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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향병

浮萍草 2015. 7. 29. 21:10
    제 제30대 왕 무왕이 왕에 오르기 전 마를 팔며 ‘맛둥’이란 이름으로 살 때 선화공주를 아내로 삼기 위해 지었다는 향가(四句體鄕歌)‘서동요’의 기록이 삼국유사에 있는 것을 보면 마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식용되었다 고 보여진다. 서여향병(薯 香餠)은 마로 만든 떡이다. 서여향병은 조선 후기에 만들어 먹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마를 쪄서 꿀에 재워 찹쌀가루를 묻혀서 기름에 지진 떡이다. 조선시대 궁중향연 기록인 진연의궤(1744년)에 나타난 찬안상에는 마 음식인 서여가 올라가 있다. 조선시대 후기 빙허각 이씨의 규합총서에는 서여향병 조리법에 대한 것이 나온다. 생마를 익게 쪄 썰어 꿀에 잠가 잣을 가늘게 썰어 묻히는데 찹쌀가루를 묻혀 지져도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서여향병은 찬마(서여)를 이용해 만든 향기로운 떡(향병)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마는 당단백질인 뮤신 성분이 있어 끈적한 성질이 있는데 비위가 약하고 입맛이 없고 피로하며 설사가 있을 때 먹으면 좋다고 한방에서 전한다. 실제로 마는 기운을 보(補)하고, 살을 찌게 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기억력을 좋게 하는 알칼리성 식품으로서 생식해도 소화흡수가 잘된다.
    그래서 각종 가양주 빚는 법을 기록한 주방문(酒放文)에는 서여향병이 산약병(山藥餠)으로 기록되어 있다. 서여향병 만드는 법을 자세히 살펴보자. 우선 생마의 껍질을 벗기고 도톰하게 썰어 찜통에 면보를 깔고 5분 정도 찐다. 마를 만질 때에 가려움증이 있으면 위생장갑을 끼고 만진다. 찐 마를 한 김 나가게 하여 꿀에 20분 정도 재운다. 꿀에 재운 마를 체에 밭쳐 걸러내어 찹쌀가루를 묻힌다. 달구어진 팬에서 찹쌀가루 묻힌 마를 기름에 앞뒤로 지져내어 곱게 다진 잣가루를 묻혀 낸다. 조리법에 따라서는 찹쌀 반죽을 튀김옷으로 하여 기름에 튀겨도 좋다. 잣이나 찹쌀가루를 묻힌 것은 음식의 풍미를 더하면서도 아마도 마 특유의 끈적거림에서 비롯되는 불쾌감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 여겨진다. 서여향병은 입안에서 자극적이지 않고 순하면서도 사각한 질감을 느끼게 한다. 고소하며 향기롭고 꿀의 은은한 달콤함이 자꾸 손이 가게 만드는 음식이다. 대추꽃을 사이사이에 넣으면 보기가 더 좋아 손님접대나 명절음식으로도 좋다. 입안에서 부드럽게 씹히기 때문에 연로한 어르신이 드시기에도 매우 좋은 음식이다.
    Munhwa ☜     김갑영 영양학자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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