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우리 음식 이야기

너비아니

浮萍草 2015. 9. 17. 09:23
    리나라 전통 육류구이는 고기를 대나무 꼬챙이에 꿰어 불에 직접 굽는 방법인 상고시대부터의 맥적(貊炙)에서 유래한다. 맥적은 눈 오는 밤에 고기를 굽는다 하여 설야멱(雪夜覓)이라고 했고 설야멱은 후에 반가 및 궁중을 중심 으로 너비아니로 이어진다. 너비아니라는 이름은 시의전서에 처음 기록돼 있으며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도 너비아니 또는 쟁인 고기로 소개되고 있다. 이성우 교수는 너비아니 조리법에 대해 정육을 저며 잘게 칼질해 양념한 다음 직화에 굽는 것이라 했다. 이와 함께 너비아니는 쇠고기를 너붓너붓 썬다 하여 궁중에서 너비아니라 했고 오늘날의 불고기를 뜻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일부 학자들은 너비아니라는 이름은 한자 표기가 아니므로 민간에서 붙인 이름이라고도 하고 서울식 방언 이라고도 한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는 쇠고기 부위 중 연하고 좋은 고기인 등심,우둔,도가니를 갖은 양념으로 주물러서 석쇠에 굽는 너뷔안이(쟁인고기)라고 나온다. 쇠고기 불고기는 양념해 구우면 맛있는 고기 국물이 나오는 전골 형태가 된다. 너비아니 조리법은 고기를 얇게 저며서 잔 칼질을 내고 양념장을 넣어서 잘 주물러 양념이 배어 들어가게 해 고기를 연하게 한 뒤 철판에 구워 낸다.
    조선 시대 이후의 여러 문헌에 제시된 너비아니 양념장에는 간장,깨소금,후추,파,마늘,참기름,설탕 등이 공통으로 들어간다. 강인희 교수의 한국의 맛에 나오는 너비아니는 배즙,생강즙,꿀을 꼭 쓴다. 또한 고기를 다루는 법으로 조자호의 조선요리법(1943)에 고기의 핏물을 뺀다고 기록돼 있다. 이를 근거로 해 박혜원 전 신한대 교수가 너비아니 조리법을 개발했다. 우선 채끝등심 생고기를 약간 도톰하게 너붓너붓 썰어서 깨끗한 면 행주로 싸서 핏물을 뺀다. 그러면 고기 무게가 5∼10% 정도 줄어든다. 간장,깨소금,후추,파,마늘,참기름,설탕,꿀과 강판에 간 배즙,생강즙을 넣어 양념장을 만든다. 핏물을 뺀 쇠고기를 한 장씩 양념장에 적셔 낸 후 모두 합해 충분히 주물러 양념장이 쇠고기에 모두 흡수되도록 한다. 이렇게 주무르면 쇠고기의 단백질이 양념장의 수분과 양념을 잘 빨아들인다. 양념장이 들어간 쇠고기를 센불에서 앞뒤로 익히고 중불에서 서서히 구워 낸다. 구워지는 동안 고기의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만나 갈변 반응이 일어나면서 부드럽고 좋은 향과 은근한 고기 맛이 난다.
    Munhwa ☜     김갑영 영양학자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