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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각같은 근육질 남자와 풍만한 가슴에 손을 얹고 있는 여자는 뭘 의미할까?

浮萍草 2015. 4. 29. 13:21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 소장된 벨렐리 가족(1858~1867년). 캔버스에 유채
    5월은 어린이날을 비롯해 어버이날 등등 가족들을 위한 행사가 많은 달이다. 그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소홀했던 가족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날들이다. 하지만 일 년에 한 번 그런 날만 챙긴다고 가족이 행복한 것은 아니다. 가족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평상시에도 사랑과 감사의 표현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사랑과 감사의 표현을 하지 않는다면 행복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와 같다. 불행한 가족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 에드가 드가의 <벨렐리 가족>이다. 벨렐리 남작은 법률가이자 언론인으로서 드가의 고모인 라우라는 정략결혼을 했다. 임신한 아내와 아이들과 떨어져 있는 발레리 남작은 화면 오른쪽 귀퉁이 의자에 등을 돌리고 앉아 있고 아내는 남편과 시선을 맞추지 않고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아내와 남편의 엇갈린 시선은 부부간의 도사리고 있는 심리적 갈등을 나타낸다. 몸은 어머니 가까이에 있지만 고개를 돌리고 아버지를 보고 있으면서 왼쪽 다리는 의자 뒤에 감추고 양손을 허리 위에 올린 채 앉아 있는 줄리아는 집안에서 중립 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줄리아의 자세는 그녀가 부부간의 소통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어머니 옆에 서서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라우라는 부모의 갈등에 관심이 없는 방관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소녀들의 시선은 일상의 순간적인 모습을 포착하는 드가의 작품 특징이 드러나 있다. 에드가 드가<1834~1917>의 이 작품은 그의 초기 인물화의 대표작으로 19세기 초상화의 혁신을 가져왔다. 당시 행복한 가족 모습만 강조하는 초상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지만 드가는 이 작품에서 사이가 좋지 않은 부부의 감정을 표현해 가족 초상화의 혁신을 이뤘다. 드가는 부부간 내면의 갈등으로 인해 행복하지 않은 가족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자 남작을 귀퉁이에 그려 넣었다. 벽난로 앞에서 안락의자에 혼자 앉아 있는 남작은 집안 내에 왕따라는 것을 암시한다. 요즘 전통적인 4인 가정이 무너지고 1~2인 가정이 느는 추세다.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부담스러워서 결혼을 거부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아서다. 또 결혼했다고 해도 육아에서 해방되어 두 사람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젊은 부부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부부 위주의 현대 가정을 보여주는 작품이 해밀턴의 <도대체 무엇이 오늘날의 가정을 이토록 색다르고 매력 있게 만드는가?>다.
    튀빙겐 미술관에 소장된 '도대체 무엇이 오늘날의 가정을 이토록 색다르고 매력
    있게 만드는가?'(1956년). 콜라주.

    조각 같은 근육질을 가진 남자는 빨간색 테니스 라켓으로 보디빌딩을 하면서 거실 한가운데 서 있고 풍만한 가슴에 손을 얹고 있는 인형 같은 몸매를 가진 여자는 소파에 앉아 자신의 몸매를 바라보고 있다. 그들 뒤에 계단 위 붉은색 옷을 입은 여자가 청소기로 청소하고 있다. 조각 같은 남자의 몸과 풍만한 몸매 여자는 몸매 가꾸기에 열심인 현대인을 상징한다. 하지만 소파에 앉아 선정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는 여자는 현대의 여자를 상징하는데 이는 여자는 성적인 대상으로만 존재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청소하는 여자는 현대 가정의 깨끗한 환경을 나타낸다. 오디오.텔레비전, 토스트 기계는 현대 기술을 상징하며 커피와 토스트는 현대인의 소비주의를 나타낸다. 거실벽에는 로맨스라고 쓰여 있는 액자는 두 사람의 연애결혼을 암시하지만 턱시도를 입은 남자의 초상화는 단절된 전통과 해체된 가족 관계를 상징한다. 리처드 해밀턴<1922~>의 이 작품에서 영화, TV,음악,신문,회사 등 일상생활에 노출되어 있는 매체를 거실 곳곳에 보여줌으로써 무의식적으로 많은 매체에 노출된 현대인의 삶을 나타내고자 했다. 빨간 바탕의 노란색으로 팝이라고 쓰여 있는 글은 팝아트 용어의 원천을 나타낸다. 결혼을 해야 하는 이유는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혼자 있다고 불행한 것은 아니지만 백지장도 맞들면 좋다는 우리에 속담처럼 가족이 있으면 행복은 두 배가 되고 불행은 적어진다. 행복과 불행을 나눌 사람이 옆에 있기 때문이다.
    박희숙
    미술 칼럼리스트 박희숙에게 그림은 삶이다. 그림이 자신의 삶은 물론 타인의 삶의 전부까지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우리의 삶을 보여주고자 지난 수년간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느꼈던 고독,기쁨,슬픔,욕망 등등 우리의 삶을 그림이나 글로 표현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림이나 글을 통해 우리의 속살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는 않는다. 우리의 삶이 항상 우아하고 근사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지난한 삶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싶지는 않는 것이다. 그녀는 그림이나 글을 통해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던 생각이나 감정을 볼 수 있도록 한다. 대표저서로는 <그림은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명화 속의 삶과 욕망>,<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세계의 누드화> 등등이 있으며 현재 신문과 잡지에 미술 칼럼을 기고하면서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다.

    Premium Chosun ☜     박희숙 미술 칼럼리스트 bluep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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