촬영한 장면들을 그룹내 방송인 SBC를 통해 방송해왔다. 93년 6월의 어느날, 몰래카메라는 삼성전자의 세탁기 생산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거기 담긴 장면은 세탁기 생산라인이었는데 납품된 세탁기 뚜껑 여닫이 부분의 플라스틱 부품이 규격이 맞지 않자,현장에서 칼로 2밀리를 깍아내서 조립하는 장면이었다. 주문은 밀려오고 생산대수는 맞추어야 하는데,납품된 부품의 규격이 맞지않자 고육지책으로 임시변통으로 깍아서 넣고 있었던 것이다.
    삼성전자 냉장고 생산 라인. /삼성전자 제공

    제대로 하려면 아예 뚜껑부문의 플라스틱을 새로 설계해서 금형을 뜬 후 다시 생산을 해야 하지만 그럴만한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당시 생산직 사원들은 플라스틱 부품을 깍아 조립하면서도 거기에 대해 어떤 거리낌도 없었다. 깍아서 넣어도 물건을 쓰는데는 지장이 없다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불감증이었다. 이 장면이 그룹방송인 SBC를 통해 방송되자,관계자들은 물론 회사의 경영진까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한국에서 물건을 제일 잘 만든다는 삼성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이 테이프는 당시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 선언을 하고있던 이건희 회장에게 공수되었다. <3만명이 만들고 6000명이 불량품을 수리하는 회사가 무슨 경쟁력이 있는가.> 이건희 회장이 당시 ‘세탁기 몰카’를 보고 던진 말이다. 6월19일 프랑크푸르트 현지에서 그는 세탁기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시켰다. 본래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은 그 골자가 국제화와 복합화였다. 그러나 몰카를 지켜본 이건희 회장은 국제화,복합화보다 우선 품질개선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품질경영’이었다. 삼성전자의 세탁기 생산 라인을 비롯한 가전제품 139개 생산라인에 라인 스톱제가 도입되었다. 불량이 발생하면 즉시 라인을 세워 문제가 완전해결될 때까지 가동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세탁기 생산라인에서는 261개 항에 달하는 설계입력 자료를 처음부터 다시 검토했다. 또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일류 세탁기 제품의 세탁방식도 다시 비교연구되었다. 세탁기 몰카 사건으로 삼성은 양적 성장을 중단하고 품질로 거듭날 때까지 새로운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선언한다.
            홍하상 작가 hasangsto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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