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미술과 에로티즘

5 몰카의 원조, 편지

浮萍草 2015. 9. 2. 09:40
    즘은 카메라 기능이 내재하여 있는 스마트폰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전문 사진가 아니면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기 
    어렵다. 
    사진을 찍는 간편함 때문인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더라도 음식점,공원,시장 등등 자신의 일상생활을 사진으로 남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쉽게 사진을 찍다 보니 개인의 사생활이 쉽게 노출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몰래 사진을 찍는 것을 알 수가 없어서다.
    스마트폰에 대중화되기 전부터 우리는 남의 사생활에 항상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남의 사생활을 알면 알수록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린 시절 형제·자매나 친구들의 사생활이 드러나는 일기장이나 편지를 훔쳐보았던 것이다. 
    들켰을 때는 그만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궁금한 것은 못 참았다. 
    언니의 연애편지를 훔쳐보는 동생을 그린 작품이 스헨덜의‘연애편지’다. 
    흰색의 옷을 입은 여자가 불 켜진 화장대 의자에 앉아 편지를 읽고 있고 검은색 옷을 입은 여자는 서서 화장대 거울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화장대 옆에 있는 바구니에는 옷이 담겨 있다.
    ▲  '연애편지' 1870년, 캔버스에 유채, 개인소장.

    흰색의 옷을 입은 여인의 붉어진 뺨은 읽는 편지가 연애편지라는 것을 암시하며 화장대 위의 전등은 밤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전등 갓이 벗겨져 있는 것은 여인이 편지를 집중해서 읽고 있다는 암시하며 화장대 옆에 있는 바구니에 옷은 흰색의 옷을 입은 여인 외출에서 돌아왔다는 것을 나타낸다. 검은색 옷을 입은 여인이 거울을 뚫어지게 보는 것은 거울 속에 비치는 편지를 몰래 훔쳐보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의자에 앉아 흰색의 옷을 입은 여인은 언니이며 서 있는 검은색 옷을 입은 여인은 동생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따라서 동생은 언니의 연애에 참을 수 없는 호기심을 느껴 거울을 통해 훔쳐보는 것이다. 페트퀘스 판 스헨덜<1806~1870>의 이 작품에서 흰색의 옷은 순결을 의미하며 허리를 감싸는 붉은색 리본은 사랑의 열정을 암시한다. 동생의 검은색 옷은 엉큼한 마음을 나타낸다. 스헨덜은 극단적이 명암법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으로 이 작품 역시 극단적인 명암 대비를 통해 훔쳐보는 동생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사람들은 형제나 친구의 사생활에만 호기심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자신하고 상관없다 해도 남의 사생활이 궁금하다. 특히 사랑에 빠진 연인들을 훔쳐보는 일처럼 재미있는 것도 없다. 이웃집 여인의 연애에 호기심이 발동한 남자를 그린 작품이 칼 슈피츠백의 ‘빼돌린 연애편지’다. 아래층, 창가에 앉아 여인은 책상 위에 쌓인 편지를 정신없이 읽고 있고 옆에 서 있는 붉은색의 옷을 입은 여인이 입을 벌리고 편지를 읽는 여인을 바라보고 있다. 위층에 사는 남자는 창문을 열고 몰래 편지 하나를 실로 건져 올리고 있다.
    ▲  '빼돌린 연애편지' 1860년, 캔버스에 유채, 독일 슈바인푸르트 게오르그 섀퍼 미술관 소장

    붉은색 옷을 입은 여인이 편지를 읽는 여인을 바라보는 것은 두 사람이 모녀지간이라는 것을 나타내며 입을 벌리는 것은 편지를 읽는 여인의 행동을 통제하고 있다 는 것을 암시한다. 이 작품 속에 가장 큰 특징은 등장하는 인물들의 옷차림과 표정이 제각각이다. 편지를 훔치는 윗집 남자의 표정은 익살스럽고 경쾌하지만 그와 대조적으로 편지를 읽는 아래층 여자의 표정은 보이지 않는다. 편지를 읽는 여인의 옷이 푸른색인 것은 기만을 상징하며 자신에게 온 연애편지지만 그들과 연애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낸다. 책상에 쌓여 있는 편지는 마을에서 남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여인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편지를 훔치는 남자의 푸른색 재킷은 기만을 상징하지만, 안에 입은 붉은색 조끼는 열정을 상징하면서 그가 아래층 여인을 몰래 흠모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칼 슈피츠백<1808~1885>의 이 작품에서 담쟁이넝쿨, 지붕에 한가롭게 앉아 있는 새 등 배경은 바쁘게 움직이는 인물들과 대비되면서 주제를 더욱더 경쾌하게 만들고 있다.
    Premium Chosun ☜     박희숙 미술 칼럼리스트 bluep60@hanmail.net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