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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탕

浮萍草 2015. 8. 12. 18:44
    위에 지쳐 입맛을 잃고 기력이 약해진 여름철의 보양식으로 갯장어로 끓인 장어탕이 있다. 장어의 보양식에 대한 이야기로는 1200여년 전 일본고전인 만엽집(萬葉集)에 ‘여름더위로 지친 몸에 장어가 좋다’, 중국 계신록(稽神錄)에 한 어부의 아내가 돌림병을 얻어 죽기 전에 관 속에 넣어 강물에 띄워 보냈는데 어떤 어부가 발견하고 그 여인에게 매일 장어를 끓여 먹여 살아나게 하였다는 이야기 등이 전해오고 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도 ‘설사가 있는 사람은 장어를 죽으로 끓여 먹으면 곧 낫는다’고 적혀있다. 바닷장어인 갯장어에는 양질의 단백질과 칼슘,비타민A,비타민B 등이 포함되어 있다. 갯장어의 지방은 고도불포화지방산으로서 고혈압 등의 성인병 예방이나 허약체질,원기회복에 효력이 있다. 갯장어는 6∼9월에 가장 많이 잡히며 맛도 좋다. 갯장어 껍질에는 콘드로이틴이 함유되어 있어 피부노화를 방지하고 관절조직을 원활하게 한다. 갯장어는 예로부터 여름에 배탈이 나거나 머리가 아플 때 약으로 이용해 온 식품이다. 예전의 보릿고개 때는 장어 몇 마리만 구워 먹으면 며칠씩 굶어도 배가 고프지 않았기 때문에 강이나 바닷가 사람들은 즐겨 장어를 보양식으로 먹었다. 전남 광양 일대에서는 여름철 각종 채소를 넣어서 끓여 먹었다. 장어의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서 향미채소로 방앗잎을 썼다. 창원지역에서도 여름철 보양식으로 끓여 먹는 장어국에 방앗잎을 마지막에 넣어 먹는다. 진해에서는 풍장어국이라고 한다.
    장어탕을 만들기 위해선 먼저 장어의 내장을 빼고 깨끗하게 씻는다. 이때 뼈를 골라내기도 하고 통째로 쓰기도 한다. 씻은 장어에 된장, 생강, 양파,대파를 넣고 푹 삶는다. 삶아진 장어는 살을 발라내고,뼈째 이용할 때는 믹서에 간 뒤 체에 거른다. 어린 배추,고사리,숙주,토란대 등 나물을 데쳐 먹기 좋게 썬 뒤 고춧가루,된장,다진마늘을 넣고 맛이 배도록 주무른다. 그런 뒤 장어에 버무린 채소를 넣고 끓인다. 끓이면서 거품과 함께 뜨는 부유물은 건져 낸다. 마지막에 풋고추,마늘,홍초,방앗잎,산초를 기호에 맞게 넣어 먹는다. 장어는 살을 발라내 구이,회,샤부샤부 등으로 만들어 먹고 남은 뼈를 고아 장어탕을 끓여 먹으므로 버리는 부위가 하나도 없는 셈이다. 장어는 중국, 일본, 유럽에서도 보신음식으로 즐겨먹는다.
    Munhwa ☜     김갑영 영양학자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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