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F S = ♣ /진영에 깃든 선사의 삶과 사상

28 동명만우(東溟萬羽)

浮萍草 2015. 10. 28. 00:00
    사대부에도 회자된 문장가
    師何來 渡海一杯 師何去 蓮華深處 靈鷲山 萬樹烟月 白㲲紅綃 彩毫端髣髴 生卽生底 滅卽滅底 生滅底了 做不生滅底 스님은 어디에서 오셨습니까? 표주박을 타고 바다 건너 스님은 어디로 가십니까? 연화세계 아주 좋은 곳으로 영취산 온갖 나무와 안개 낀 달 흰 모포에 붉은 비단 붓끝의 색채로 닮은 듯 그리니 태어나고자 하면 태어나고 죽고자 하면 죽는다. 태어나고 죽음을 아는 것은 생멸하지 않는 수행을 이룬 것이다. 도사에 모셔진 동명만우(東溟萬羽, 1792~1821 활동) 선사 진영에 실린 월하계오(月荷戒悟, 1773~1849)의 영찬이다. 진영 속 주인공 동명스님은 응암희유(凝庵僖愈), 경파경심(慶坡慶審)의 법맥을 계승한 설송연초(雪松演初)의 4세손이다. 행장은 전하지 않으나 통도사 영산전 중수(1792), 통도사 대법당 중수(1809)를 비롯해 통도사 불화와 현판 곳곳에 스님의 행적이 남아 있으며 1821년에 조성된 통도사 극락암 아미타불회도를 끝으로 자취가 없는 것으로 보아 그 이후에 입적한 것으로 보인다. 찬자인 월하스님은 부모의 뜻에 따라 출가하여 벽암각성의 후손인 지봉거기(智峰巨機)에게 법을 받았다. 어려서 교(敎)와 선(禪)의 요체를 꿰뚫어 20세에 이미 학인들을 가르쳤고 스님의 뛰어난 문장과 필체는 불가(佛家)의 담을 넘어 사대부에게도 회자되었다. 60세 이후 시문을 짓는 일이 수행 정진에 방해가 된다하여 붓을 놓고 향을 피우고 벽을 바라보며 전심염송(專心念誦)에 매진했다. 제자들은 1853년에 스님의 유고집인 <가산고(伽山藁)>를 간행하였으며 이 책에는 동명대사상찬(東溟大師像讚)이 수록되었다. 동명스님과 월하스님은 서로 출신 문중이 다르지만 통도사의 일원으로 같은 불사(佛事)에 참여하며 인연을 더해갔고 이후 진영의 찬자로서 관계를 완성하였다. 그 누구보다 동명스님을 이해했을 월하스님은 달마절로도강(達磨折蘆渡江)을 연상하는 글귀와 연화심처(蓮花深處),영축산 등을 통해 출가자로서의 시작,통도사의 깊은 인연,입적 후 귀의처를 찬문에 녹이고 비록 스님은 가셨지만 수행의 삶이 깃든 진영을 통해 언제든지 오실 수 있음을 노래하였다.
    ☞ 불교신문 Vol 3140 ☜      
    제찬 해제=정안스님(불교문화재연구소장) / 진영 설명=이용윤(불교문화재연구소 불교미술연구실장)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