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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전

浮萍草 2015. 10. 21. 17:00
    력으로 9월 9일(양력 10월 21일)은 우리의 세시풍속일인 중구절(重九節)이다. ‘9’가 겹쳤다고 해 그렇게 이름 붙여졌으며 중양절(重陽節)로도 불린다. 중구절에 신라시대에는 군신들의 연례 모임이 이루어졌고 고려시대에는 큰 향연을 벌이면서 큰 명절로 지켜 왔고 조선시대에는 어르신을 대접하는 기로연(耆老宴)을 베풀었다. 예전에는 음력 9월인 중구절 시기가 1년 중에서 먹을거리가 가장 풍성한 때였다. 그래서 중구절에는 집집마다 술과 음식을 가지고 산이나 계곡에 가서 단풍놀이를 하고 선비들은 시를 짓고 풍월을 읊었다. 감국(甘菊)을 잘 말려 부쳐 먹는 국화전도 감국주와 함께 중구절에 즐겨 먹는 세시음식이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누런 국화를 따다가 찹쌀떡을 빚어 먹는데,그 방법은 삼월 삼짇날 진달래 떡을 만드는 방법과 같으며,이를 화전(花煎)이라 하는데 국화떡이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는 기록이 있다. 농가월령가에도“누런 국화로 찹쌀떡을 만들어 먹는다”고 하여 가을에 국화전을 즐겼음을 알 수 있다. 국화전을 만드는 방법을 보자. 찹쌀가루에 뜨거운 물을 넣고 익반죽하여 일정한 크기로 작고 동글납작한 모양으로 빚는다.국화꽃은 꽃술은 떼어내고 꽃만 따서 깨끗하게 씻고 물기를 뺀다. 번철을 달궈 기름을 조금만 두르고 약한 불에서 찹쌀반죽을 서로 붙지 않게 조심스럽게 지진다. 한쪽 면에 국화꽃잎을 노란 잎만 따서 가지런히 올린다. 넓은 접시나 쟁반에 설탕이나 꿀을 고루 뿌리고 익은 떡을 꺼내어 서로 붙지 않게 담아낸다.
    방신영의 조선요리제법에서 국화전에 대하여“화전은 전병 만드는 법과 같으나,전병은 작게 부치는 것이고,이 화전은 전병을 접시만큼 부쳐서 3㎝ 길이와 5㎝ 너비로 만들어 설탕을 묻힌다. 화전을 반죽할 때 소금물을 끓여 더운 김에 반죽하는 것이 좋고 국화는 많이 넣으면 맛이 쓰다”라고 했다. 근래에는 중구절에 국화전을 절식으로 먹는 우리의 전통적인 세시풍속이 퇴색했다. 오히려 해마다 우리나라의 중구절을 전후한 10월 말에 노란 호박에 촛불을 켜는‘핼러윈데이’ 축제가 성대하게 열린다. 오는 24일 수원광교박물관에서 가을 산에 올라 아름답게 물든 단풍과 국화를 감상하고 국화전도 빚어보는‘국화꽃 향기 가득한 중양절’ 행사가 열린다고 한다. 올해는 핼러윈 대신 중구절에 한번 참가해 보면 어떨까.
    Munhwa ☜     김갑영 영양학자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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