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우리 음식 이야기

나주곰탕

浮萍草 2015. 9. 2. 21:27
    '곰탕’의 ‘곰’은 어디서 나온 말일까. 우리말로 소의 각종 부위인 뼈,꼬리,다리,곱창,양,곤자소니 등을 은근한 불로 오랫동안 끓이는 행위를‘고다’ 라고 한다. 여기서‘곰’이라는 말이 만들어져 곰국,곰탕이라는 이름도 생겨났다. 1800년대 말 조선시대 시의전서에는 고음(膏飮)국이라는 음식명이 나온다. 큰 솥에 물을 많이 붓고 다리뼈,사태,도가니,홀때기,꼬리,양,곤자소니,전복,해삼을 넣고 은근한 불로 푹 고면 국물이 진하고 뽀얗게 나와 고음국이 만들어진다고 돼 있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곰국은‘고기와 데친 쇠족,꼬리,무를 통으로 쪼개어 넣어 곤 후 꺼내어,무는 네모 지게 썰어 진장을 치고 고기는 육개장 같이 썰어 장,기름,후춧가루,깨소금을 쳐서 한참 주무른 후에 먹을 때 고기를 넣어 먹는다’라고 돼 있다. 또한 상품(上品)의 곰국에는‘양지머리,업진육,사태,갈비,해삼,전복을 넣어 끓여야 맛이 더 달고 맛있다’라고 설명한다. 조선 중종 때 발간된 ‘훈몽자회(訓蒙字會)’에는 곰탕을 공이 많이 들어가는 진귀한 음식이라 소개하고 있다. 곰탕은 뽀얗게 우려낸 사골곰탕을 먼저 생각하는데 지역에 따라 재료와 끓이는 법이 다양하다. 나주곰탕은 국물이 맑고 담백하고 개운하며 수육이 푸짐하게 올라간다.
    나주곰탕은 쇠고기국밥에 가까운 음식으로 나주 5일 새벽장에 장꾼들에게 소의 머리 고기와 내장 등을 고아서 팔던 장터국밥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나주는 영산강을 품고 있어 우시장이 발달했고,일제강점기 때 나주의 쇠고기 통조림 공장에서 나온 소 부산물이 나주곰탕에 많이 들어갔다. 나주곰탕을 끓일 때는 가마솥에 한우사골을 넣고 그 위에 머리 고기나 양지머리,아롱사태,꼬리,뼈 등을 오랜 시간을 고면서 기름을 걷어낸다. 곰탕에 넣을 고기는 찬물에 담가 핏물을 완전히 제거하고 기름기도 떼어내고 뼈는 적게 넣어야 한다. 삶아낸 고기 중 머리 고기,양지머리, 아롱사태 등은 따로 손질한다. 뚝배기에 밥을 넣고 맑은 육수로 토렴하면서 담고 그 위에 미리 손질한 고기를 얹어 낸다. 삶아 썰어낸 수육은 각각 담백하고 쫄깃쫄깃한 맛을 내어 안주로도 좋다. 반찬으로는 매일 담그는 김치, 깍두기가 보통 상에 오른다. 곰탕은 국을 끓일 때 간장으로 간을 맞추어 내지만 요즘은 먹을 때 소금으로 간을 맞추어 먹는다. 나주에는 대표적인 문화재인 금성관 근처에 곰탕 거리가 있다. 오랜 세월의 맛을 찾는 방문객들이 여전히 많다고 한다.
    Munhwa ☜     김갑영 영양학자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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