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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인터스텔라

浮萍草 2014. 12. 8. 11:39
    우주비행사와 고승이 혈압과 맥박을 안정시킬 때 쓰는 비법
    
    "인류는 갈수록 불행해진다.’
    이 명제가 참일까요, 거짓일까요? 
    아무도 알지 못하는 답이지만, 참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대부분의 SF영화들이 그리는 미래를 보면 수긍이 갑니다. 
    비록 픽션이라고 하더라도 우리의 밝은 미래를 예견하는 영화는 하나도 없습니다. 
    극적인 효과를 노리기 위한 의도적인 창작들이겠지만 대부분은 암울한 미래 디스토피아를 예언하고 있습니다.
    문명이 발전할수록 우리의 생활이 편리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편리함이 행복의 척도는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고 과학의 발전은 우리의 삶을 오히려 망가뜨리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행복의 감정들은 아날로그적인 것이 더 많기 때문에 문명이 발전할수록 우리는 더 메말라가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뜨거운 감독인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역시 우리의 어두운 그림자가 느껴집니다. 
    하드SF라고 일컫는 그의 작품들은 철저한 과학적 검증을 거치는 실사 영화로 유명한데 그의 작품들은 암울한 미래를 예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것 그가 보내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다크 나이트 > 시리즈와 <인셉션>으로 이어지는 SF들이 그러하였고 우리나라에서 엄청난 반응을 보인 <인터스텔라>에서 그의 이야기는 더욱 뚜렷해집니다.​
    우리나라가 IT강국이라는 것은 영화 <인터스텔라>의 반응에서 알 수 있습니다. 
    뜻하지 않은 물리학의 열풍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브랜드와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흥행의 돌풍이라고 합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과학과 예술의 만남을 아름답게 표현한 크리스토퍼 놀란에게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머지않은 미래,지나친 개발로 사막화되어가는 지구의 모습으로 영화 <인터 스텔라>는 시작합니다. NASA의 파일럿이었던 쿠퍼(매튜 매커너히)는 옥수수 농장을 하면서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어느 날 정체모를 신호에 이끌려 비밀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되는데 그것은 더 이상 생명이 살 수 없는 지구를 떠나 새로운 행성에 인류의 보금자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나사로 프로젝트라고 명명된 그 플랜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었고 인류의 마지막 희망도 사라질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결국 그러하듯이, 해답은 사랑에 있었습니다. 전 우주를 관통하는 불변의 법칙,‘사랑’이야말로 인류를 구원할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 역설적인 <인터스텔라>의 메시지입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다른 은하계로의 여행이지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물리학자 킵 손을 참여시켜 그의 물리학적 이론들을 영상화합니다. 웜 홀,블랙홀,화이트 홀 등의 어려운 물리학 법칙들은 그의 영화에서 아름다운 화면으로 재해석됩니다. 블랙홀로의 여행 등,모든 물리학자의 꿈을 철저한 과학적 계산으로 그려낸 장면들은 IMAX라는 하드웨어를 통해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합니다. 영화 <인터스텔라>는 이렇듯 과학적인 검증을 거친 화면들로 가득합니다. 특히 쿠퍼(매튜 매커너히)와 아멜리아(앤 해서웨이)가 착륙선을 타고 모선에 비상 도킹을 하면서 강한 회전을 하는 장면은 인상적입니다

    ‘중력은 가속도와 같다’고 하는 등가원리를 적용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있습니다. 회전운동은 가속 운동이기 때문에 중력이 발생하게 되고,우주정거장 등에서는 무중력 상태의 우주에서 인공중력을 만들기 위해 회전운동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정상적인 회전은 강한 중력을 만들어 신체에 비정상적인 변화를 유발하여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군에 있는 항공우주의료원은 이러한 우주 공간이나 비행에 관련된 신체의 변화나 질병을 연구하고 치료하는 곳인데 특히 항공생리훈련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G-test라고 하는 중력가속도 내성 강화훈련이 힘들기로 유명합니다. 가속도가 심해지면 중력이 상승하게 되고 갑자기 강한 중력을 받게 되면 혈압이 이겨내지 못해 뇌로 혈류가 가지 못하는 상태가 됩니다. 심한 경우에는 정신을 잃고 기절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는 6G에 30초를 견디는 훈련을 받지만 초음속 제트기를 다루는 공군 파일럿들은 9G까지 견뎌야합니다. 영화 <인터 스텔라>의 모선과 도킹하면서 이와 흡사한 장면이 나오는 데 아멜리아(앤 해서웨이)는 기절하지만 숙련된 파일럿인 쿠퍼(매튜 매커너히)는 이겨냅니다. 혈압을 유지하는 슈트를 입기도 하지만 복식호흡을 물고기 아가미 호흡처럼 짧게 하는 L-1호흡법 등 훈련의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율신경계의 영향을 받는 혈압과 맥박 등은 수의적인 조절이 어렵습니다. 그러나 참선 등으로 수련된 고승들은 자유자재로 조절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검증된 것은 아니지만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잘 훈련된 조종사들 역시 비상 상황에서 신체의 변화를 이겨내는 능력을 갖게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호흡을 통한 컨트롤입니다. 우리 몸의 바이탈사인, 즉 활력 징후는 혈압, 맥박, 호흡, 체온 등입니다. 그 중에 우리가 자의적으로 조절 가능한 것은 호흡입니다. 특히 복식 호흡은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줘 혈압과 맥박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몇 년 전, 괄약근에 힘을 줘서 혈압을 올려 병역 면제를 받아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추가 검사를 통해 걸러 내므로 불가능하게 되었지만, 능력을 악용하는 인간의 탐욕에 씁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우리는 행복해지고 있을까요? 행복해지지 않는 발전,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생각해봅니다. 영화 <인터스텔라>는 말합니다, ‘결국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그 답은 우리에게 있습니다.
    Premium Chosun ☜       임재현 나누리서울병원 원장 nanoori1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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