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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소동파 (5)

浮萍草 2015. 9. 14. 10:02
    "대나무가 없으면 사람이 속물이 되고 이것이 없으면 몸이 마른다"
    동파육. /조선일보 DB
    외에 나들이가면 돼지고기를 구워 드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육식을 즐기는 분들 가운데 고기 맛은 돼지고기가 제일이라는 분이 많은데요, 옛날 우리나라에서는 농사 때문에 소를 잡을 수 없었기에 고기 하면 거의 돼지고기였죠. 돼지고기 요리 중에 소동파의 이름이 붙은 ‘동파육(東坡肉)’을 아십니까? ㆍ소동파는 돼지고기를 얼마나 즐겨 먹었나?
    동파는 술을 즐겼을 뿐만 아니라 요리의 달인이자 대단한 미식가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스스로 차와 술을 빚고 술안주도 직접 만들어 이름을 지어 <동파주경(東坡酒經)>이란 책을 남겼듯이 그의 시문에는 각종 요리와 술 담그는 법,맛에 관한 내용이 수없이 나옵니다. 동파는 특히 돼지고기를 즐겨 먹었는데,“대나무가 없으면 사람들은 속물이 되고 돼지고기가 없으면 몸이 마른다. 속물이 되지 않고 마르지도 않으려면 끼니마다 돼지볶음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남길 만큼 돼지고기 예찬론자였다고 합니다. ㆍ소동파가 직접 돼지고기로 만든 요리, ‘동파육’
    동파는 벼슬길에 있던 중에 호북성 황주(黃州)로 유배되었습니다. 황주에서는 돼지고기 값이 무척 싸서 돼지고기를 즐겨 먹었고 돼지고기를 이용한 새로운 요리법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동파의 돼지고기 요리는 호북성 황주가 아니라 절강성 항주(抗州)의 명물 요리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동파가 후일 철종 황제가 즉위하면서 다시 벼슬길에 나서 항주태수로 부임하였는데 물난리가 나서 태호(太湖)가 범람할 위험에 처하자 태호의 물줄기인 서호(西湖)를 준설하고 제방을 쌓아 범람을 막았습니다. 이에 감격한 백성들이 보내온 돼지고기에 자기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술과 양념을 넣어 요리를 만들어서 찾아오는 사람들을 정성껏 대접했는데 스스로 요리 이름을 ‘동파육(東坡肉)’이라 지었던 것이죠. ㆍ동파육이 만들어진 과정에 대한 얘기
    동파가 어느 식당에서 돼지고기와 술을 주문하였더니 주방장이 잘못 알아듣고 돼지고기에 술을 넣고 요리해서 가져왔다고 합니다. 본래 호탕했던 그는 요리사의 실수를 나무라지 않고 그대로 맛을 보았는데, 맛이 기막히게 좋았던 겁니다. 그래서 이후로도 돼지고기에 술이 들어간 소스를 넣고 요리해서 먹기를 즐겨하였기에 불리어졌다는 얘기도 있지요. 이런 이야기를 기록한 송나라의 주자지(周紫芝)가 쓴 <동파시화(東坡詩話)>라는 책에 소동파가 돼지고기를 먹고 나서 지었다는 시가 실려 있습니다. 황주의 맛좋은 돼지고기 값은 똥값처럼 싸지만 부자는 먹으려 하지 않고 가난한 이는 삶는 법을 모르네 적은 물에 돼지고기를 넣고 천천히 익히며 불 기운이 한참되면 저절로 아름다워진다네 매일 아침 한 사발씩 따라서 배불리 먹으면 스스로 가군이 된다네. ㆍ동파육을 만드는 방법
    혹시 중식당에서 동파육을 드시지 않았나요? 동파육은 홍소(紅燒) 요리의 최고봉이라고 합니다. ‘홍소’는 고기에 기름과 설탕을 넣어서 볶은 후 간장을 넣고 오래 익혀서 검붉은 색이 나도록 하는 중국의 요리법이죠. 껍질이 붙은 돼지고기 삼겹살을 삶아 눌렀다가 긴 네모꼴로 잘라서 대파·간장·설탕·팔각 등을 함께 넣고 노릇노릇하게 조린 중국의 대중적인 찜요리입니다. 맛을 돋우려고 소흥주(紹興酒)로 향기를 내고 고기가 은근히 익도록 약한 불로 오랜 시간 조리하였기에 고기 속까지 젓가락이 쑥 들어갈 정도로 아주 부드러워서 치아가 약한 노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금방이라도 흐트러질 것 같은 고기를 쪽파로 예쁘게 묶어서 내오는데요. 껍질은 쫄깃하고 고기는 연하며 윤기가 자르르 흐르죠. 사실 중국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유난히 좋아합니다. 돼지고기를 주재료로 한 요리방법이 28종이나 되고 여기서 나온 음식의 가짓수는 무려 1500여 종에 이른다고 합니다.
    Premium Chosun        정지천 동국대 분당한방병원 내과 과장 kyjjc19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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