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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한 병원에서는 "무릎 정상" 다른 병원에서는 "무릎 이상" 어떻게 해야하나?

浮萍草 2015. 6. 12. 11:02
    모(59)씨는 무릎이 아파 동네 정형외과를 찾았다. 
    의사는 X선 촬영 등 몇 가지 검사를 한 뒤"이상이 없다"고 했다. 
    그 이후에도 무릎 통증이 계속돼 고민하던 박씨는 이번에는 대학병원으로 갔다. 
    하지만 대학병원의 교수도 "무릎은 정상이다. 
    운동할 때 살살하라"고만 말하고 아무런 치료도 해주지 않았다.
    박씨가 필자를 찾아왔을 때는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에 심한 통증과 함께 관절에 물이 차 있는 상태였다. 
    X선과 MRI 촬영 등을 통해 진단한 결과 무릎의 뚜껑 뼈에 이상이 생긴 '슬개골 연골연화증'이었다. 
    ‘슬개골 연골연화증’은 그 자체로 통증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그로 인해 무릎에 물이 차는 등의 증상이 반복되면 무릎 연골이 손상돼 퇴행성관절염이 빨리 발생할 
    수 있게 할 수도 있다.
    ㆍ박씨가 '정상'과 '이상'을 왔다 갔다 한 이유는 무엇일까?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정상입니다"라고 말하는 의사는 멋져 보인다. "약물이나 주사 치료 필요 없고, 운동할 때 조심하시기만 해도 됩니다." 이렇게 말하면 명의(名醫) 같다. 반대로 질병이 별로 심하지 않은 상태에서 치료를 권하는 의사는 실력이 없거나 돈을 밝히는 속물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의사들은 "정상입니다. 걱정 마세요"라고 말하고 싶은 유혹에 시달리곤 한다. 물론 일부 환자들 중에는 일시적인 통증 등으로 특별한 치료 없이도 시간이 지나면 호전되는 경우가 있다. 적극적인 치료 없이 질환의 진행이나 변화를 지켜보는 것을 '경과 관찰'이라고 한다.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의 무릎 X-ray 촬영 사진. /조선일보DB

    이미 병이 생긴 상태, 즉 질병 초기라면 어떻게 보아야 할까? 다리 뼈가 부러졌을 때는 진단을 헷갈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퇴행성 관절염처럼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진행되는 질환은 '조기 발견'에 따른 치료와 '그냥 놔두어도 되는 상태'를 딱 부러지게 가르기가 어렵다. 정상도 아니고 병도 아닌 중간 상태를 '경계성 질환'이라고 가정해보자. 첫째, 이 상태에서 적극 치료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병도 아닌데 치료하는 것은 과잉진료"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둘째, 그러나 질병 예방의 최선은 '조기 발견'이므로 초기부터 적절한 치료를 해서 더 진행되지 않게 하는 것이 질병으로 인한 고통을 줄이고 비용까지 아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초기에 치료를 하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다는 주장을 할 수 있다. 우리가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질병을 조기에 발견해 큰 병으로 진행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몸에 아무런 증상도 없는 사람이 병원에서 가서 혈액과 소변검사를 하고 X선을 찍고, 초음파 검사도 하는 것에 대해 과잉진료라고 비난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물론 건강검진 비판론자들도 일부 있으나 비용 대비 효과를 볼 때 건강검진은 분명히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다. 질병의 조기 발견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질병을 조기 발견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 점이다. 무릎에 통증이 있는 환자가 MRI 검사를 했는데, 영상의학 소견상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가정해보자. "무릎 연골이 이상이 없다니 다행"이라고 말하는 환자들도 있지만"이상도 없는데 공연히 비싼 검사를 하라고 해서 돈만 날렸다"고 볼멘소리를 하는 환자들도 있다. 이럴 때 필자는'성수대교론'을 예로 든다. 성수대교가 튼튼한 상태에서 갑자기 무너지진 않았다. 오랫동안 자동차들이 통행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상태가 나빠지고 있었다. 만약 이를 미리 발견하고 철근으로 보강공사를 해주는 등의 유지 보수를 해주었다면 허망하게 무너져 많은 생명이 희생되지 않았을 것이다. 건강도 마찬가지다. 병이 생기기 전에 미리 검사를 하고 작은 이상이라도 발견되면 적절한 치료를 해서 큰 병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다. 암 조기 발견을 위해 공공재원을 써서 5대 암 검진사업도 하고 있다. 조기 발견 덕에 암을 완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퇴행성관절염과 같은 만성질환의 조기 발견과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됐다. 그래야 나중에 무릎이 완전히 망가져 인공관절 수술을 하는 등의 사태로 진행할 가능성을 예방 또는 늦출 수 있다. 건강도 무너지기 전에 미리 보수 공사를 하는 것이 무너지고 난 뒤에 치료할 때 고생, 비용 등과 비교하면 훨씬 더 유리하다.
    Premium Chosun ☜       서동원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동시면허 s918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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