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과학 이야기

27 한국이 달 탐사에 나서는 목적

浮萍草 2014. 12. 8. 21:12
    유럽우주기구의 탐사선 로제타 호가 착륙선 팰리를 안착시킨 혜성 67P의 모습
    제적으로 몹시 어려운 형편이지만 우주를 향한 선진국들의 도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는 벌써 15년 가까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인 우주정거장(ISS)을 운영하고 있다. 지상 400킬로미터의 저궤도를 운항 중인 ISS는 1998년 조립을 시작했고 2000년 11월부터 지금까지 최대 6명의 우주인이 상주하면서 다양한 과학 실험과 관측 활동을 계속 하고 있다.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도 1990년부터 지상 600킬로미터 상공에 허블우주망원경을 운영하고 있다.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다. 우주 탐사를 통해 인류 전체가 공유할 수 있는 과학적 지식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다.
    ㆍ혜성의 정체를 밝혀낸다
    유럽우주기구(ESA)가 역사상 처음으로 지름 4킬로미터에 불과한 오리 모양의 초소형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크)의 표면에 착륙선 필래를 착륙시켰다. 2004년 3월에 발사된 유럽의 우주 탐사선 로제타 호가 무려 10년 8개월 동안 64억 킬로미터를 날아가서 이룩한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화성과 목성 사이에서 쏜살같이 날아가고 있는 작은 총알을 더 작은 총알로 명중을 시킨 셈이다. 안타깝게도 당초의 목표 지점을 조금 벗어난 그늘진 곳에 착륙하는 바람에 착륙선의 작동은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중단되어 버렸다. 그렇다고 혜성 탐사에 완전히 실패해버린 것은 아니다. 혜성 67P가 46억 년 전 태양이나 지구와 마찬가지로 텅 빈 우주 공간을 떠돌던 성간 먼지가 뭉쳐져서 만들어졌다는 사실도 확인했고 탄소가 포함된 유기물의 흔적도 발견 했다. 혜성 67P가 내년 8월경에 지구 근처까지 다가와서 착륙선 필래의 태양 전지가 다시 충전되면 혜성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알아내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본래 아무 예고도 없이 나타났다가 갑자기 사라져버리는 혜성은 큰 전쟁이나 끔찍한 재앙을 예고하는 불길한 징조였다. 그런 혜성의 정체를 처음 파악한 사람은 영국의 천문학자 에드먼드 핼리였다. 맨 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화려하고 밝은 꼬리를 불태우며 하늘을 가로지르는 핼리 혜성이 사실은 75년을 주기로 지구를 찾아오는 별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은 1705년의 일이었다. 핼리 혜성이 지구로 다시 돌아왔던 1986년에는 소련,유럽연합, 일본 등이 우주선을 발사해서 혜성의 핵과 꼬리에 대한 근접 관찰을 했다. 1994년에는 슈메이커-레비 혜성이 목성의 표면에 충돌하는 화려한 우주 쇼도 관찰했고 2004년에는 NASA의 탐사선 스타더스트 호가 혜성의 꼬리에서 생명에 필요한 라이신 이라는 아미노산을 발견하기도 했다. 2011년에는 NASA의 우주선 딥 임팩트 호를 혜성 템펠 1에 충돌시키는 실험에도 성공했다.
    소행성 이토카와에 착륙해서 시료를 채취하고 지구로 귀환하기 위해 이륙하는 하야부사 호의 모습.

    ㆍ소행성도 탐사의 목표가 된다
    태양계의 식구가 수성,금성,지구,화성,목성,토성,천왕성,해왕성과 같은 행성과 명왕성과 같은 왜행성만 있는 것은 아니다. 화성과 목성 사이에는 수를 헤아리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수의 소행성들이 떼를 지어 돌아다닌다. 크기가 일정한 것도 아니고 궤도가 안정적인 것도 아니다. 소행성 벨트를 떠돌던 작은 소행성들은 궤도를 벗어나 지구 대기권으로 진입해서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려주는 ‘별똥별’(유성)이 되기도 하고 영화 ‘딥 임팩트’를 통해 소개된 것처럼 재앙적인 결과를 가져다주는 ‘운석’이 되기도 한다. 그런 소행성도 우주 탐사의 목표가 된다. 소행성 탐사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둔 것은 일본이다. 일본어로 ‘새매’를 뜻하는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 호가 화성 근처를 지나고 있던 소행성 ‘이토카와’에 착륙해서 암석을 채취한 후 7년 만인 2010년에 지구로 귀환하는 놀라운 일에 성공했다. 하야부사 호는 인간이 제작한 우주선 중에서 달 이외의 천체에 무사히 착륙하여 임무를 마치고 지구로 안전하게 되돌아 온 최초의 우주 탐사선이 되었다. 하야부사 호가 가져온 암석에서는 감람석과 휘석이 확인되었고 화학적 조성은 지구상에서 발견되는 운석과 비슷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일본은 하야부사 호의 운석 탐사를 위해 210억 엔을 투자했고 올해 내로 하야부사 2호를 발사해서 또 다시 소행성 탐사를 시도할 예정이다.
    우리도 달 탐사를 시작한다

    ㆍ아시아에서 불붙은 달 탐사 경쟁
    아시아에서 신흥 우주 강국으로 떠오른 일본·중국·인도가 2007년 무렵부터 본격적인 달 탐사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시작했다. 우리가 달 탐사를 시작하겠다는 2017년이면 달에 착륙선을 보내서 탐사를 한 후에 안전하게 귀환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모두 확보하고 실행에 옮기겠다는 것이 세 나라의 목표다. 일본은 소행성 탐사에 성공함으로써 달 탐사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이고 중국도 작년 12월에 창어 3호를 보내 월면 탐사 차량을 달 표면에 내려놓은 일에 성공했다. 인도도 달 궤도에 진입시킨 찬드라얀 1호를 통해 달 표면에서 물과 얼음의 존재를 확인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오늘날 우주 탐사는 선진국 진입의 필수 요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뒤늦게 우주 탐사에 뛰어드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목표를 분명하게 밝히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달 표면에 전자 산업의 가장 중요한 자원인 희토류 금속이 엄청나게 존재하고, 핵융합 발전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헬륨 3가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자원 확보를 위해 달 탐사를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달 탐사에 필요한 기술의 산업적 가치도 과장할 이유가 없다. 분명한 목표도 정해놓지 않고 무리하게 밀어붙였던 우주인 배출 사업과 남의 기술을 비싼 값에 들여다가 아무 소득도 얻지 못했던 나로호 사업의 경험을 심각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보다 앞서 우주 탐사에 나선 선진국들이 지금도 태양계의 생성과 생명 탄생의 신비를 밝혀내겠다는 과학적 목표를 강조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상업적 소득을 앞세워야만 우리 국민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고 환상이다. 이제 우리도 인류의 미래를 위한 진정한 기초과학에 투자를 외면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설득시켜야 한다. 적지 않은 규모의 예산을 요구하기 전에 달 탐사를 시작하는 설득력 있는 진짜 목표를 먼저 내놓아야 한다.
    Premium Chosun        이덕환 서강대 교수 duckhwan@sogang.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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