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흔히 아무 이유 없이 한쪽 고환이 우리하게 아팠다가 꾀병처럼 저절로 사라져버린 경험을 갖고 있을 것이다.
청소년 때 새벽에 발기가 되었거나 성적 자극을 받아 발기가 되었지만 사정할 형편이 안되어 발기가 자연히 사그라질 때까지 기다리다 보면 고환이 우리하게 아파
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것은 성적으로 흥분하면 성기뿐만 아니라 고환을 비롯하여 골반 내 혈관에 피가 몰려 울혈(鬱血)현상이 일어나는데 사정을 하지 못하면 울혈상태의 혈액이 빠져
나가지 못하여 혈액순환 장애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울혈현상이 풀어지면 통증도 서서히 사라진다.
남자들이 사정을 하고 나면 시원한 기분을 느끼는 것은 몇 cc도 되지 않는 정액을 배출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사정 때 골반근육의 강력한 수축으로 음경과 고환을
비롯하여 골반 내 혈관에 고여있던 혈액을 깨끗이 배출해 버리기 때문이다.
여성들도 성적 흥분은 있었으나 오르가슴을 갖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면 골반의 울혈현상이 지속되어 만성 골반통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고환에 특별한 이유 없이 통증이 발생하는 또 다른 중요한 원인은 고환이 회전하는 것이다.
고환으로 출입하는 정관과 혈관,임파관 및 신경은 한 묶음의 다발을 형성하는데 이를 정삭이라고 한다.
정삭의 혈관과 신경 등은 얇은 근막과 ‘거고근’이란 근육에 의해 싸여서 보호를 받고 있다.
추울 때나 성관계 시에는 고환이 위로 당겨 올라갔다가 더울 때에는 밑으로 축 처져 내려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바로 ‘거고근’의 수축과 이완에 의해 일어난다.
고환은 전후좌우로 흔들리지만 정삭을 중심축으로 해서 회전하여 꼬일 수도 있는데 이것을 의학적으로 정계염전 또는 고환염전이라고 한다.
고환염전은 고환의 성장이 급속히 일어나는 12~18세 사이에 가장 흔히 발생하지만 신생아나 성인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고환이 성적 흥분이나 운동, 외상 등으로 자극을 받으면 갑자기 회전하여 정삭이 꼬이면서 고환염전이 발생한다.
중학교 1학년생이 친구가 장난으로 뒤 쪽에서 손으로 고환을 살짝 치고 도망갔는데 이후 고환에 통증이 발생하였다.
다음 날 하교 후에도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럽고 고환통증을 호소해서 어머니가 아이를 데리고 응급실을 방문하였더니 좌측 고환에 괴사가 일어나 회생이 불가능하여
고환절제술을 받고 졸지에 고환을 하나 잃어버렸다.
고환염전은 이처럼 미약한 충격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 | ▲ 방송화면 캡쳐 |
고환염전이 일어나면 혈관이 새끼처럼 꼬인 상태이므로 혈액순환이 차단되어 통증을 유발하고 그대로 두면 붓고 결국에는 괴사가 일어난다.
고환이 90도 내지 180도 정도로 꼬이면 저절로 풀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고환이 아팠다가 통증이 자연히 사라져버리지만,360도 또는 720도로 심하게 꼬이면
저절로 풀리지 않으므로 응급수술로 꼬인 것을 풀어주어 괴사가 일어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고환염전이 일어난 후 4~6시간 내에 수술해야 고환을 살릴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적어도 12시간 내에 수술해야 보존 가능성이 있고 12~24 시간이 지난 경우 보존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48시간 이후에는 가능성이 거의 없다
고환염전은 운동 후에도 발생할 수 있다.
수능시험을 치른 날 고3 학생이 해방감에서 학교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귀갓길 버스에서 고환통증이 발생하여 집으로가지 않고 바로 소아과 개원의사인 아버지를
찾았다.
아버지는 염증으로 생각하고 항생제를 복용시켜도 다음 날 아침 통증이 호전되지 않고 음낭에 부종까지 생겨 종합병원으로 보냈더니 고환염전으로 진단되었다.
응급수술 결과 고환에 이미 괴사가 부분적으로 발생하였다.
이런 경우 고환을 살려도 위축이 발생하여 반대측 고환보다 크기가 작아진다.
양측 고환은 크기가 같아야 하는데 한쪽이 작다면 어릴 적에 알게 모르게 고환염전이 발생한 병력이 있을 수 있다.
고환염전은 성적 흥분 시에도 발생한다.
성적흥분으로 고환이 당겨 올라가면서 회전하여 염전이 발생한다.
남자들은 연령에 관계없이 수면 중에 발기가 일어난다.
신생아에서 고환염전이 일어나는 것은 수면 중 발기가 일어날 때 고환이 회전하여 발생한 것이다.
그러므로 아침에 아이가 울고 이유 없이 고환이 부어 있으면 즉시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 Premium Chosun ☜ ■ 김세철 명지병원장 saeckim@uni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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