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여름이 막바지인 게 새삼 아쉬워 하얗디하얀 색 으로 시원하게 칠했다 | 봉숭아 물 들이던 때부터였다.
중고등학생 시절엔 혼나는 게 무서워 잠시 손을 뗐지만 대학생이 되자마자 1500~2000원짜리 매니큐어를
색깔별로 갖췄다.
무지개처럼 칠하고,반짝이 매니큐어로 그라데이션을 만들고,규칙적인 땡땡이를 찍고,곰돌이 그림도 그릴
수 있을 정도로 손재주가 꽤 좋았다.
손톱이 약해져서 겹겹이 찢어지거나 부러지기도 했지만, 사소한 취미로 여기고 계속 칠했다.
2~3년 전쯤부터는'젤네일'이란 게 유행하기 시작했다.
네일아트의 한 종류로,젤 타입의 말랑말랑한 매니큐어를 두껍게 칠한 뒤 LED 램프를 이용해 딱딱하게
굳히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광택이 한 달 정도 유지되고(일반 매니큐어는 1주일 정도),흠집이 덜 가는 편이라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다.
그런데 이 젤네일이, 네일숍에서는 여간 비싼 게 아니다.
유행하기 시작한 지 몇 해가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5~6만 원은 거뜬히 받는다 한다.
손톱 열 개에 5만 원씩이나 들이는 게 아까웠다.
젤네일보다 조금 잘 벗겨지고 조금 자주 덧발라야 했지만 집에 있는 매니큐어로 허전한 손을 달래 왔다.
그러다가 지난해에, 아리따움에서'VVIP 회원 가입 시 젤네일 키트를 증정'한다는 걸 알게 됐다.
VVIP 회원이 되려면 5만 원을 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네일숍에서 젤네일 한 번 받는 가격을 생각하니 손해 볼 장사는 아니었다.
젤네일 키트는 LED 램프,젤클렌저, 젤리무버,베이스젤, 탑젤로 구성돼 있다.
사용법은 복잡하다.
젤클렌저로 손톱을 한 번 닦은 다음,베이스젤을 발라 램프로 굳힌다.
그다음 다시 젤클렌저로 끈적거리는 젤 찌꺼기를 닦고,컬러젤(따로 구매해야 한다)을 바른 뒤 굳힌다.
또 젤클렌저로 닦고 탑젤을 바른 뒤 굳히고마지막으로 한 번 더 젤클렌저로 닦아야 한다.
네일숍에서 젤네일을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지라, 이 거창한 과정이 처음엔 다소 충격적이었다.
손톱, 발톱을 도화지 삼아 끊임없이 칠하다 보니 손에 익었다.
이제는 주변 사람에게도 자신 있게 해줄 정도다. '
왜 진작 젤네일을 안 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오래 유지돼 편하다.
소문대로 광택도 많이 나서 손톱이 더 예뻐 보인다.
그야말로 신세계다. 만약 지난해에 5만 원을 아까워했다면 복잡한 과정에 질려 포기했다면 이 신세계는 열리지 않았을 거다.
☞ Health Chosun ☜ ■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hj@chosun.com
草浮 印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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