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 T = ♣/오빠와 아저씨는 한 끗 차이

[9] 셔츠

浮萍草 2014. 11. 19. 07:00
    양복에 반소매 셔츠? 아저씨군요!
    너지 절약을 위해 노타이에 반소매 차림으로 근무하는 회사가 많아졌다. 이런 대세를 거스르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구온난화를 막아보자는 노력에 절대적으로 동감한다. 하지만 이런 사회적 움직임을 틈타 양복 안에 팔랑거리는 반소매 셔츠를 입는'아저씨'식 옷 입기가 확산되는 것에는 절대 찬성할 수 없다. 셔츠는 원래 속옷이었다. 그래서 양복저고리 소매단 끝으로 셔츠 소매가 조금 보이게 입는 것이 정확한 양복 착장법이다. '신사는 결코 맨살을 내보이지 않는다'는 신사도 기준에서 봐도 반소매 셔츠는 받아들이기 힘든 행태다. 게다가 여름철 팔뚝에 흐르는 땀을 셔츠가 흡수하지 못해 양복저고리가 고스란히 받아들여야 한다. 이는 고가 양복저고리의 수명이 짧아진다는 걸 의미한다. 습기 많고 짜증 나는 대한민국의 여름을 긴소매 셔츠로 이겨내는 대안은 없을까? 우선 멋지게 팔을 접어올려 팔목을 우아하게 노출하는 방법이 있다. 우선 소매 단추를 푼다.커프(셔츠 소매단)의 약 2배 정도 폭으로 소매를 팔 위쪽으로 끌어올린다. 아래쪽 소맷자락을 커프가 덮이도록 접는다. 이때 커프 끝이 살짝 나오도록 해야 자연스럽고 세련돼 보인다. 〈그림 참조〉 이렇게 소매 접기를 자꾸 하다 보면 자신만의 노하우를 개발하게 된다. 유럽과 일본의 멋쟁이 '오빠'들은 이미 이런 방식에 익숙하다. 여행이나 여가를 즐기는 경우가 아니라면 셔츠는 반드시 긴소매를 입는다. 긴소매라도 얇은 면이나 마 소재, 성글게 짜 바람이 통하는 옷감을 고르면 시원하다. 일본의 한 멋쟁이가"그동안 아무렇지 않게 입었던 반소매 셔츠가 어느 순간 갑자기 발가벗은 듯 수치 스럽게 느껴졌다"고 말한 적이 있다. 아저씨와 오빠의 차이는 크지 않다. 작은 원칙들을 지키되 적절한 대안을 찾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Chosun ☜       이헌'한국신사'패션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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