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우리 음식 이야기

무릇곰

浮萍草 2015. 10. 7. 16:58
    릇은 백합과의 다년생 식물이다. 해가 비치는 곳에서 잘 자라고, 씨로 번식하기보다는 비늘줄기로 영양번식을 한다. 무릇의 새잎은 데쳐서 무친 후 나물로 많이 먹었다. 달콤한 맛이 나서 예전에 농촌에서는 먹을 것이 부족할 때 허기를 때우는 귀중한 구황식품이었다. 특히 무릇 비늘줄기인 뿌리 부분은 간장조림장아찌로 만들거나 송기(소나무 껍질),둥굴레,맥문동,참쑥,민들레, 질경이 등의 산야초와 함께 푹 고아서 달콤한 물엿처럼 만들어 먹었는데 이를 무릇곰이라고 불렀다. 고 강인희 교수의 저서 ‘한국의 맛’에 무릇곰 만드는 방법이 소개돼 있다. 무릇을 볕에 5일 정도 말린 뒤 키로 까불러 껍질을 벗겨두고 둥글레 뿌리는 잔털을 깨끗이 뜯어낸 뒤 무릇과 같이 말린다. 송기는 베는 즉시 표피를 깎고 속을 벗겨 잿물에 삶아 손질한다. 참쑥은 무릇의 절반 정도의 양을 삶아 우려내어 물기를 꼭 짜서 털어놓는다. 생강은 즙을 내고 엿기름은 물에 담갔다가 주물러서 고운 체로 밭쳐 웃물을 준비한다. 솥의 맨 밑에 송기를 깔고 그 위에 쑥을 털어 펴 놓는다.
    쑥 위에 다시 무릇과 둥굴레 뿌리를 반복해서 켜켜이 놓는다. 여기에 엿기름과 생강즙을 식재료들이 잠길 정도로 부어 3일간 무릇이 발그스름해질 때까지 고아 낸다. 볶은 콩가루를 묻혀 먹으면 맛이 좋고 소화도 잘된다. 무릇곰을 만드는 방법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다. 조리는 도중에 쌀뜨물을 넣기도 하며 엿기름가루 대신 설탕으로 간을 맞추기도 한다. 충청도에는 연한 구절초,어린 쑥,생강즙을 넣어서 고아 내는데 맛이 달큼하고 관절에 좋다고 하며 충남에서는 시래기,맥문동을 넣기도 하며 무릇고음이라고도 한다. 산야초를 넣을 때는 쓴맛과 독성 제거를 위해 끓는 물에 삶아 우려낸 뒤 사용한다. 배천 조씨 종가에서는 무릇과 쑥, 민들레, 질경이 등의 산야초와 함께 조청에 고아낸 무릇곰을 종가음식에 쓴다. 한방에서는 무릇에 대해 여러 가지 약리성을 설명하고 있다. 동의학사전에는 무릇이‘맛은 쓰고 성질은 서늘하다. 피를 잘 돌게 하고 해독하며 부종을 내리고 통증을 멈춘다. 약리실험에서 강심작용,이뇨작용,자궁수축작용 등이 밝혀졌고 유선염,타박상,요통,다리통증,산후어혈,부스럼 등에 쓰인다. 외용약으로 쓸 때는 생것을 짓찧어 붙인다’고 돼 있다.
    Munhwa ☜     김갑영 영양학자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