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 T = ♣/오빠와 아저씨는 한 끗 차이

[11] 선글라스

浮萍草 2014. 11. 21. 06:00
    10년째 '저팔계 선글라스' 쓰고 계세요?
    레트로스펙스 제공
    살 좋은 가을엔 단풍놀이 등 나들이가 잦아진다. 선글라스가 여름보다 오히려 더 필요한 계절이다. 하지만 '아저씨'들은 십년쯤 전에 구입해 자동차 대시보드에 처박아뒀던 선글라스를 고집한다. 과중한 업무와 과음으로 10년 전보다 훨씬 살 오른 얼굴 덕분에 선글라스는 썼다기보다'얹어놨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만화영화 '손오공'에 나오는 저팔계를 연상케 한다. 선글라스는 그저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목적만 있는 게 아니다. 작고 동그란 선글라스는 존 레넌의 상징과도 같다. 선글라스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강력한 효과를 내는 중요한 아이템이다. 10년 넘게 같은 선글라스를 쓰고 있다면 당장 안경점으로 달려가 다양한 선글라스를 써보길 권한다.
    너무 과감한 디자인이라고 생각되는 선글라스도 착용해보면 의외로 튀지 않으면서 세련된 인상을 만들어준다. 그래도 부담스럽다면 고전적인 디자인의 선글라스를 시도해보라. 클래식 디자인은 시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흔히 '라이방'이라고 하는 비행기 파일럿 선글라스는 요즘 복고풍 디자인으로 젊은 세대에게 새롭게 사랑받고 있다. 청년 시절 사용하던 하금테(위쪽은 검정 또는 갈색 플라스틱이고 아래는 금속으로 된 테) 안경을 아직 보관하고있다면 꺼내서 먼지를 털고 색깔 있는 안경알을 끼워 보라. 의외로 멋진 선글라스를 싼값에 새로 얻을 수 있다. 운동이나 산행을 할 때는 유연한 소재의 스포츠 선글라스가 좋다. 금속제 선글라스는 땀에 약할 뿐 아니라 만약의 사고 시 흉기로 돌변할 수 있다. 단, 스포츠 선글라스는 양복이나 재킷 등 정장 차림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저팔계는 늘 같은 선글라스를 쓴다. 늘 같은 옷을 입어서 선글라스를 갈아쓸 필요가 없었다. 당신은 저팔계가 아니다. '오빠'로 불리고 싶다면 때와 장소와 목적에 걸맞은 선글라스가 필요하다.
    Chosun ☜       이헌'한국신사'패션플래너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