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우리 음식 이야기

가지선

浮萍草 2015. 7. 23. 09:08
    이,가지,호박,두부 등의 재료에 소를 넣고 녹두 녹말을 씌워 살짝 쪄서 초간장에 찍어 먹는 음식을 선(膳)이라 한다. 예전에 선을 소를 넣거나 찜을 하는 것이 아니고‘늙은 동아 같은 것을 도독하게 저며서 살짝 데쳐 내어 간장에 기름을 넣고 끓인 다음 물에 우려서 다시 새 간장에 생강을 다져 넣고 달여서 초를 쳐 쓴다’고 하였다. 선의 종류로는 식물성 식품을 재료로 한 황과선,동아선,고추선,두부선,호박선,가지선 등이 있고 동물성 선으로 어선, 양선,청어선 등이 있다. 지금은 식물성 식품을 선의 주재료로 하여 소박이처럼 쪄서 만든다. 19세기 말엽의 조선시대 고조리서인 시의전서에 가지를 오이소박이를 담글 때의 오이처럼 소금물에 담갔다가 칼집을 내고 그 사이에 양념하여 다진 쇠고기와 채 썬 채소,표고버섯 등을 채워 넣고 장국을 부어 끓인 일종의 찜 음식인 가지선이 소개되어 있다. 가지는 삼국시대부터 재배하여 먹은 것으로 추정한다. 고려시대 문인 이규보는 자신의 시문집인 동국이상국집에‘가포육영(家圃六詠)’이라고 오이,가지,순무,파,아욱,호박의 여섯 가지 채소를 소개하며 가지에 관한 시도 지었다.
    ‘자색 바탕에 붉은빛 지었으니 어찌 널 보고 늙었다 하리오 꽃을 즐기고 열매는 먹을 수 있으니 가지보다 나은 것 또 무엇이 있으리 밭 안이 푸르고 알알이 붉은데 날로 먹고 삶아 먹고 여러모로 좋을시고….’
    전통 한식의 대가였던 강인희 교수도 가지선을 잘 만들었다. 우선 가지를 반으로 쪼갠 후 길이 8㎝ 정도로 잘라 오이소박이처럼 칼집을 어슷하게 세 번 정도 넣는다. 그리고 이것을 연한 소금물에 담갔다가 꺼낸다. 쇠고기와 당근을 곱게 채 썰어 양념하여 볶는다. 오이는 소금으로 씻은 다음 껍질만 벗겨 곱게 채 썰어 소금에 잠깐 절였다가 꼭 짠 후 볶는다. 표고는 불려서 0.2㎝ 너비로 곱게 채 썰어 다진 파, 마늘을 넣고 볶아서 양념한다. 달걀은 황백으로 나누어 지단을 부쳐 곱게 채 썬다(5×0.2×0.2㎝). 이어서 준비한 모든 재료를 합해서 양념하여 무쳐서 소를 만든 후 칼집을 낸 곳에 소를 채워 넣는다. 녹두 녹말을 씌워 물을 뿌려 잠깐 쪄내고 달걀채,석이채 등으로 장식하면 먹음직스러운 가지선이 완성된다. 가지선을 만들 때에 쓰는 소는 양념을 넉넉히 넣어야 주재료로서 양념 맛이 충분히 배어 들어가게 한다. 먹을 때는 겨자즙이나 초간장에 찍어 먹는다.
    Munhwa ☜     김갑영 영양학자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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