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우리 음식 이야기

밀범벅

浮萍草 2015. 6. 25. 09:01
    을 수확하는 철이다. 밀은 가을에 씨를 뿌려 겨울과 봄을 나고 초여름에 수확하는 곡물이어서 춘하추동의 정기를 받았다고도 한다. 직접 수확한 밀은 맷돌에 곱게 갈아서 고운 체에 쳐 직접 밀가루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밀을 맷돌에 갈면 밀가루 양이 적고 빛이 깨끗하지 않으나 맛은 훨씬 구수하다. 요즘은 직접 밀을 빻아서 밀가루 만드는 일은 거의 없이 잘 제분된 밀가루를 사서 먹는다. 우리나라는 밀이 많이 생산되지 않으므로 예전에는 초여름 밀수확이 농가에서는 큰 기쁨이었다. 밀을 처음 수확하는 계절인 초여름에 서민들이 만들어 먹은 음식이 밀범벅이다. 범벅은 풀처럼 되게 쑨 일종의 죽으로 곡물과 여러 가지 채소 등을 같이 넣고 만들었다. 범벅음식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1700년대의 음식보(飮食譜)에 ‘범벅같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오래전부터 범벅음식을 먹었던 것 같다. 밀범벅을 만들기 위해선 초여름에 나오는 청대콩에 물을 부어 콩이 무르도록 푹 삶고 소금 간을 맞춘다. 콩이 잘 물러지면 준비한 밀가루를 서너 번씩 나누어 넣으면서 나무주걱으로 재빨리 힘있게 멍울이 지지 않게 잘 젓는다. 콩이 으스러져도 상관없다. 푹 익으면 불을 줄여서 뜸을 들이고 다 되면 양푼이나 옹배기에 퍼 놓고 식혀서 대접에 담아낸다. 밀범벅에 청둥호박을 넣어 만들기도 한다. 열무김치, 오이냉국과 같이 여름철 별미로 먹었다. 개성지방의 밀범벅은 만드는 방법이 좀 달라서 송편처럼 속을 넣었다.
    밀가루 반죽을 송편 모양으로 빚은 후 팥고물에 설탕을 넣어 팥소를 만들어 넣고 반죽을 마무리했다. 겉에 팥고물을 뿌려가며 켜로 안쳐 쪄낸다. 구전민요가 담긴 신구잡가(新舊雜歌)에 나온 범벅타령을 보면 열두 달 범벅음식이 나온다. ‘∼∼∼이월에는 시래기범벅, 삼월에는 쑥범벅,사월에는 느티범벅,오월에는 수리취범벅,유월에는 밀범벅,칠월에는 수수범벅,팔월에는 꿀범벅,구월에는 귀리범벅,시월 에는 무시루범벅,동짓달에는 동지범벅,섣달에는 흰떡범벅,정월에는 달떡범벅∼∼∼’ 등으로 월별로 서민들이 먹는 범벅음식을 친근감있게 잘 표현하고 있다. 범벅타령에도 유월에 먹는 음식으로 밀범벅이 등장한다. 예전에는 여름 농사철에 날씨가 궂은 날,식구들이 모여 앉아 밀범벅을 만들어 먹으면 더욱 각별한 맛이 났을 것 같다. 장마철이 다가오는데 가족이 모여 밀범벅을 만들어 먹으면서 건강한 초여름을 맞이해 보자.
    Munhwa ☜     김갑영 영양학자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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