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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소동파( 7)

浮萍草 2015. 10. 1. 10:47
    경국지색이었던 서시의 젖이라고 불린 맛난 물고기
    참복(자주복). /조선일보 DB
    동파는 대단한 미식가였습니다. 돼지고기 외에도 즐겨 먹었던 음식이 또 있는데, 바로 ‘복어’입니다. 그것도 역사상 복어를 가장 즐긴 인물로 알려져 있을 정도이죠. 동파는 문인이니 복어의 맛에 대한 표현도 남달랐습니다. 그는 많은 시인들을 불러 복어요리를 먹으면서 ‘복어 맛은 사람이 한 번 죽는 것과 맞먹는 맛’이라고 극찬하였습니다. 목숨을 걸고 복어를 먹는다고 했지요. 일본의 요리책인<미미구진(美味求眞)>에서는 천계(天界)의 옥찬(玉饌),마계(魔界)의 기미(奇味)라고 극찬하였으니 하늘나라에서 신선과 선녀들이 먹는 음식이라 는 것이죠.
    중국 춘추시대 오나라를 멸망에 이르게 한 경국지색 서씨(왼쪽), 여포를 미인계로 사로잡아 동탁과 이간질을 한 중국 고대 4대 미인 중 한명인 초선. /바이두

    소동파는 틈만 나면 물가로 나가 복어 낚시를 즐겼고, 복어에 대한 시를 남겼습니다.
      대나무 마을 바깥에 복숭아꽃 두세 장 봄 강물 따스함은 오리가 먼저 알고 물 쑥은 가득한데 갈대 싹은 아직 짧아 이쯤이 바로 복어가 강으로 오르는 계절
    ㆍ넓은 중국 땅의 수많은 음식 중에서도 기막힌 복어 맛
    정말 맛있는 음식을 두고“둘이 먹다가 셋이 죽어도 모른다”는 얘기가 있는데 복어의 맛이 바로 그렇습니다. 중국에서 복어의 맛을 비유하기를“고기가 너무 맛있어 수많은 산해진미 중에서도 으뜸이며 미인에 비유하지면 초선(貂蟬)과 같다”고 했습니다. 초선은 삼국지에서 동탁과 여포가 빠져들었던 절세미인으로 중국의 4대 미녀 가운데 한 명이죠. 역대 중국의 문인들은 복어의 맛을 형용할 수 있는 단어를 찾을 수 없어 절세가인에 비유해 ‘서시의 젖’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서시(西施)는 역시 중국 4대 미녀의 한 명으로서 춘추시대 오나라를 멸망의 길로 인도했던 경국지색(傾國之色)이죠. 왜 그렇게 비유했는가 하면 맛은 기막히지만 잘못 먹으면 독 때문에 죽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Premium Chosun        정지천 동국대 분당한방병원 내과 과장 kyjjc19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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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취 해소 뿐 아니라 보양식으로도 효능이 뛰어난 복어
    
    ㆍ소동파의 시에 강으로 복어가 올라온다고 한 것은
    어는 바다에 사는 물고기로 알고 있는 분이 많지만 강에 사는 복어도 있습니다. 복어는 종류도 많아서 전 세계에 120여 종이 있고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것도 18종이나 됩니다. 그 중에 황복(黃鰒)은 일반 복어와 달리 회귀성 어종으로서 바다에서 2~3년 동안 길이가 25~30㎝,무게가 700g~1㎏으로 자란 뒤에 4월 중순~6월 중순경 산란을 위해서 강으로 돌아옵니다. 중국 양자강은 황복의 명산지로 유명합니다. 황복은 국물이 시원하고 육질은 쫄깃해 복요리 가운데 백미로 꼽히죠. 그러니 소동파로 하여금 맛을 극찬하게 하고 시도 짓게 했던 복어는 황복입니다. 복어를 한자 이름으로 ‘하돈(河豚)’이라고 하는데, 강의 돼지라는 의미죠.
    우리나라에서도 잡히는 황복. /조선일보 DB
    ㆍ우리나라에서도 황복이 잡히고 있나?
    20여 년 전만 해도 금강,섬진강,낙동강에 올라왔지만 하구 댐 건설과 강물 오염 때문에 지금은 임진강과 한강 하류로만 올라온다고 합니다. 원래 황복은 다른 복어에 비해 수량이 적어서 값이 매우 비싸죠. 게다가 황복은 민물의 양기와 바닷물의 음기를 골고루 받아서 음기와 양기를 고루 갖추었고 위장에도 좋습니다. 숭어가 몸에 좋은 이유도 황복처럼 바닷물과 민물을 옮겨 다니면서 살기 때문이죠. 복어의 독은 얼마나 위험한가? 1960년대 까지만 해도 복어를 잘못 먹고 사망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있었는데 그 후로는 복어 전문 요리사가 요리하지 않은 경우 외에는 거의 없습니다. 복어의 독은 간,비,알,눈,고환,혈액에 들어 있는데, 특히 간장과 내장에 맹독이 있습니다. 복어의 독은 무색,무미,무취이면서 치명적이죠.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이라고 하는데,복어의 학명인 tetro와 독을 뜻하는 toxin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이름 입니다. 동물성 자연독 중 가장 독성이 강력하여 청산가리의 13배이며 0.5 mg이면 성인 한 사람의 치사량이 된다고 합니다. 독이 강한 시기에는 한 마리의 독으로 10여명을 죽일 수 있다고 합니다. 복어 중독은 식후 20-30분, 늦어도 2-3시간 후에는 나타나는데 중추 및 말초신경에 작용하여 지각이상,운동장애,호흡장애,혈류장애를 일으킵니다. 복어 알에 들어 있는 독은 적게 먹으면 입술 주위나 혀가 마비되고 구토를 일으키고 일정량을 넘어서면 호흡이 멈춰 죽음으로 이어질 정도로 치명적이죠. 복어의 독은 겨울에 증가하기 시작하고 산란기 전의 5-7월 사이에 최고에 달합니다. ㆍ복어의 효능은?
    술 드시는 분들은 특히 복어를 좋아하시죠. 알코올 해독 효과가 크기에 숙취로 머리가 아프고 속이 쓰릴 때 미나리를 듬뿍 넣어 끓인 복어탕이 제격입니다. 그런데 복어가 맛이 좋고 숙취 해소에 좋은 것으로만 아시는 분들이 많지만 실은 몸을 보하는 효능도 큽니다. 따뜻한 성질로서 양기를 돕는 효능이 있죠. <본초강목(本草綱目)>에 ‘하돈육방(河豚肉方)’이 나오는데 황복 300g을 끓여서 이틀에 한 번씩 먹으면 신장을 보하고 간장의 기를 도우며 비장을 건실하게 하고 습기를 없애준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복어는 근육이 시큰거리고 아픈 것을 낫게 하고 습기로 인해 저리는 증상에 좋습니다. 동의보감에도 비슷한 약효가 있다고 나옵니다. 팔다리에 힘이 없거나 허리와 무릎이 시큰거리는 경우에도 좋고 성기능이 약해졌거나 소변을 자주 찔끔거리는 경우에도 효과적입니다. 그밖에 해독하고 붓기를 없애주며 통증을 가라앉히는 효능도 있지요. 복어는 영양 성분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단백질 함량이 18.7%나 되는 고단백식품이고 각종 무기질을 비롯하여 비타민 B 니아신 글루타민산, 타우린 등이 들어 있습니다. 반면 지방 함량은 1%가 되지 않고 열량도 100g당 90칼로리입니다. 그러니 고단백 저지방 저칼로리이므로 다이어트에도 좋은 음식이죠. 또한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고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며 근육의 경화를 방지 하고 부드럽게 하는 작용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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