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 T = ♣/오빠와 아저씨는 한 끗 차이

[10] 손수건

浮萍草 2014. 11. 20. 06:00
    센스 있는 오빠라면 바지 뒷주머니에 손수건 한 장쯤은
    이헌 제공
    당에 가면 아저씨들의 '물수건 쇼'가 펼쳐진다. 손 닦으라고 주는 수건은 얼굴을 한 바퀴 돌고 목과 가슴팍을 쓴 뒤 발가락 사이사이까지 오가기도 한다. 다시 빨겠지만 다른 아저씨의 얼굴로 향할 그 물수건을 생각하면 밥맛이 뚝 떨어진다. 덥고 습하기가 우리보다 더한 일본의 신사들은 왜 이런 추태를 보이지 않는 걸까? 이유는 하나 손수건을 챙겨 다니기 때문이다. 식당에서,화장실에서 바지 뒷주머니에서 잘 접힌 손수건을 꺼내는 일본 신사들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기분 좋다. 손수건을 구입하기 쉬워서 들고 다니는 걸까, 아니면 사람들이 손수건을 많이 사용하니 업체들이 많이 판매 하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후자(後者) 같다. "손수건을 구하기 어려워 안 들고 다닌다"는 아저씨들이 있다. 그건 핑계다. 백화점 행사 매대와 동네 구멍가게의 잡화점엔 의외로 싸고 예쁜 손수건이 많다. 번화가 지하상가나 재래시장에도 손수건을 팔고 있다. 품질도 좋다. 그래도 못 찾겠다면 등산용품점에서 판매하는 반다나를 가지고 다녀도 좋다.
    그건 어디에서나 쉽게 구할 수 있다. 손수건은 의외의 순간에 빛을 발하며,영화 속 로맨틱한 장면엔 언제나 손수건이 등장한다. 사랑하는 여자가 벤치에 앉을 때 그녀에게 예기치 못한 슬픔이 닥치거나 작은 상처라도 입었을 때 손수건이 유용하다. 손수건은 면 100%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구입해 바로 사용하기보다는 두세 번 빨아 다리미로 정성껏 다리면 흡수력과 촉감이 좋아진다. 가능하다면 예쁘게 접어서 뒷주머니에 살짝 얼굴 내밀 듯 가지고 다니면 좋다〈사진〉. 아주 작은 물건 하나로 당신은 센스 있는 오빠를 넘어 사랑과 온정 그리고 준비성까지 갖춘 젠틀맨이 된다.
    Chosun ☜       이헌'한국신사'패션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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