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자의 성폭행

최근 본지에“발기부전도 강간가능”이란 제목으로 범죄 피해를 상담받기 위해 방문한 30대 여성을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친 경찰 간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는 기사가 실렸다. 이 간부는 자신은 당뇨와 말기 신부전증으로 발기 자체가 안 되어 성관계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5년 이상 성관계를 못해 여성을 강간할 의사가 없었고 단순히 스킨십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발기가 안 된다고 강간하려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며 이 간부의 신체접촉 내용,범행 전후 정황 등을 종합할 때 단순 추행으로만 볼 수 없다며 중형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오래 전 대학병원에 근무하던 시절 어느날 검찰로부터 수감자의 성기능을 감정해 달라는 의뢰가 왔다. 사연을 읽어보니 피고 H 씨의 죄명은 강간으로 밤중에 길가던 아가씨를 협박해 산으로 끌고가 강제로 추행하는 바람에 처녀막을 상실케 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피고는 평소 심한 조루와 발기부전으로 섹스 무능력자로 살고 있다며 삽입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검사를 해보니 내분비계의 호르몬 기능은 정상이었으나 혈관계 검사에서는 정맥 기능상 발기상태가 잘 유지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자기능력으로는 삽입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이런 경우 피고는 어떻게 해서라도 죄를 면하려고 발기가 안 돼 삽입이 안 됐다고 주장하지만 법적으로는 엄연한 성폭행으로 죄를 면할 수는 없다. 일반적으로 강간범들은 아주 성욕이 강하고 발기가 잘 돼서 이런 성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이상 성욕을 가진 일종의 성기능 장애 환자들이 많다. 성범죄 분야를 많이 연구한 존스홉킨스대의 머니 박사는 사람은 자기만의 독특한 지문이나 성격,취미 등과 같이 각자 고유한 사랑의 지도(love map)를 갖고 태어난다고 했다. 이러한 사랑의 지도에 따라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데이트하고 결혼하고 성 생활을 하는 것이다. 성 범죄자들은 이러한 사랑의 지도가 잘못돼 있어서 특수한 상황에서 강한 자극에 의해서만 흥분하고 발기가 되는 일종의 성기능 장애 환자들이다. 협박,감금,폭력 등의 특수 자극을 배경으로 상대가 순종할 때만 발기되며 이러한 자극이 없이 서로 좋아하고 사랑하고 애무하는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흥분이 안 되고 발기가 안 되는 것이다. 강간의 위협 시에 지르는 비명소리가 가장 강하게 자극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극한 상황의 강한 자극하에 상대가 굴복하면 비로소 승리감으로 긴장이 해소되면서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돼 발기가 되는 것이다. 최근 들어 성추행, 성범죄 관련 기사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성욕과 발기는 엄연히 다른 생리 기전이며 의학적으로는 흥분,발기,삽입이 중요하나 법에서는 사건의 정황에 따라 포괄적인 판단으로 판결을 내린다. 그러므로 발기부전 환자도 강간범으로 판결되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강간범들에게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 전자팔찌나 화학적 거세 방법으로 남성 호르몬을 억제시키는 주사요법이 이용되고 있다. ☞ Munhwa ☜      ■ 최형기 성공클리닉 원장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