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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발효'로 포장된 MSG의 참 모습

浮萍草 2014. 11. 6. 22:06
    "MSG는 자연발효식품"… 소비자 우롱하는 식품회사의 '꼼수'
    대상이 미원 출시 58년 만에 대대적인 MSG(L-글루탐산나트륨·Mono Sodium Glutamate) 이미지 개선작업에 착수했다. 
    미원 제품명을 기존의‘감칠맛미원’에서‘발효미원’으로 바꿨고,겉포장을 미원의 원료가 되는 녹색 사탕수수를 강조한 디자인으로 변경했다. 
    지금까지 MSG는 화학조미료나 합성조미료 또는 인공조미료라는 별칭으로 다분히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업계는 미원이 화학조미료라는 오명을 씻고 MSG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고 평가했다.
    대상이 강조하는 것처럼 MSG의 원료는 사탕수수다. 
    생산과정에서 발효를 거친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대상이 미원을 선전할 때‘자연’과 ‘발효’를 강조한 것은 국내 소비자들이 식품에 대해 가진 선입견을 활용하려는 꼼수로 보인다. 
    MSG의 유해성에 대한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자연’과 ‘발효’라는 단어를 썼다고 MSG가 인체에 무해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고혈압의 원인으로 알려진 소금도 자연산(産)이고 과잉 섭취했을 때 문제가 끊임없이 지적되는 설탕도 자연의 산물이다. 
    화학적으로 합성하지 않고 사탕수수를 재료로 발효해서 만들었다는 사실이 MSG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는 뜻이다.
    기존제품인 감칠맛미원(왼쪽)과 이번에 새로 나온 발효미원

    MSG가 발효를 통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은‘발효된 것은 모두 좋다’는 소비자들의 환상에 편승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발효에 대해서는 유독 긍정적이다. 음식은 물론이고 심지어 샴푸도 화장품도 발효 제품을 개발하고 그것을 강조해서 마케팅을 한다. 하지만 간암의 원인으로 잘 알려진 알코올 역시 발효로 만들어진다. 발효는 만능이 아니다. 음식에 MSG를 넣는 이유는 단순하다. 저렴한 가격으로 뛰어난 감칠맛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MSG는 향미증진제다. 음식의 향미를 증진시키기 위해서 넣어주는 첨가물이란 뜻이다. MSG 무해론자들의 주장처럼 MSG는 자연의 다양한 식품에 포함되어있다. 식재료가 풍부하고 신선하기만 하다면 굳이 MSG를 넣을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최상급 꽃등심을 구워서 MSG에 찍어먹거나, 생선을 회나 구이로 먹으면서 MSG를 찍어먹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냉면육수와 매운탕에는 MSG가 빠짐없이 들어간다. 덜 신선한 식재료로 국물 맛을 내려고 하다보니 MSG를 넣는 것이다. 외식업계에서 MSG는 마법의 가루다. 질 낮은 재료를 사용해도 MSG만 있으면 만사 오케이(OK)다. 가공식품의 가격적인 측면이나 가공과정의 특성상 향미증진제는 거의 모든 제품에 필수불가결한 첨가물 이다. 물론 좋은 재료를 엄선해서 정성을 다해 만들면 MSG를 넣지 않아도 된다. 다만 원가 부담으로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소비자들이 사먹지 않는 게 딜레마다.
    2010년 10월 14일 혀에 착 감기는 감칠맛을‘빠르고 간편하게’내주는 덕에 인공조미료시장은 계속해서 안정적인 매출을 올려왔다.업계와 식약청은 MSG가 안전
    하다고 하지만 많은 소비자가 여전히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왼쪽 하얗고 반투명한 입자는 대상의 발효조미료‘미원’,갈색 설탕 같은 가루는 CJ제일제당의‘다시다'
    이다.

    식품업계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MSG에 대해 갖는 거부감이 지나치다고 불평을 늘어놓는다. 국제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됐고 한국식품의약품안전처도 MSG사용을 허가한 마당에 왜 자꾸 딴소리를 하냐는 것이다. MSG가 안전한 식품첨가물이라는 결과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들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MSG의 유해성과 관련한 연구 결과가 학술지에 끊임없이 발표되고 있다. 필자는 MSG의 유해성 논란이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히로사키(Hirosaki) 대학 연구팀은 지난 2002년 MSG를 먹인 쥐의 시력이 약해지고, 망막이 얇아지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MSG를 많이 섭취하는 동아시아인들 사이에 녹내장 발병율이 높은 이유를 설명한다고 했다. 당시 이 실험에 사용한 MSG의 농도가 너무 높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기는 했지만,연구팀은 인간이 평생 꾸준히 섭취하는 MSG 양을 감안할 때 시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시아 국가의 화학조미료 섭취량은 서유럽의 그것과 비교했을 때 매우 높다. 미국의 화학조미료 1인당 하루 섭취량은 약 0.47g이다. 일본은 이의 4배 수준인 1.98g 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아직 정확한 통계자료가 없다. 하지만 인스턴트라면 1봉지에 화학조미료가 평균 1.65g 이상이고 불고기양념 갈비양념 등의 각종 한식 인스턴트 양념류나 레토르트식품으로 판매되는 찌개,국,덮밥 등의 성분에 L-글루탐산이 빠지지 않는다. 식당에서도 MSG를 사용하고, 아이들이 즐겨먹는 과자에도 MSG가 들어간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MSG 섭취량은 일본에 비해서도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덴마크의 쉬마다(Shimada)교수 연구팀은 2013년 발표한 논문에서 건강한 성인이 MSG를 섭취했을 때 두통과 혈압의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를 내놨다. 또 동물실험을 통해 MSG가 간 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으며 암컷의 난소 난모세포에 해로운 영향을 미침으로써 여성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했다. 필자가 MSG의 유해성 논란이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현재까지도 MSG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논문들이 계속 발표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생명과학(Life Science)지에는 MSG를 투여한 어린 쥐에서 불안이나 우울증과 관련된 행동이 나타났다는 실험 결과를 토대로 한 논문이 발표됐다. 의학저널 악타 메디카 아카데미아(Acta Medica Academia) 최신호에는 MSG가 쥐의 고환조직에 형태학적인 변형을 유발하며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정자의 농도가 낮춰 남성불임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경고하는 논문이 실리기도 했다. MSG가 세상에 첫 선을 보인지도 벌써 한 세기, 우리의 밥상을 점령한지도 반세기가 훌쩍 넘었다. 관련업계를 포함한 일각에서는 MSG가 전혀 유해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값싸고 맛있으면 되는 거 아니냐고,비록 가짜 맛이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까지 MSG 섭취를 뜯어말릴 의도는 없다. 하지만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MSG와 관련한 최근의 연구 결과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도대체 MSG를 어찌해야 좋을까.
    Premium Chosun ☜       이미숙 식생활 클리닉'건강한 식탁'원장E-mail : doctor@diet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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