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음식과 건강, 이것이 궁금하다

혈당 수치 자체보다 중요한 요인은

浮萍草 2015. 9. 23. 09:37
    은 여성들이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릿,케이크와 같이 달콤한 디저트를 먹으면서 울적한 기분을 달랜다. 
    드라마에서는 중년 여성이 양푼에 밥이며 나물을 쓱쓱 비벼 먹으면서 화를 푸는 장면이 종종 등장한다. 
    흔히 탄수화물을 안 먹으면 우울해지고 자꾸 탄수화물을 찾게 되는 증상을 ‘탄수화물 중독’이라고 한다. 
    탄수화물 중 하나인 설탕을 먼저 예로 들어보자. 
    설탕은 우리 뇌를 자극해 기분을 좋게 만드는‘도파민’을 분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파민’은 술이나 마약 등의 중독성 물질이 우리 몸에 들어왔을 때 쾌감을 느끼게 해주는 호르몬의 일종이기도 하다.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연구팀이 허기진 쥐들에게 설탕물을 먹였더니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됐고 시간이 지날수록 설탕물에 의존하는 행태를 보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탄수화물은 정말 우리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마법의 음식일까?
    음식을 섭취하면 음식물이 작은 조각으로 분해돼 혈액을 통해 신체 구석구석 필요한 곳으로 전달된다.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가장 작은 단위인 단당류로 분해되고 혈액으로 흘러 들어가 혈액 내 당 수치(혈당)가 올라가게 된다. 
    그런데 우리가 섭취한 탄수화물은 그 종류에 따라 혈당이 올라가는 정도가 다 다르다. 
    정제가 많이 된 탄수화물은 흡수와 대사과정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일어나 혈당도 빨리 올라간다. 
    이를 수치로 표현한 지수를 가리켜 ‘혈당지수(Glycemic index·GI)’라고 한다.
    탄수화물 식품을 끊임없이 먹어야 포만감을 느끼고, 군것질을 자주 하는 편이라면 탄수화물중독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이렇게 혈액으로 공급된 당분은 훌륭한 에너지원이며, 필요한 즉시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혈당지수가 높은 식품으로는 흰 식빵,흰 쌀밥,파스타,떡,과자,탄산음료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식품을 한꺼번에 너무 많이 섭취하게 되면 혈당이 급격히 증가한다. 이 때 급격히 올라간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호르몬이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오히려 혈당수치가 상당히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기기도 한다. 혈당수치가 급격하게 낮아지면 기분이 울적해지고 에너지원이 부족해면서 피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식사를 배부르게 한 뒤 ‘식곤증’이 찾아오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최근 <미국임상영양학회지(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탄수화물 비율이 높은 식사를 즐기는 폐경기 여성의 경우 오히려 중년 우울증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메디컬센터 정신과 연구팀에서도 미국 국립보건원의 여성건강연구(Women’s Health Initiative)에 참여한 폐경기 여성 7만여 명의 식사패턴, 하루에 섭취하는 음식의 혈당지수를 합한 식사혈당지수(dietary glycemic index) 그리고 섭취하는 탄수화물의 종류를 분석한 적이 있다. 3년간의 추적 관찰기간을 거쳐 연구에 참여한 여성들의 우울증 발생 정도를 살펴본 결과 혈당지수가 높은 식습관을 지닌 폐경기 여성의 경우 우울증 발생위험이 1.2배 더 높았다. 특히 첨가당의 섭취량이 높을수록 우울증 발생위험이 높았는데 첨가당의 섭취량이 상위 1/5에 해당하는 경우 우울증 발생위험이 23%나 높았다. 반면 탄수화물 중 유제품에 들어있는 유당,과일,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경우에는 우울증 발생위험이 낮게 나타났다. 식이섬유, 통곡물, 채소나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습관은 우울증 치료뿐만 아니라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탄수화물 위주로 섭취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생활에 따른 식사혈당지수는 어떠할까?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연구진들이 우리나라 사람의 식단을 분석해 식사혈당지수를 알아보고 식사혈당지수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식품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그 결과, 혈당지수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식품은 흰쌀이었으며, 그 다음은 찹쌀 가래떡과 백설기, 설탕 순이었다. 흰 쌀밥과 떡이 한국인의 혈당지수를 높이는 주범인 셈이다. 단 우리나라 사람들의 탄수화물 섭취 비율은 지난 20년동안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1970년에는 에너지 섭취량 중 탄수화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80%에 이르렀지만, 2013년에는 전체 섭취에너지의 64%만을 탄수화물을 통해 섭취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육류의 섭취가 증가했고 이에 따라 단백질과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물론, 탄수화물이라고 해서 모두 다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탄수화물은 일상생활에 가장 먼저 그리고 많이 사용되는 주요 에너지원이다. 특히 우리의 뇌는 탄수화물만을 에너지로 사용하기에 탄수화물 섭취는 두뇌활동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다. 빵이나 케이크 같은 정제된 탄수화물보다는 섬유질과 무기질이 풍부한 잡곡이나 채소,과일,미역과 김 등의 해조류가 좋다. 이러한 식품들은 혈당지수가 낮아 상대적으로 혈당이 천천히 올라가기 때문에 탄수화물 중독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 식사 때 흰 쌀밥보다는 잡곡밥을 선택하고, 매 끼니 김치 외의 채소반찬을 다양하게 곁들이는 등 조금씩 천천히 식습관을 바꿔보자. 운동도 기분전환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더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있는 지금, 건강을 위해 하나씩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
    Premium Chosun ☜    
    신혜형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ㆍ영양학 박사 hyehyung.shin@samsung.com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