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남성의학자의성(性)스러운이야기

36 부부 동침, 반드시 좋지만은 않다

浮萍草 2015. 4. 21. 09:26
    혼 전까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혼자 침대를 이용하기 때문에 자신의 잠버릇을 의식하지 못한다. 
    하지만 결혼 후 침대를 공유하게 되면 이전에 느끼지 못한 불편이 따르게 된다. 
    자신의 잠버릇이 배우자에게 불편을 줄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부부가 한 이불 덮고 함께 자는 것은 친밀함의 표시이기 때문에 당연하고 각방을 쓰면 친근감이 떨어져 소원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여 파트너의 잠버릇이 
    나빠도 참고 함께 자는 부부가 많다.
    영국 로우보로대학 수면연구소가 부부가 한 침대를 쓰는 46쌍의 남녀 (23세~67세)를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에 의하면 44%는 파트너가 있을 때 더 잘 자고, 22%는 
    따로 있을 때 더 잘 자며 나머지는 차이가 없었다. 
    부부가 동침을 할 때 수면 방해를 받는 원인은 여러 가지 있겠지만 화장실 가는 것, 아이들 파트너의 순으로 많았는데 남녀 간에 유의한 차이가 나는 것은 파트너 
    뿐이었으며 남자보다 여자에게 더 많은 원인이 되었다. (그림 1)

    파트너가 있을 때 더 잘 자는 주된 이유로 여성은 ‘안전감’,남성은 ‘습관적으로’를 들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남자는 60세가 넘어서면 ‘파트너가 있을 때 잠이 더 잘 온다’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필자가 30년 넘게 치료해 온 60세 중반의 남성은 성실하게 자기사업을 해온 분으로 항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장거리 출장을 가더라도 부인을 대동하고 여행하는 일이 없을 정도로 근검절약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놀랍게도 최근 ‘부인과 함께 유럽여행을 다녀 왔다’는 것이다. 궁금하여 ‘부인을 많이 안았느냐’고 물었더니 그 이유 때문에 부인을 데려간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다시 ‘빨래 시키려 모시고 가셨느냐’고 물었더니 그것도 아니었다. ‘이제는 먼 곳에 출장 가서 호텔방에 홀로 누워있으면 허전하여 잠이 오지 않아 괴로운데 마누라가 옆에 있으면 쉽게 잘 수 있다’고 했다. 마누라가 ‘비싼 수면제’라고 웃고 넘겼지만 남자가 노화와 함께 여성화가 일어나면 잠자리에 부인이 함께 있어야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따로 있을 때 더 잘 자는 것은 부부가 함께 자면 잠자리가 불편하여 몸을 뒤척이게 되고 이것이 자신은 물론 배우자의 수면 방해의 중요한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영국 노포크 앤 노위치 대학병원의 닐 스탠리 교수팀은 20~49세 커플 40명에게 손목에 측정기를 달아 잠자는 동안 얼마나 뒤척이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커플들은 혼자 잘 때보다 파트너와 함께 잘 때 뒤척임이 2배나 많았으며 뒤척임의 1/3은 부부가 동시에 뒤척였지만 부부 모두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부부가 함께 잘 때 여자보다 남자가 더 많이 뒤척이며(그림 2 자다가 뒤척이면 여자가 더 예민하므로 수면방해를 받기 쉽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정신과 몬로 박사는 수면을 잘하는 28명의 부부를 하루 7시간 3일 연속으로 수면실에서 함께 또는 혼자 잠자도록 하면서 뇌파검사와 안구운동을 기록하였다. 혼자 자는 경우 수면 4단계인 깊은 잠에 빠지는 시간이 상당히 증가하였고(그림 3) 잠이 깨는 빈도를 60% 감소시켜 전체 수면시간도 더 길었다.

    특히 여성에서 4단계 수면시간이 더 길었으며 잠이 깨는 일도 더 적었다. 반대로 뇌가 각성 상태로 급속 안구운동이 일어나고 꿈을 꾸면서 자는 렘 (REM) 수면시간은 혼자 잘 때보다 함께 잘 때 남녀 모두에서 유의하게 길어졌다. (그림 4)

    부부가 동침을 하더라도 배우자와 밀착하여 잘수록 방해 받을 가능성은 더 높을 것이며 어머니와 아이가 함께 잘 때 뒤척이는 횟수가 아버지와 아이가 함께 잘 때 뒤척이는 횟수보다 많은 것도 애정의 밀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부부 동침시 상대방의 수면에 방해를 주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동침시간,잠이 들 때까지의 시간,조명비율, 잠이 깨인 횟수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부부가 한 침대에서 꼭 껴안고 자는 것은 잠들 때는 좋을지 몰라도 수면건강에 해가 될 수 있으며 다음 날 피로감,일의 능률저하,집중력 감소,신경과민 으로 나타나며 장기적으로는 우울증, 체중증가,고혈압,당뇨병의 위험요인이 된다.
    Premium Chosun ☜       김세철 명지병원장 saeckim@uni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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