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 T = ♣/한식의 탄생

[4] 전기구이 통닭

浮萍草 2015. 6. 2. 15:30
    등장하자마자 문전성시… 바야흐로 '치킨공화국' 개막
    '영양보존조리기'
    1960년 서울 명동에 전기구이 통닭을 파는'영양센타본점'이 문을 열었다. 치킨공화국 대한민국'의 출범 신호탄이었다. 이전까지 한민족은 닭을 찌거나 삶아 먹었지,굽거나 튀기는 문화는 거의 없었다. 그 배경에는 육계(肉鷄)산업이 있다. 고기를 얻기 위해 닭을 기르는 육계산업이 1960년 시작되고 닭고기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전기구이 통닭도 등장하게 된 것이다. 전기구이 통닭은 등장하자마자 폭발적 인기를 얻는다. '신동아'1965년 9월호는"전기구이 통닭,군침부터 삼키고 한집 문을 열었을 때 그야말로 입추의 여지도 없이 초만원 이라 다른 집엘 갔다. 역시 만원이다"라는 기사는 당시 인기를 짐작하게 한다. 경쟁 업체가 늘어나자 영양센타본점 창업자인 김태훈씨가 전기구이 통닭을 만드는 기계를'영양보존조리기 (營養保存調理器·사진)'라 명명하고 1962년 실용신안등록을 신청했지만 반려된다. 반려 사유는 "재래식 수회동(회전)으로 각종 육류를 조리하던 것을 전기 동력을 이용하여 복잡한 구조로 조립한 것 인데 그 효과에는 재래수회동과 차별이 없는 것"이었다. 쉽게 말해 수동을 자동으로 만들었을 뿐 과거 통닭 조리기와 별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김태훈씨는 "전기구이 통닭은 이전 조리기와 달리 전기를 이용해 자동으로 구워 육즙이 빠지지 않아 영양이 온전히 보전된다"는 이유를 추가 보완해 실용신안등록을 다시 신청했고 마침내 1963년 영양보존조리기는 '실용신안등록 1754호'로 등록된다.
    전기구이 통닭의 전성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1971년 해표에서 식용유를 출시하면서 가마솥에 닭을 튀겨 먹는 '가마솥 통닭'이 등장했다. 방식은 조금 다르지만 닭을 튀겨 먹는 문화는 1950년대부터 서울에도 있기는 했다. 당시 중국집들은 야유회나 소풍 철 닭을 여덟 조각으로 조각 내 밀가루를 묻혀 돼지 기름이나 쇼트닝(동물성 지방)에 튀겨낸 '싸박이(八鷄)'를 팔았다. 1984년 미국 프라이드 치킨의 본가 KFC가 한국에 정식 진출한다. 이후 '양념치킨''간장치킨' 등이 연이어 등장하며 대한민국 외식은 치킨을 중심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Premium Chosun ☜     박정배 음식칼럼니스트·'음식강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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