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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메르스 사태로 더 큰 피해를 보는 암·당뇨·고혈압 환자들

浮萍草 2015. 7. 3. 09:33
    리나라에서는 한 해 26만6000여명이 사망한다(2013년 통계청). 
    사망원인은 암(7만5000여 명)이 가장 많다. 
    그 다음 뇌혈관 질환과 심혈관 질환(각각 2만5000여명)이 2·3위를 다툰다. 
    이 세 가지가 전체 사망원인의 47%이다. 
    그밖에 자살, 당뇨병, 폐렴, 만성 하기도질환, 간(肝) 질환, 운수사고, 고혈압성 질환 등이다.
    사망 원인 중 질병을 보자. 
    일반적으로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숫자로 해석하는데, 암이 151.5명으로 가장 많다. 
    뇌혈관 질환 50.3명, 심혈관 질환 50.2명, 당뇨병 21.5명, 폐렴 21.4명, 알츠하이머 8.5명 등이다. 
    이들 질환 중에서 폐렴과 B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암 등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비(非) 감염성 질환이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에 의해 전파되는 감염성 질환은 어떨까? 가장 높은 것이 호흡기 결핵으로 4.1명이다. 
    그 다음이 바이러스(1.5명), 기생충성 질환(1.2명), 에이즈(0.2명), 인플루엔자(0.1명) 등이다. 
    콜레라, 페스트, 디프테리아 등 대부분의 질환은 '0'이다. 
    감염성 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결핵 등을 제외하면 비감염성 질환과 비교할 때 통계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고 할 정도로 적다. 
    보건, 위생, 소득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의 감염병 위험은 극히 낮다.
    그럼에도 메르스 사태는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한 보건 전문가는 인터뷰에서 '감염병은 심리학으로 시작해 수학(통계학)을 거쳐 의학으로 끝난다'고 말했다. 
    의사 등 전문가와 대중의 눈높이 차이를 잘 보여주는 말이다. 
    감염병 발생 시 대중은 정보 부족 등으로 공포에 휩싸이기 쉽지만 전문가들은 통계와 의학적 사실에 따라 냉정하게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지금쯤 통계학 단계로 진행해야 하는데, 아직 심리학 단계에 머물고 있는 듯하다.
    28일 서울 강동구 강동경희대병원에서 관계자들이 방문자들의 체온을 체크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이는 수많은 문제점을 발생시키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서둘러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병원에 가지 않는 것이다. 이는 단지 병·의원의 수익성만을 앞세우는 주장이 아니다. 메르스 사태로 한 달 환자가 급감하고 있는 지금, 한국인 주요 사망 원인 질환은 변함없이 진행 중이다. 암, 심·뇌혈관 등 사망률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질환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중·장기적으로 한국인의 건강이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사람들은 몸이 아픈데도 억지로 참고 병원을 찾지 않는다. 병원에 가지 않고 약국에서 약만 구입해서 복용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보도도 나왔다. 메르스 사태를 '심리학'에서 벗어나'통계' '의학'으로 변화시켜는 한편, 감염병과 무관한 만성질환 진료도 정상화해야 하는데 이것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단 한 명이라도 생명은 소중하다. 메르스로 인해 3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안타깝기 짝이 없다. 메르스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그로 인해 수만~수십만 명에 이르는 만성질환자들의 치료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현상도 주목해야 한다. 감염병을 만만히 봤다가 확산 사태를 빚어서는 안되지만, 너무 감염병에만 매달리는 것 역시 많은 문제를 잉태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하게 나타났다가 며칠 만에 자연 소멸되는 질환들은 요즘 같은 때 놓치기 쉽다. 무릎의 전방십대인대 연골판 파열, 활액막염 등이 발생하면 심한 통증이 생겼다가 자연스럽게 소멸된다. 경추나 척추 추간판탈출증 또는 협착에 의한 신경압박 증상도 비슷하다. 이런 질환은 증상이 나타날 때 제 때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통증이 줄어들면 괜찮은 줄 알고 무심코 넘기기 쉽다. 더욱이 요즘처럼 병·의원 진료를 주저하는 상황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더 높다. 언젠가 심각한 후유증으로 돌아온다. '화농성 관절염'과 응급 질환도 진료를 미루다가 큰 병으로 진행될 수 있다. 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등 여러 분야에서 이런 질환들이 무척 많다. 불필요한 치료를 남발하면 ‘과잉진료’다. 하지만 꼭 필요한 치료를 받지 않거나, 무작정 늦추는 것 또한 병을 키워 더 나쁜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치료는 더 어려워지고 비용도 많이 들어 개인과 사회 전체 모두가 손해를 본다. 과잉진료가 나쁘듯이 ‘과소’ 진료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메르스 사태는 한국과 한국 의료에 많은 숙제를 남길 것이다. 그 중의 하나가 감염병 사태 때 만성 질환 환자들의 치료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병원 폐쇄로 통원 치료가 힘들 수도 있고, 감염 환자가 발생한 병원에 다녔다는 이유로 타 병원에서 진료를 꺼리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그로 인한 피해는 당장 드러나지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큰 후유증을 남길 것이다. 앞으로 감염병 대책을 수립할 때 이에 대한 대비책도 꼭 포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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