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朝線時代 夫婦사랑法

8:심노숭

浮萍草 2015. 7. 31. 09:05
    눈물이 많은 선비 심노숭의 유별난 아내 사랑
    눈물 많은 선비 국인의 남성상은 늘 강하고 진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자가 울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을 매우 부끄럽게 생각하는 편이다. “남자가 쩨쩨하게 울기는…….” “남자는 태어나서 딱 세 번만 울어야 한다.” “남자가 자주 울면 그것을 떼어버려야 한다.”
    그럼 조선시대 남자들은 어떠했을까? 조선시대 양반 남성들도 울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을 매우 부끄럽게 여겼다. ‘ 슬퍼하되 마음을 상하게 하지 말라(哀而不傷)’는 공자의 말씀처럼,되도록 감정 표출을 자제하고 이성적으로 행동하도록 했다. 인간의 본능인 희노애락의 감정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선비의 도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조선시대에 눈물이 많은 한 선비가 있었다. 영조 때 헌종대를 지냈던 심노숭이 바로 그이다. 유난히 부부사랑이 지극했던 그는 아내가 죽은 뒤로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의 감정을 거침없이 표현 했다. 심지어 그는 아내의 사후 2년여 동안 일체의 시문을 그러한 도망문(悼亡文: 죽은 아내를 생각하여 슬퍼하며 지은 글)으로 지었다.
    ㆍ정에 약하기가 꼭 아녀자와 같다
    ▲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원래 심노숭(1762~1837)은 심낙수와 한산 이씨의 2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의 집안은 원래 명망 있는 가문이었으나,7대조 심지원이 영의정을 지낸 이래 문과 급제자를 배출하지 못해 가세가 많이 기운 상태였다. 부친 심낙수는 일정한 사우(師友)도 없이 독학에 가까운 학문을 하여 참의(육조에 속한 정3품 벼슬),희천군수, 제주목사 등의 관직을 역임했다. 하지만 노론 시파이자 성격이 매우 괄괄해서 늘 척신들의 공격에 앞장서곤 했다. 심노숭은 16살에 현감 이의술의 딸인 전주 이씨와 결혼하고 22~23세 무렵에는 성균관에 들어갔으며 29살에는 비로소 과거에 급제했지만 반대파인 노론 벽파의 견제를 받아 별다른 벼슬조차 하지 못했다. 그래서 아버지의 부임지를 따라다니며 풍류를 즐기거나 남산 아래의 주자동에 있는 집에서 글을 지으며 소일 했다. 특히 그는 패사소품,특히 소설 읽기를 좋아하여 중국의 사대기서나 <서상기> 등에 빠져 살았다. 그리고 젊은 시절 관직과 동떨어져 살면서 자연스럽게 ‘사람’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실제로 그는 평양의 창고지기 김복상,보살 박씨,당대의 명기 계섬,제주의 여자 거상 김만덕,무인 구팔주 등 일생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겼다. 또한 그는 스스로도 ‘정에 약하기가 꼭 야녀자와 같다’라고 고백할 정도로 남들에 비해 여성적 성격이 강했다. 이러한 그의 개방적이고 자유분방한 성격이 훗날 아내가 죽자 그 슬픈 감정을 거리낌 없이 표현할 수 있게 만들었던 듯하다.
    ㆍ가난 속에 피어난 사랑
    심노숭의 아내는 누구보다 겸손하고 지혜로우며, 낙천적인 사람이었다고 한다. 또 조선시대 양반 집안들은 불교를 배척하기 마련이었지만 그의 아내는 독실한 불교신자였다. 심노숭은 그런 아내를 진심으로 믿고 의지했으며 당연히 부부금슬도 매우 좋은 편이었다. 대표적인 예로 그의 아내는 가난한 살림 속에서도 매년 봄이면 쑥을 캐서 집안잔치를 벌이곤 했는데,심노숭은 그 모습을 이렇게 회고하였다. 그대 있을 적엔 매년 쑥으로 음식 만들어 집에는 기쁨과 웃음 가득, 시누이 동서 한자리에 모였지. 치마 걷어 올려 허리에 끈으로 졸라매고 손에는 호미를 쥐었네. 모친은 그 모습 지켜보면서 많은지 적은지를 매기시고 그대는 계속 쑥을 뜯고, 딸아이는 광주리 들고 곁에 있었지.
    순식간에 국이 다 되고, 밥도 뜸이 다 들어 북쪽 시장에서 장(醬)을 사고, 서쪽 시장에선 기름을 사오네. 마침 문 앞에 생선장수 있어 한 꿰미 생선을 사니 생선이며 봄 음식이며 상에 낭자하네. 밥상 앞에 나서니 응당 술 한 잔 생각나 그대는 패물 풀어 어린 계집종에게 주며 술 받아오라 시켰지. 술을 기다리는 동안 이런저런 얘기 도란도란 골목 어귀 신씨 아낙 집에 새로 술을 걸렀다지. 밥상에 둘러앉아 웃음소리 시끌하고 나는 또한 시 한 수 읊조리니 온갖 시름 다 잊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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