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우리 음식 이야기

초계탕

浮萍草 2015. 7. 1. 19:00
    계탕(醋鷄湯)은 기름기를 제거한 삶은 닭고기에 채소와 녹두묵,버섯 등을 양념하여 섞어 시원하게 먹는 여름철 보양식이다. 함경도와 평안도 지역에서는 이처럼 시원한 초계탕을 추운 겨울에 별미로 먹었다고 한다. 초계라는 이름은 식초의 ‘초(醋)’와 겨자의 평안도 사투리인 ‘계’를 합친 이름이다. 초계탕은 초교탕(草轎湯)과 이름이 비슷하여 같은 음식으로 혼동할 수 있다. 초계탕은 삶은 닭고기를 찢어 차게 하여 식초와 겨자즙에 찍어 먹는 찬 음식이고 초교탕은 육수에 삶은 닭 고기와 도라지를 넣고 뜨겁게 끓인 음식으로 한자어가 다르듯이 엄연히 다른 음식이다. 초계탕은 조선시대의 궁중연회를 기술한 진찬의궤나 진연의궤에 기록이 있으며 혜경궁 홍씨의 회갑잔치를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에도 등장한다. 1934년 간편조선요리제법(簡便朝鮮料理製法)에 초계탕이 기록되어 있는데 민간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근래에 널리 알려졌다. 초계탕을 만들기 위해선 닭을 깨끗하게 손질한 뒤에 파·생강·마늘을 넣고 삶는다. 다 익으면 고기는 잘게 찢어 갖은 양념을 무쳐서 식혀둔다. 닭 삶은 물은 기름기를 제거하고 면보에 걸러서 간장·식초·소금·겨자로 양념하여 차게 식혀둔다. 표고버섯은 불려서 양념하여 채를 썰고 쇠고기도 가늘게 썰어 갖은 양념하여 볶아 식힌다. 오이는 반달썰기를 하여 소금에 절인 다음 볶는다. 녹두묵은 가늘게 썰어 깨소금,참기름으로 양념한다. 양념한 녹두묵을 그릇에 담고 표고버섯 볶음,오이볶음,잘게 찢어 양념한 닭고기를 섞어 얹는다.
    고명으로 달걀지단채,채썬 대파,실고추,구운김,잣을 얹어 차갑게 준비한 닭육수를 부어 낸다. 초계탕을 먹을 때는 식초와 겨자즙에 찍어 먹는데 은근하고 구수한 맛의 메밀국수와 함께 먹으면 한 끼 음식으로 손색이 없다. 1950년 6·25전쟁 후 평안도에서 내려와 서울 한복판에 이북음식점을 내어 3대째 운영하고 있는 ‘평래옥’에서는 평안도에서 먹던 초계탕을 주 메뉴로 하여 실향민 들의 입맛을 달래주었다. 요즘은 실향민뿐 아니라 직장인들도 점심때면 초계탕을 먹기 위해서 줄을 서서 기다린다. 평래옥 초계탕의 육수는 식초와 겨자가 넉넉히 들어간 동치미국물을 쓴다. 북한음식 전문점이 늘어나면서 궁중요리이자 이북음식인 초계탕을 먹을 기회가 많아졌다. 전통문화복합공간인 한국의 집에서는 7월에서 8월 사이에 여름철 보양식으로 더위에 잃어버린 입맛을 돋구는 새콤매콤한 초계탕을 선보인다고 한다.
    Munhwa ☜     김갑영 영양학자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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