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 T = ♣/오빠와 아저씨는 한 끗 차이

[6] 양말

浮萍草 2014. 11. 16. 06:00
    오빠라면 양복 입고 맨발목 보이지 마세요
    금은 돌아가신 전 대통령에 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분은 항상 양말의 밴드 부분을 헐렁하게 풀어 신고 다녀 양말이 흘러내리곤 했는데 과거에 겪은 갖은 고초로 인해 고관절이 좋지 않아 발이 자주 부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맨살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는 신사 옷차림의 불문율을 범하는 것을 얼 마든지 용인할 수 있다. 하지만 지하철에서 만나는 일부 아저씨들의 모습은 고개를 가로젓게 한다. 신경 써 입은 것이 분명한 양복 차림임에도 조깅이나 산책할 때 신는 운동용 발목 양말에 검은 구두를 신고 있다. 좌석에 앉았을 때 드러난 발목 살과 검은 구두,그리고 하얀 스포츠 양말은 잔칫집에 상복을 입고 간 것처럼 격에 맞지 않는 옷차림이다. 모든 제품은 각기 알맞은 용도가 있고 그 용도에 맞게 사용할 때 제 기능을 발휘한다. 두툼한 스포츠 양말은 푹신한 착용감과 땀 흡수를 잘하도록 설계돼 있다. 반면 정장용 양말은 발목이 충분히 높아서 의자에 앉아 바짓단이 올라가더라도 살이 드러나지 않는다. 두께도 얇아서 날씬한 구두를 더욱 편안하게 신도록 고안됐다. 양말은 구두나 양복바지와 색깔을 맞추면 보기 좋다. 검정과 갈색의 얇고 충분히 긴 양말을 두 켤레 손수 마련해보면 좋겠다. 내 양말을 내가 손수 고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것도 멋있는 오빠가 갖춰야 할 덕목이니까 스포츠 양말은 운동이나 산책 등 야외활동 할 때를 위해 아껴두시라. 주말,격식을 덜 갖춘 캐주얼한 차림에 로퍼(끈 없는 구두)나 드라이빙슈즈(끈이 없고 바닥에 고무 돌기가 박힌 구두)처럼 편안한 구두를 신을 때라면 아예 양말을 신지 않는 것이 더 세련된 '오빠 스타일'이다. 발에 땀이 많이 나 힘들다면 발바닥만 감싸고 구두 밖으로는 드러나지 않게 만들어진 양말을 이용하는 것도 괜찮겠다.
    Chosun ☜       이헌'한국신사'패션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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