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남성의학자의성(性)스러운이야기

29 여자가 외도를 하면 남자가 참지 못하는 이유

浮萍草 2015. 1. 20. 09:27
    람을 피울 개연성은 인종과 지역에 관계없이 여자보다 남자가 월등히 높지만 한번이라도 외도해보고 싶은 마음은 개연성 만큼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지는 않다
    (아래 그림). 
    2013년 우리나라 한 결혼정보센터가 미혼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바람의 기준’에 대해 설문조사를 하였을 때,여자는 정신적 사랑의 교감을 가장 많이(40%),남자는 
    육체적 관계(39%)를 가장 많이 이야기하였다. 
    여자는 연인이나 배우자가 단순한 육체적 외도보다 정신적 외도를 더욱 분개하지만 남자는 배우자가 다른 남자를 정신적으로 흠모하는 것보다 육체적 외도를 더욱 
    분개한다는 이야기이다. 
    때문에 남자들은 외도현장에서 발가벗은 채 부인에게 발각되더라도 ‘잠만 잤지 관계는 갖지 않았다’고 오리발을 내밀어야 한다는 금언(?)이 있고 부인도 필경 남편이 
    육체적 관계를 가졌다는 강한 심증이 있더라도 내심 남편이 ‘강력히 부인해주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같은 심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별 차이가 없다. 왜 남녀가 이렇게도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일까?

    진화심리학자들의 설명에 의하면 그 근원은 원시사회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남자는 가족을 부양할 책임이 있다. 목숨을 걸고 사냥을 나가 가족의 먹이를 갖고 오는데 여자가 그 사이 바람을 피워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갖는다면 ‘죽 쑤어 개에게 바치는 꼴’이 된다. 때문에 내 여자가 다른 남자에게 한눈은 팔 수 있지만 몸을 허락하는 일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여성은 직접 애를 배고 낳기 때문에 자기 핏줄이라는 사실을 의심할 필요조차 없다. 그러나 남자는 아내가 낳은 자식이 자기 자식인지 아닌지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이렇기에 남자는 ‘일단 의심부터 하고 보는’ 본성을 갖게 되었다. 며칠 전 TV 드라마에서 첫 애기를 임신한 부인이 외간 남자를 만나는 것을 몇 차례 목격하고는 ‘뱃속의 아이가 내 아이가 아닐지 모른다’고 처제에게 푸념한 것을 부인이 전해 듣고 ‘자신을 믿지 못하는 남자를 어떻게 한평생 함께 살 수 있느냐! 당장 이혼하자’고 소리 지르는 것을 보았다. 말도 안 되는 얘기 같지만 남자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한편 여자는 새끼를 양육해야 하는데 먹이를 갖다 주지 않으면 당장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 그러므로 남편이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빼앗겨 그 여자에게 계속 사냥감을 갖다 주면 자신과 아이들은 꼼짝없이 굶어 죽을 수 밖에 없으므로 남편이 다른 여자와 단순히 육체적 관계를 갖는 것보다 정신적 사랑을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였는데 이 같은 심리가 진화하여 오늘날까지 전해왔다는 것이다. 이성을 처음 만났을 때 남자는 여자의 육체미에 먼저 눈길이 가며 여자는 남자의 인상에 먼저 눈이 간다. 남자는 자식을 잘 낳아줄 수 있는 여자의 육체미에 관심이 가는 원시적 본능이 전해 내려온 것이며 여자는 배신을 하지 않을 남성인지 얼굴에 나타나는 신뢰감을 읽으려는 본능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렇다면 남녀가 육체적 또는 정신적 외도를 했을 때 스스로 느끼는 죄책감은 어떻게 다를까? 남자들은 성욕이 강한 만큼 자신의 육체적 외도에는 관대하고 정신적 외도에 더 큰 죄책감을 느끼며 반대로 여자들은 몸을 지키려는 의식 때문에 육체적 외도에 더욱 큰 죄책감을 느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캐나다 세인트메리대학 심리학과 마리안느 피셔 교수팀의 연구에 의하면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토론토 지역의 남녀 130명을 대상으로 마음에 둔 이성과 육체적 또는 정신적 바람을 피운다는 상황을 가정한 뒤 어떤 상황에서 더 죄책감을 느끼는지를 설문 조사 했다. 그 결과 여자는 육체적 외도보다는 다른 남자에게 마음을 줬을 때 더욱 큰 죄책감을 느끼며 남자들은 반대로 비록 ‘하룻밤 사랑’이라도 사랑의 감정을 가지고 관계를 했을 때는 죄책감을 덜 느끼지만 마음 없이 육체적 관계만을 가졌을 때 더 큰 죄책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들은 육체적 사랑에 엄청나게 큰 비중을 두기 때문에 마음도 없이 성행위만 하는 몸의 외도에 더 큰 죄책감을 그리고 여자들은 마음을 주는 사랑에 훨씬 더 큰 비중을 두기 때문에 마음을 주는 외도에 더 큰 죄책감을 느낀다고 피셔교수는 설명하였다. 물론 이 같은 결과와 해석은 문화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남녀 간 육체적 정신적 외도에 대한 견해 차이는 성별의 차이라기보다 남자든 여자든 각자의 연애스타일에 달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연애 상대에게 헌신하는 사람은 성적 배신보다는 감정적 배신에 질투와 분노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연애를 하더라도 자율성을 중시하는 사람은 상대가 성적 배신을 했을 때 더 못 참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를 구속하려 하지 않는 연애스타일일수록 연인의 마음이 떠났을 때보다 연인이 다른 사람과 성관계를 했을 때 더 분노를 느낀다는 것이다. 이 연구를 수행한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 연구팀은“사랑을 할 때 자율성을 강조하는 태도는 깊은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으려는 자기 방어적 전략”이라며“그런 사람 일수록 상대가 다른 사람하고 성관계를 하느냐 안 하느냐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TV 드라마에서 맞벌이 하는 부인이 회사 일로 하루가 멀다 하고 파김치가 되어 늦게 귀가하는 힘든 생활을 하는데 남편은 회사 여사장과 바람을 피우며 부인을 냉대하고 거드름을 피우다 들통나며 결국 회사에서 쫓겨나 백수의 쪽박 신세가 되고 노숙자로 전락한다. 가까스로 부인의 용서로 집으로 귀환하지만 부인과 애들을 뒷바라지 하는 ‘전업주부’가 되며 부인이 회사 일로 술이 취해 늦게 귀가하면 바람을 피우지 않는지 경계 하는 통상적 남녀의 역할이 뒤바뀐 ‘비상식적 케릭터’로 구성되어 있다. 남녀의 역할이 둔갑해가는 현실에서 진화심리론자들은 어떤 해석을 내어 놓을지 궁금하다.
    Premium Chosun ☜       김세철 명지병원장 saeckim@uni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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