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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고기가 지방 함량 낮은 건강식이라고?

浮萍草 2015. 1. 14. 10:22
    고기가 건강식이라고요?
    양고기가 인기란다. 
    을미년,푸른 양의 해를 맞아 양고기를 찾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나. 
    그런데“양고기 수입 증가율이 돼지고기ㆍ소고기를 크게 앞질렀다”는 뉴스 보도나 신문 기사들을 접하며 이건 좀 아니다 싶은 부분이 눈에 띄었다. 
    양고기를 소개하는 관련 기사나 블로그의 글들이 하나같이 양고기 찬양에 여념이 없었던 것이다. 
    양의 해이니만큼 올해의 주인공인 양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을까? 
    아무리 그래도 양고기가 갑자기 건강식으로 둔갑하는 우스꽝스런 상황은 바로잡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낯선 육류에 속하던 양고기가 이처럼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비단 올해가 양의 해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미 최근 몇 년간 중국인 관광객이나 중국동포들을 대상으로 하는 양고기 전문점이 꾸준히 증가해왔고 양꼬치 전문점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새로운 볼거리와 
    맛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어모았다. 
    또한 해외여행이 일반화되면서 외국에서 양고기를 맛보았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양고기가 큰 거부감 없이 다가올 수 있었던 것도 양고기 대중화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봐야 한다. 
    인도에 단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사람들이 인도 카레 전문점을 찾아 인도의 맛과 향을 즐기며 이국적인 분위기에 젖어 보듯이 양고기 전문점도 그 독특한 향미로 이국
    적인 정취를 풍기며 소비자를 끌어모아 왔다.
    양고기 꼬치구이 / 조선일보 DB

    여기에 더해 최근 대형 유통업체들이 양고기 판매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양고기 소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 대형마트들의 랍스터 전쟁에서도 확인했듯이 이미 대형 유통업체들의 물량공세는 우리의 밥상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이다. 소비자가 먼저 원해서 상품이 기획된 것은 아니지만 결국 소비자는 ‘반값’의 유혹에 지갑을 열지 않던가.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다지만, 이처럼 공급이 새로운 수요를 불러오기도 한다. 양고기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는 보도에서 대형 유통업체의 양고기 판매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 있는 것을 보면 최근의 양고기 열풍도 다분히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 측면이 있는 듯한데, 수요 촉진을 위해 ‘건강’이라는 키워드를 동원한 것은 분명히 무리수가 아닐 수 없다. 양고기를 소개하는 많은 글에서 양고기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 것은 양고기의 지방 함량이 다른 육류에 비해 낮다는 것이다. 그러나 100g을 기준으로 양갈비의 지방 함량은 17.9g, 소갈비는 19.5g, 돼지갈비는 13.9g 들어 있다. 1살 미만의 어린 양고기는 부드럽고 냄새가 적어서 더 고급으로 치는데 어린 양고기의 갈비는 지방함량이 무려 34.4g이다. 지방의 섭취를 기피하는 현대인의 심리를 이용한 얄팍한 꼼수라 할 수밖에 없다. 일부 자료에서는 양고기의 콜레스테롤 함량이 낮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기도 한다. 그러나 양고기의 콜레스테롤 함량은 다른 육류에 비해서 절대 낮지 않다. 식품성분분석표에 나타난 양고기의 콜레스테롤은 100g당 75mg이다. 돼지고기 삼겹살 64mg, 소갈비 55mg에 비해서 오히려 더 높은 수치다. 이 역시 콜레스테롤 공포가 일반화 되어 있는 우리 사회에서 아주 잘 통할법한 사기에 지나지 않는다. 양고기에 불포화지방산이 많다는‘소문’에 찾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한 TV 기자의 멘트를 듣고는 내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 사실 보도가 기본이 되어야 할 지상파 방송의 뉴스에서 어떻게 저런 근거 없는 소문을 얘기할 수 있는지 양고기의 불포화지방산은 전체 지방산 가운데 약 50%,나머지 50%는 포화지방이다. 닭고기에 포화지방이 30% 돼지고기에 포화지방이 40%가량 들어 있고 심지어 포화지방이 많은 것이 문제로 지적되는 소고기의 포화지방도 45% 수준이다. 양고기의 포화지방은 우리가 흔히 먹는 육류보다 더 많고 불포화지방산은 오히려 더 적다고 ‘소문’이 아닌 ‘분석 데이터’가 분명히 말해주고 있다. 양의 해를 맞아 새로운 맛에 도전해보려는 분들을 뜯어말릴 생각은 없다. 독특한 양고기의 향미에 꽂힌 양고기 마니아에게 경고하기 위함도 아니다. 단지 양고기에 지방함량이 낮다기에 콜레스테롤이 적다기에 불포화지방산이 많아서 건강에 좋다기에 찾아 먹을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밝히고자 함이다. 그게 진실 이니까.
    Premium Chosun ☜      이미숙 식생활 클리닉'건강한 식탁'원장 doctor@diet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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