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남성의학자의성(性)스러운이야기

43 58세 공직자, 자궁절제한 부인과 관계후 부인이 울자...

浮萍草 2015. 8. 11. 08:52
    자궁절제로 생기는 남녀간 성적심리 변화
    궁을 절제하면 생리가 중단되고 임신이 불가능할 뿐이지 암 수술이 아닌 이상 성생활에 필요한 난소와 질은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므로 부부생활에 문제가 될 수 
    없다. 
    오히려 수술 후 통증,질 출혈,임신에 대한 걱정으로부터 자유스러워지고 전신건강 상태와 삶의 질이 개선됨에 따라 성관계 빈도,성교통,오르가슴,질 건조증,성욕 등 
    모든 성기능이 개선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수술을 받은 여성의 남편에서도 수술 전에는 부인의 부인과적 증상(통증,질출혈 등)이 성생활과 삶의 질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으나 수술 후에는 긍정적 효과를 
    보인다(표 1).

    그러나 자궁절제술은 수술을 받는 당사자는 물론 배우자인 남성에게도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성은 남성처럼 종족 본능 외에 임신의 능력이 있어야 보다 여성답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자궁절제술 후 우울증과 허전함,무력감,자신은 더 이상 여성다운 여자가 될 수 없다는 자기비하,절망감,남편이 예전보다 성적 만족을 덜 느끼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과 이로 인한 남편의 외도와 결혼생활 파탄에 대한 염려,남편에 대한 미안함,반대로 남편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는 원망을 표현하는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어떤 여성은 통증이나 출혈 등의 증상이 너무 심하여 부부의 친밀감이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이미 괴리되어 버려서 수술 후에도 친밀감을 회복하지 못한다. 어떤 여성은 오랜 기간 통증이나 불편을 겪어 성행위에 너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금욕하거나 성관계를 피하려 한다. 여성이 자궁을 상실하였을 때 받는 심리적 충격은 개개인의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젊은 연령일수록 크며,직장여성보다 가정주부에서 더욱 크고,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보다 뚜렷한 종교관이 없는 여성에서 더 크다. 그러나 자궁절제술 후 여성의 심리에 미치는 무엇보다 중요한 요인은 남편의 태도에 있지 않나 생각된다. 남편이 실망한 표정이나 태도를 보일수록 여성은 더욱 민감하게 좌절감과 소외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예전 같으면 연일 늦게 귀가하더라도 직장일로 피치 못해 늦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쉽게 지나쳐버릴 일도 자신에게 관심을 잃어버려 그러지나 않는지 의혹과 섭섭한 마음이 앞서게 된다. 자궁절제술은 유방절제술과 같이 수술 받은 사람은 여성이지만 심리적 갈등은 남편에게도 발생하는 것이 여느 수술과 다른 점이다. 평소에 결혼생활을 원만히 해온 부부는 수술 때문에 오는 문제들을 잘 해결해 나간다. 어떤 부부는 얼굴을 맞대고 수술에 대해 걱정하면서 서로의 얘기에 귀 기울이고 감정을 교환함으로써 부부가 하나되는 경험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결혼생활에 이미 긴장과 권태,무관심 등의 적신호가 있었던 경우에는 수술 후에 부인에 대한 매력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부부관계가 더욱 단절되고 악화되는 수가 많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여성 생식기의 해부학적 구조와 자궁절제술 후 기능적 변화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며 수술 후 성생활에 대해 많은 오해를 가질 수 있다. 자궁의 크기는 큰 계란 정도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남성들은 자궁의 크기를 실제보다 큰 것으로 짐작한다. 어떤 남성은 신생아 몸통 또는 양상추만 하거나 큰 심장모양의 기관으로 생각한다. 이것이 남자들이 자궁절제술에 대해 두려움을 갖게 하는 것과 관련 있을 수 있다. 자궁절제를 성욕소실이나 여성스러움이 감퇴하는 것과 동일시 한다면 부인과의 성관계를 무의식적으로 피하게 된다. 자궁을 제거하는 것에 무관심한 듯한 남자들도 실제로는 수술 후 부인과의 성생활에 걱정을 하거나 죄의식을 느낄 수 있다. 공직생활을 하는 58세의 환자가 찾아왔다. 부인이 자궁근종으로 자궁절제술을 받은 다음 성관계를 가졌더니 부인이 눈물을 흘리면서 불만족스러워 하더라는 것이었다. 이 환자는 그렇잖아도 최근에 자신의 성기능이 약해지는 것을 걱정하던 차에 자신 때문에 부인이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가 하고 자신감이 떨어지면서 발기장애가 발생하였고 이 때문에 부인과 거리감이 생기고 관계도 포기하였으며 지금은 각방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부부가 서로 무지하여 피해를 보는 대표적인 예이다. 2009년 우리나라 자궁절제 수술률은 34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고 공식 보고되었다. 이렇게 많은 수술이 시행되고 있는데도 아직 남편의 성심리적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조사한 연구보고가 거의 없는 실정이고 서양 문화권과 비교해볼 수도 없어 안타깝다.
    Premium Chosun ☜       김세철 명지병원장 saeckim@uni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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