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우주 이야기

34 조상님들에게 첨성대가 있었다면 현재 대한민국에는?

浮萍草 2015. 1. 22. 10:09
    첨성대
    ‘한 해,두 해…’ 하는 해가 바로 하늘의 해요, ‘ 한 달, 두 달…’ 하는 달이 바로 하늘의 달이다. 즉 지구가 해를 한 바퀴 공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한 해요, 달이 지구를 한 바퀴 공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한 달인 것이다. 따라서 한 해는 360일이요 한 달은 30일이 된다. 그래서 사람의 손가락과 발가락이 각각 10개씩인데도 불구하고 1년은 10개월이 아니라 12개월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360 나누기 30은 12가 되니까. 여기서 12, 30, 360과 같은 숫자들은 수백만 년 세월 동안 인류가 밝혀낸 ‘우주의 암호’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경주 첨성대를 자세히 살펴보자. 창문을 기준으로 위쪽과 아래쪽으로 각각 12단의 돌이 쌓여있다. 돌의 개수는 창문틀의 돌을 포함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변화의 여지는 있지만 하여튼 360개 근처(총 366개)다. 그냥 돌을 쌓다보니까 위아래로 12단이 되고 돌이 360개 근처가 됐을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첨성대는 우리 조상님들이 처음부터 정확하게 ‘우주의 암호’를 토대로 만든 ‘우주의 상징’이다. 이처럼 하늘을 아는 눈으로 보면 조상님들의 통찰력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사람이 첨성대 꼭대기에 올라가서 별을 봤든 창문을 통해서 봤든 그게 무엇이 중요 하겠는가. 첨성대는 신라 선덕여왕의 위대한 치적인 것이다. 신라가 첨성대를 세웠다면 대한민국은 현재‘거대 마젤란 망원경’,즉 ‘GMT(Giant Magellan Telescope)’를 건설하고 있는 중이다. GMT는 지름이 25m나 되는 차세대 망원경으로서 지름이 8.4m인 통거울 7개로 구성된다. 망원경 바로 아래 서 있는 사람 크기와 비교하면 망원경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GMT 상상도

    거울 지름이 큰 천체망원경일수록 더 먼 우주를 관측할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현재 지름 8~10m 천체망원경 15대가 세계 각지에 설치돼 우주를 관측하고 있다. 만 원 지폐 뒷면의 보현산천문대 1.8m 광학망원경은 크기만으로 아마 세계 100등 내외일 것이다. 국력에 비해 이렇게 초라한 망원경을 가지고 있으니 우리 천문학의 찬란한 전통을 생각하면 정말 조상을 뵐 낯이 없었다. 한국천문연구원장 시절 미국과 호주 국제협력사업으로 GMT 건설이 추진됐다. 우리는 여러 번의 좌절 끝에 청와대, 정부, 국회 등을 설득, 예산확보에 성공했다. 그리하여 마침내 2009년 2월 6일 필자가 서명함으로써 GMT 건설에 공식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한국 천문학계의 숙원사업이 이루어진 것이다!
    한국이 GMT에 참여하는 순간. 서명하고 있는 필자와 이를 지켜보는 당시 GMT 이사장 Freedman 박사

    차세대 망원경 건설은 예산규모나 운영 등 모든 면에서 한 나라가 감당할 수가 없어 국제적 협력이 필수조건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천문학적 입장에서는 최악의 계절풍 기후지대에 속하기 때문에 국내에 대형 망원경을 세우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천문학은 사막이나 고원 지역이 최고인 것이다. 이 GMT 망원경은 현재 미국 카네기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칠레 안데스 산맥의 라스 캄파나스(Las Campanas) 천문대에 세워진다. 아시아에서는 현재 일본과 중국 등 어느 나라도 차세대망원경 사업을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부터 5년 뒤인 2020년에 완성될 GMT를 위해 우리나라는 총사업비 1조 원의 10%인 1000억 원을 10년간 투자한다. 한마디로 이 망원경의 우리 지분이 10%라는 말이다. 우리가 획득할 최첨단 초정밀 기술은 관련 산업에 큰 파급효과를 줄 것이다.
    연마 중인 거울의 모습

    무엇보다도 우주를 밝혀 나아가는 인류의 노력에 동참한다는 과학적 관점에서 사회적으로도 국민의 자긍심이 고취되고 국가의 위상이 자연스럽게 높아지게 된다. 벌써 우리나라 천문학자들은 세계 어디를 가도 대접이 달라졌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청소년들이 천문학자가 되면 GMT를 이용해 지구와 똑같은 행성을 찾는 일,우리 해보다 수백억 배 무거운 블랙홀을 찾는 일,수수께끼의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규명하는 일,우주탄생의 비밀을 밝히는 일… 등을 즐기게 될 것이다
    Premium Chosun ☜       박석재 한국 천문연구원 연구위원 dr_blackh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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