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우리 음식 이야기

꽃게감정

浮萍草 2015. 9. 23. 17:21
    철 꽃게는 지방이 적고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이 많아서 소화가 잘되며 원기회복에도 좋다. 꽃게는 그대로 쪄서 먹거나 끓는 물에 삶아서 살을 발라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죽었거나 냉동된 게는 고추장이나 된장을 풀고 무 등의 채소를 넣어 찌개를 끓이거나 게살을 발라 전유어를 부쳐 먹는다. 꽃게감정은 꽃게의 살을 곱게 발라내어 소고기와 삶은 숙주 등의 여러 가지 채소로 소를 만들어 게딱지에 채워 넣고 전처럼 지져서 고추장을 풀어 국물에 넣어 자박자박하게 끓여낸 찌개다. 제철 꽃게에서만 느낄 수 있는 풍부한 내음과 담백한 감칠맛이 일품이다. 꽃게감정은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고 번거로우나 제철에 고급스럽고 깔끔한 맛을 내는 음식으로, 귀한 손님 맞이 상이나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다. 꽃게감정을 만들려면 우선 산 꽃게를 솔로 깨끗이 씻어 잔 발과 집게발 윗부분을 잘라내고 등딱지,속의 모래주머니, 배 쪽에 붙은 내장을 제거하고 속을 모은다. 물기를 잘 닦은 꽃게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가는 밀대로 다리를 잡고 힘껏 밀어 살이 빠져나오게 하여 딱지 에서 모은 속과 함께 잘 다진다.
    국물용 쇠고기를 나붓나붓하게 썰어 고추장,된장,다진 마늘과 함께 주물러서 잠깐 볶은 후 양지머리 곤 국물과 물을 일대일로 섞은 육수를 부어 끓이다가 게살을 발라낸 다리와 무를 함께 썰어 넣어 국물맛을 우려낸다. 양지머리 국물 대신 쌀뜨물을 넣기도 한다. 발라내어 잘 다진 게살과 쇠고기,숙주,표고버섯,두부에 녹두 녹말을 넣고 양념으로 잘 버무려 만두소를 만든다. 게딱지는 잘 다듬어 물기 없이 준비하여 안쪽에 밀가루를 솔솔 뿌리고 양념한 소를 납작하게 꼭꼭 넣는다. 소를 넣은 위에 밀가루를 뿌리고 달걀노른자를 씌워 팬에 기름을 약간 두르고, 재빨리 엎어 눌러가면서 지진다. 준비한 국물에 지져 놓은 게를 넣고 한소끔 더 끓인다. 풋고추는 씨를 빼고 파와 함께 썰어 넣고, 잠시 뒤에 불에서 내려놓는다. 그릇에 담아낼 때는 국물 재료는 건져내고 맑은 국물에 꽃게감정만 담고 고명을 얹어 낸다. 한여름이 지나고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하여‘한국의 집’에서는 가을맞이 특선음식으로 꽃게감정을 오찬 메뉴로 내놓고 있다. 담백하면서 얼큰한 따뜻한 국물음식과 함께 잘 손질한 후 양념해 지진 꽃게살 맛은 한국 음식을 찾는 고객에게 가을의 풍미를 느끼게 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Munhwa ☜     김갑영 영양학자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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