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우주 이야기

38 3일 만에 매진된 별자리 우표

浮萍草 2015. 3. 19. 09:05
    별자리 우표 세트
    화 <인터스텔라>가 대박이 났을 때 일부 언론은 이 영화가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 국민의 지적 허영심을 자극했다고 평했다. 내 생각은 다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우리 국민이 별과 우주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부모들치고 아이들과 함께 시민천문대에 가서 별을 보지 않은 사람들이 거의 없다. 부모와 아이들이 야외에서 같이 별을 보는 TV 광고도 몇 개나 있지 않은가. 무엇보다도 시민천문대들의 역할이 컸다고 본다. 미국 LA를 갈 일이 있으면 꼭 그리피스(Griffith)천문대를 방문하기 바란다. 선진국 시민천문대가 어떤 곳인지 한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영화 ‘터미네이터5’ 예고편을 보니 많은 부분을 여기서 촬영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 천문대는 옛날 영화 ‘이유 없는 반항’에도 배경으로 등장했다. 최근 아웃도어 열풍과도 잘 맞아떨어졌다. 야외에서 낮에는 할 일이 많아도 밤에는 별 볼 일밖에 없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부모들이 별자리를 모르기 때문에 그저‘별이 참 많지?’ 같은 멘트나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요즘은 스마트폰에 천문 앱만 깔면 상세히 가르쳐주기 때문에 문제가 해결됐다. 우리 국민이 별과 우주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증명할 만한 사건(?)이 발생했다. 우정사업본부에서는 최근 한국천문연구원과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의 자문을 받아 별자리 우표를 새로 내놨다. 그런데 16만 세트가 3일 만에 매진됐다는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한국천문연구원 설아침 팀장과 우정사업본부 신재용 우표디자이너 등 수고한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창립총회 기념사진. 앞줄 가운데에 서 있는 필자 머리 바로 위가 박승철 회원이다.

    우선 우표 디자인부터 기가 막히다. 마치 피자처럼 배열돼 있어서 우표 모양이 부채꼴이다. 황도 12궁을 각각 우표로 만들었기 때문에 모두 12장이다. 우표에 사용된 사진들은 고인이 된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박승철 회원이 촬영한 것들이다. 박 회원은 우리나라 최고의 아마추어천문학자 중 한 사람이었다. 또한 내가 1991년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를 창립하고 초대회장을 맡았을 때 일등공신이었다.
    박승철 회원이 촬영한 헤일-봅 혜성.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명작이다.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가 창립됐을 당시 회원은 백 명도 안 됐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아마추어 천문학 인구는 어림잡아도 수십만 명에 이른다.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실시하는 2박3일 초중고 교사천문연수를 다녀간 교사만 6천 명이 넘는다. 그 결과 지금은 천문학 동아리가 없는 학교가 드물게 됐다. 한국천문연구원장 시절 나는 원장실 입구에 박승철 회원이 1997년 촬영한 헤일-봅(Hale-Bopp) 혜성 사진을 크게 확대해 걸어놓았었다. 영국에서 방문한 천문학 인사가 그 사진을 보고 최고의 혜성 사진이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지금은 고3이 됐을 박승철 회원의 딸 예담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나한테 보내온 편지 일부를 소개하며 칼럼을 맺는다. ‘……요즘도 아빠 꿈을 가끔 꿔요. 아빠가 보고 싶어 울다가 지쳐 잠 들었는데…… 엄마에게 말 안 한 꿈이 하나 있는데요 그것은…… 아빠가 저에게 “나는 별이 내 동무야”라고 말씀하셨어요……
    Premium Chosun ☜       박석재 한국 천문연구원 연구위원 dr_blackh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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