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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니즈는 얼마 전까지 ‘망간’이라고 불렸던 무기질이다.
2007년부터 독일어 이름을 가진 화학원소를 모두 IUPAC(국제 순수·응용화학 연합)의 명명법에 따라 부르기로 한 이후, 공식 명칭이 ‘망가니즈(manganese)’로
바뀌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망간’과 혼용해 사용되고 있다.
주로 철이나 다른 미네랄과 함께 발견되는 망간은 스텐레스 스틸이나 음료수 캔과 같은 합금을 만들 때 사용된다.
망간은 인체에서 아주 적은 양을 필요로 하는 미량무기질(trace mineral)이지만, 철이나 마그네슘 등의 다른 무기질과 마찬가지로 우리 몸의 뼈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또한 망간은 우리 몸에서 작용하는 다양한 효소의 보조인자(cofactor)로서 에너지 생성과 이용과정에 관여하는 효소들을 돕는 역할을 한다.
보조인자가 없으면 효소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
따라서 망간은 효소 작용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다.
무엇보다도 망간은 세포 내에서 항산화 기능을 담당하면서 유해산소로부터 우리 몸의 세포를 보호한다.
세포 내 활성산소인 초과산화물(superoxide)을 망간-초과산화물불균등화 효소(manganese-superoxide dismutase)와 함께 항산화 작용으로 세포 밖으로 배출
하기도 한다.
망간은 탄수화물 아미노산, 콜레스테롤의 대사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들의 보조인자이기도 하다.
포도당을 새로 합성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효소 중 일부는 망간을 포함하고 있다.
아미노산 대사과정에서 생성되는 암모니아성 독성물질을 처리하는 효소인 아르기나아제에도 망간이 들어있다.
실제로 미 유타대 연구진들이 쥐에게 망간 보충제를 투여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의 수치 변화를 살펴본 결과 망간은 혈당 관리나 당뇨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망간 보충제를 먹은 쥐는 그렇지 않는 쥐에 비해 인슐린 분비량이 늘어났으며,지방이 많은 식단을 먹는 경우에도 혈당 조절능력이 향상됐다.
망간이 에너지 대사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보조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망간을 너무 많이 섭취하거나 장기간 망간에 노출되면 신경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망간은 신경전달물질의 대사와 생성과정에 관여하고 있다.
우리 뇌에서 아미노산의 한 종류인 글루타메이트를 글루타민으로 전환하는 역할을 하는 글루타민합성효소(glutamine synthetase)에도 망간이 들어있다.
그런데 글루타메이트는 흥분성 주요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이면서 동시에 억제성 신경물질인 GABA(gamma-aminobutyric acid)의 전구체이기도 하다.
미국 보스턴대 연구진은 직업적으로 망간이나 살충제에 장기간 노출되는 경우 파킨슨병 조기 발병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학제간 독성학 회지
(Interdisciplinary toxicology)’에 발표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망간은 우리 몸의 에너지원들을 잘 활용해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도록 도울 뿐만 아니라 독성물질을 처리하는 데에도 관여한다.
즉 망간은 피로회복을 돕는 무기질이라고 볼 수 있으며 신경전달물질의 기능에 관여해 정신적인 안정을 찾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망간은 이처럼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이지만, 그 구체적인 역할에 대해서는 아직 진행되어야 할 연구들이 더 많다.
망간은 모든 생물에게 미량으로 필요한 필수 영양소인 반면,우리 몸 안으로 들어오게 되면 영구적으로 신경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독성 금속이기 때문에 섭취량을
일일 11㎎으로 제한하고 있다.
한국영양학회의 한국인 영양섭취 기준에 의하면 일일 망간 충분섭취량은 성인 남자 4.0㎎, 성인 여자 3.5㎎이다.
망간이 많이 들어있는 식품을 꼽기는 쉽지 않으나 동물성 식품보다는 주로 어패류,땅콩,녹차 등에 많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직업상 망간에 많이 노출되거나 오염된 식수를 먹는 등 사고를 통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건강한 사람이 일반적인 식습관으로 인해 망간 독성이 생길 확률은
극히 드물다.
단 철분이나 칼슘이 장기간 결핍된 경우 망간결핍을 동반할 수 있으므로 평소 균형 잡힌 식습관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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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혜형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ㆍ영양학 박사 hyehyung.shin@sam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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