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 T = ♣/한식의 탄생

[8] 삼겹살

浮萍草 2015. 6. 4. 15:00
    여름엔 냉대받던 고기… IMF때부터 '국민肉'
    1931년 방신영이 쓴'조선요리제법'(6판)에 나오는'세겹살(뱃바지) 배에 잇는 고기(돈육 중 제일 맛잇는 고기)'라는 구절은 삼겹살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사진〉 이처럼 삼겹살은 세겹살 혹은"삼층제육(저육)(三層猪肉)"이라고 불렀다. 조선요리제법에는 돼지고기를 이용한 조리법으로 '저육구의(猪灸)',제육편육'이 등장한다. 지금처럼 양념하지 않고 불에 직접 구워 먹는 요리법은 없었다. 삼겹살이란 단어는 1959년 처음 신문에 등장한다. 본격적으로 외식이 되는 건 1970년대 말부터다. ' 그간 우후죽순처럼 주점가에 늘어가던 삼겹살집에도 여름이 시작되면서 사람의 발길은 눈에 띄게 뜸해졌다.' (1979년 8월 25일자 동아일보) 한국인들은 오랫동안 '여름철 돼지고기는 잘 먹어야 본전'이란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삼겹살의 성수기가 여름인 지금과는 확연히 다르다. 삼겹살이 대중적 먹거리가 된 데는 양돈업계의 마케팅 전략도 한몫했다. 돼지고기는 1980년대 초 해외 수출이 본격화됐는데 지방이 많은 삼겹살은 외국인이 싫어해 수출이 불가능한 하위(下位) 부위였다. '양돈업계는 이와 관련 돈육 수출에 따른 결손을 보상하기 위해 벨리(belly·삼겹살) 등 수출 잉여 부위에 대한 촉진에서의 수매 비축 등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1980년 4월 10일자 매일경제) 삼겹살은 도시형 음식이었다. 1981년 4월 24일자 매일경제에 따르면 도시 거주자의 83.3%가 삼겹살을 선호한 반면 농촌에서는 8% 정도로 낮았다.
    1980년대 초반을 넘어가면서 삼겹살은 도시 노동자들에게 '소주와는 뗄 수 없는 안주'(1981년 9월 23일자 경향신문)가 된다.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소고기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삼겹살은 '국민 육고기'로 등극한다.
    Premium Chosun ☜     박정배 음식칼럼니스트·'음식강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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