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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끈한 '사골곰탕' 건강하게 먹으려면

浮萍草 2014. 11. 26. 09:31
    겨울철에 뜨끈한 사골곰탕이 제격이다/조선일보 DB
    리나라 사람들은 소를 참 알뜰하게 먹는다.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문제로 나라가 한창 시끄러울 때 내장과 뼈까지 먹는 우리나라의 식습관이 문제라는 다소 황당한 지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소의 뼈를 이용한 요리가 다양하다. 갈비는 갈비탕,꼬리는 꼬리곰탕,무릎은 도가니탕,무릎 아래 다리는 우족탕으로 즐긴다. 한국인의 밥상에서 밥 옆에 국 놓는 자리가 비어있으면 영 어색하고 허전하다. 오죽하면 ‘국물도 없다’는 말도 있다. 우리는 사시사철 여러가지 국을 먹지만 겨울철에는 사골국을 많이 먹는다. 사골국은 무릎 위 다리뼈를 이용한 국이다. 다리뼈의 겉은 치밀골이고 속은 해면골인데 오랫동안 끓이면 해면골의 콜라겐과 각종 무기질이 국물에 녹아나와 사골국 특유의 뽀얀색이 짙어지고 식으면 묵처럼 변할 정도로 걸죽해진다. 뽀얗게 우러난 사골국물은 그야말로 진국이다. 하지만 과연 사골국은 보양식일까? 사골은 소의 뼈이고, 뼈를 오랜 시간 고아서 만든 사골국은 당연히 뼈에 좋다는 속설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선입견이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오히려 사골국은 인간의 뼈에 나쁘다고 했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사골국물의 칼슘 함량이 100㎖당 15㎎정도로 기대만큼 많지 않다는 데 있다. 같은 양의 우유에는 105㎎의 칼슘이 들어있다. 사골국을 우수한 칼슘의 급원이라고 하기는 분명 부족하다. 사골국에 무기질의 일종인 인의 함량이 높아서 칼슘의 흡수를 방해한다는 주장도 있다. 인은 필수 무기질이기는 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칼슘의 흡수를 방해한다. 사골에는 칼슘과 인이 함께 있다. 실험결과를 보면, 사골을 6시간 기준으로 1~3회 끓였을 경우 칼슘과 인의 비율은 적절하게 유지되지만 그 이상 끓인 경우에는 인의 비율이 현저히 증가했다. 결론적으로, 4번째 사골국물은 맛도 엷어질 뿐 아니라 영양적으로도 바람직하지 못하기 때문에 3번째 국물까지만 먹어야 한다. 사골국의 기름도 문제다. 소기름은 45%가량이 포화지방산으로 혈중콜레스테롤을 높여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고 뇌 세포막을 단단하게 만들어 뇌의 노화를 촉진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걷어 내고 먹어야 한다. 기름은 뜨거울 때 제거하는 것 보다 사골국을 완전히 식힌 후 위에 떠오른 굳기름을 걷어내면 훨씬 더 깔끔하다. 뼈 중에서 으뜸으로 치는 사골은 값이 무척 비싸다. 하지만 사골이 비싸다고, 값싼 잡뼈보다 영양적으로 더 우수한 것은 아니다. 동일한 조건에서 국물을 우려낸 경우 사골이나 잡뼈나 모두 칼슘이나 단백질 함량이 비슷하다. 맛의 차이도 크지 않다. 사골국을 건강하게 먹으려면 사골국을 단일 요리로 먹기 보다는 요리의 기본 국물로 이용하는 것이 좋다. 대파만 넣어먹는 사골국에는 영양적인 균형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만둣국,떡국,무국,미역국,육개장 등 각종 국물요리에 사골 또는 잡뼈 우린국물을 기본 육수로 활용하면 음식의 맛이 한층 깊고 풍부해질 뿐 아니라 칼슘과 단백질도 보충할 수 있다.
    설렁탕이나 곰탕을 먹을 때 음식이 나오자마자 국물 간도 안 보고 소금을 넣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습관적으로 소금이나 간장을 넣는 행동은 나트륨 과다 섭취의
    주요 요인이다. /김연정 객원기자

    사골국의 나트륨도 논란의 중심에 있다. 별다른 양념 없이 송송 썬 대파와 소금으로만 간을 맞추는 사골국은 나트륨 함량이 높아지기 쉽다. 나트륨은 혈압을 높일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혈액을 산성화시켜 뼈에서 칼슘이 녹아나오도록 만들기 때문에 뼈에도 좋지 않다. 하지만 이는 비단 사골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모든 국물요리가 갖고 있는 문제다. 오죽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국 없는 날’을 정해가며 국물 덜 먹기 운동을 벌인다. 물론 그런 날이 있다는 사실조차도 국민 대부분이 모른다는 것이 문제다.
    Premium Chosun ☜       이미숙 식생활 클리닉'건강한 식탁' 원장 doctor@diet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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