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우리 음식 이야기

미수 (米水)

浮萍草 2015. 7. 15. 21:14
    수(米水)는 찹쌀, 멥쌀, 보리,율무,콩 등을 쪄서 말리고 볶아 곱게 가루를 내어 곡물로 만든 미숫가루를 꿀물이나 설탕물에 타서 차게 먹는 여름철 음료다. 미숫가루는 여러 재료 등으로 만드는데 찹쌀미수를 많이 만들고 여름에 수확하는 햇보리로 보리쌀미수도 만든다. 미수는 옛날에는 주식대용이나 저장식,구황식 및 전투비상식으로 쓰였고 다식과 암죽을 만들 때에도 쓰였다. 미숫가루 유래는 확실치 않으나 삼국유사의 쌀을 쪄 말린 것으로 양식을 삼았다는 내용으로 보아 이때 주식 대용의 쌀 가공 저장법이 발달된 것을 알 수 있다. 신라시대 화랑들은 수련을 할 때 일곱 가지의 곡식을 가지고 다니며 건강식으로 먹었다고 한다. 임원십육지에는 찹쌀을 볶아 가루를 내 꿀물에 탄 나미초(찹쌀 미숫가루)를 여름철 음료로 마시면 배고픔과 갈증을 그치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조선왕조실록에서도 전쟁 중에 병사들이 미숫가루를 가장 먼저 준비했다고 기록되어 있고 6·25전쟁 때에도 피란민들이 미숫가루를 준비하여 대용식으로 활용했다. 조선후기 실학자 홍만선은 미숫가루에 대해“한 번을 실컷 먹으면 일주일 동안 밥을 먹지 않아도 되고 두 번을 실컷 먹으면 49일을 굶어도 되며 세 번을 실컷 먹으면 100일 동안 배가 고프지 않고 네 번을 실컷 먹으면 영원히밥을 안 먹어도 얼굴이 좋아지고 다시는 초췌해지지 않는다”고 하여 미숫가루의 효능과 우수성을 말 하고 있다.
    규합총서에는 여덟 가지 약재를 넣어 떡을 만든 뒤 건조시켜 가루를 내어 저장한 후 필요할 때 꿀물에 타먹는 구선왕도고 미수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구선왕도고 미수를 먹으면 병을 앓지 않는다고 했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는 찹쌀미수 만들어 먹는 법이 잘 소개돼 있다. 찹쌀을 타도록 볶아 매에 갈아 체에 쳐서 헝겊주머니에 넣어 두었다가 먹을 때 꿀물에 타서 마시면 목 마른 것을 덜고 허기를 면한다고 돼 있다. 조선시대의 가정에서는 사기항아리와 같은 그릇에 담아 뒤주 위에 놓고 두고 썼다. 더운 날 찬물에 미숫가루를 풀어 꿀이나 설탕을 넣어 마시면 시원하고 고소한 향기가 일품이며 공복에 허기를 달래기에 좋았다. 미숫가루를 대용식으로 먹을 때는 물을 조금 넣고 개어서 된죽같이 만들어 먹는다. 요즘은 여러 가지 잡곡과 채소를 건조시켜 한 번에 모아 가루로 만들어 물에 타 먹는다. 포만감을 느끼며 곡물과 채소의 영양소를 함께 섭취케 해주는 건강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Munhwa ☜     김갑영 영양학자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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