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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올해 우주 이야기가 큰 화제가 된 이유

浮萍草 2014. 12. 25. 09:15
    2014년 우주문화 분야에 여러 사건이 있었다. 시간 순서대로 되새겨보자.
    올해 초 유명한 칼 세이건(Carl Sagan)의 TV 시리즈‘코스모스’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새 ‘코스모스’는 그 동안 발전한 영상기술,컴퓨터 그래픽,애니메이션 기법이 총동원돼 시청자들에게 훨씬 화려해진 우주를 13부작으로 보여줬다. 
    새 ‘코스모스’의 호스트는 닐 타이슨(Neil Tyson)이라는 흑인 천문학자. 
    그는 미국 텍사스 대학교에서 나와 2년간 같은 방을 쓴 동료 대학원생이었다. 
    참 세상은 정말 좁다!
    닐 타이슨

    올해 초 우주론 분야의 대발견이 세상에 알려졌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의 관측 우주론 그룹이 주축이 돼 남극에 설치한 일종의 ‘망원경’ BICEP(Background Imaging of Cosmic Extragalactic Polarization)의 중력파 발견이다. 이 발견으로 태초 빅뱅 직후 1초 이내에 우주가 급팽창(inflation)을 한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이 급팽창 우주론은 30년이 넘도록 이론적으로만 주장돼 왔는데 이 발견 덕분에 힘이 실리게 됐다. 하지만 최근 관측결과를 놓고 논란이 있어 성공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BICEP

    10월 8일 저녁에는 개기월식이 있었다. 특히 각 방송사 저녁 뉴스 시간에 맞춰 일어났기 때문에 큰 화제가 됐다. 한국천문연구원과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가 중심이 돼 전국의 시민천문대와 과학관에서 일제히 월식 관련 행사를 마련해 많은 국민들이 월식을 즐길 수 있었다.
    달이 붉게 물든 월식 모습

    10월 12일부터 21일까지 10일간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2014년 제19회 국제천문올림피아드(The 19th International Astronomy Olympiad)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이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로 종합 1위의 성적을 거뒀다. 이 대회에는 17개국 학생들이 참가해 실력을 겨뤘는데 우리나라는 7명 전원이 메달을 획득해 종합 1위를 달성한 것이다. 올림피아드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우수한 선배들 뒤를 잇는 전통이 형성됐고 이들을 지도하는 천문학자들은 여러 가지 노하우를 소유하게 됐다.
    올림피아드 영광의 얼굴들

    1월 영화 ‘인터스텔라’의 태풍이 대한민국을 강타하며 천만 관객을 기록했다. 이 영화는 특히 우리나라에서 흥행에 성공했는데 이것을 가지고 말들이 많다. 어떤 언론은 이 영화가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 국민의 지적 허영심을 자극했다고 평했다.
    영화 '인터스텔라'.

    내 생각은 다르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동안 우리 정부가 꾸준히 펼쳐온 과학문화 정책이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본다. 우리 사회는 참 칭찬에 인색하다. 특히 정부나 공기관이 일을 잘했다고 말하면 의혹에 찬 눈으로 바라보기 일쑤다. 하지만 나는 천문학자 입장에서 잘한 것은 잘했다고 말하고 싶다. 정부는 전국에 과학관을 증설하는 정책을 초지일관 펴왔다. 그 결과 광역시들은 거의 다 규모가 제법 큰 과학관들을 갖추게 됐고 전국에 공립 시민천문대들이 건립됐다. 최근 들어 초등학교 부모들치고 아이들과 함께 시민천문대에 가서 별을 보지 않은 사람들이 거의 없다. 부모와 아이들이 야외에서 같이 별을 보는 TV 광고도 몇 개나 나왔다. 특히 최근 아웃도어 열풍과도 잘 맞아떨어졌다. 야외에서 낮에는 할 일이 많아도 밤에는 별 볼 일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실시하는 2박3일 초중고 교사천문연수를 다녀간 교사만 6천 명이 넘는다. 묵묵히 1995년부터 20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연수를 실시한 결과다. 연수를 마친 교사들은 학교로 돌아가 맹활약(?)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지금은 천문학 동아리가 없는 학교가 드물게 됐다. 과학문화에 대한 저변확대가 정부와 공기관들에 의해 정책적으로 치밀하게 이뤄졌기 때문에 영화 ‘인터스텔라’의 관객이 천만에 육박한 것이다. 이렇게 상승한 집단지성은 앞으로 ‘스마트 코리아’ 건설에 결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지난 12월 12일 나는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영화 ‘인터스텔라’에 대한 강의를 하고 왔다. 진지하게 경청하는 젊은 공무원들의 눈동자로부터 밝은 과학기술의 미래를 확인할 수 있었다.
    Premium Chosun ☜       김기훈 프리미엄뉴스부 차장 kh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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