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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4절기는 음력이 아니라 양력에 기반

浮萍草 2014. 10. 30. 09:22
    해 추석은 너무 빨랐다. 곡식이나 과일이 채 익기도 전에 추석이 지나갔다. 
    하지만 내년에는 정상적으로(?) 9월말에 추석이 온다. 
    지난 10월 24일부터 윤달이 시작돼 날짜가 한 달 가까이 뒤로 밀리기 때문이다. 
    윤달이라 예식장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윤달에 대한 천문학적 상식에 대해 알아보자.
    태고적부터 해와 달을 연구하면서 자연스럽게 등장한 것이 책력이다. 
    지구가 ‘해’를 한 바퀴 공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한 ‘해’요,‘달’이 지구를 한 바퀴 공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한 ‘달’이 됐다. 
    따라서 한 해는 360일이요 한 달은 30일이므로 한 해는 열두 달이 된 것이다.
    양력은 해를, 음력은 달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책력이다. 
    양력을‘洋曆’,즉 서양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양력은 해,즉‘太陽’에서 비롯돼‘陽曆’,음력은 달,즉 太陰’에서 비롯돼‘陰曆’이라고 적는다. 
    오늘날 해는 태양이라고 하면서 달은 태음이라고 하지 않아 듣기에 어색하다. ‘해와 달’이 ‘태양과 달’보다 더 잘 어울리지 않는가?
    라틴어로 해를 ‘Sol’,달을 ‘Luna’라고 한다. 
    그래서 양력은 ‘solar calendar’, 음력은 ‘lunar calendar’가 된다. 
    참고로 일식은 영어로 ‘solar eclipse’ 한자로 ‘日蝕’ 이라고 적고 월식은 영어로 ‘lunar eclipse’, 한자로 ‘月蝕’ 이라고 적는다. 
    옛날에는 해와 달을 먹어간다는 의미로 일식을 ‘日食’, 월식을 ‘月食’으로 적기도 했었다. 
    식당 메뉴와 같았던 것이다.
    현재 양력의 1월 1일은 천문학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는 날이다. 
    겨울의 끄트머리에 위치한 해와 달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날이다. 
    오히려 음력의 경우에는 1월에 입춘이 있으니까 어느 정도 계절을 감안했다고 볼 수 있다.
    태호복희는 24절기를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표에서 보듯이 24절기는 양력에 기반을 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24절기가 음력에 기반을 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표를 보면 양력 2월에 입춘·우수가 있고 양력 3월에 경칩·춘분이 있고… 이런 식으로 돼 있다. 
    1년은 12달이고 절기는 24개가 있으니까 1달에 꼭 절기가 2개 들어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춘분은 언제나 3월 21일 근처다. 
    춘분이 3월 25일이 되거나 그런 일은 절대로 없다.

    양력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24절기는 음력의 경우 당연히 문제가 생긴다. 예를 들면 음력에서는 24절기 하나만 들어가는 달이 가끔 나오는데 그것이 바로 윤달이다.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24절기는 12절기와 12중기로 다시 나뉜다. 예를 들어 입춘·입하·입추·입동은 12절기고 춘분·하지·추분·동지는 12중기다. 윤달은 12절기 중 하나만을 갖게 된다. 이 인류문화유산을 ‘무중치윤법’,한자로 ‘無中置閏法’ 같이 적는데, 즉 ‘중기가 없으면 윤달로 다스리는 법’이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올해 양력 10월 24일에 시작된 윤9월에는 12절기의 하나인 입동만 윤9월 15일(양력 11월 7일)에 있다. 즉 12중기 중 어느 것도 윤9월에 포함돼 있지 않은 것이다. 참고로 윤9월 1일 직전 음력 9월 30일(양력 10월 23일)은 12중기의 하나인 상강이고, 윤9월 29일 직후 음력 10월 1일(양력 11월 22일)이 12중기의 하나인 소설이다. 양력과 음력은 3년마다 약 1달 차이가 난다. 그것은 물론 해와 달의 운행 때문이다. 양력의 1년을 365일로 본다면 양력의 1달은 대략 365일 ÷ 12 = 30.5일이다. 그래서 양력 1년은 6달은 30일, 6달은 31일이라야 한다. 보름달에서 다음 보름달까지 29.5일 걸린다. 따라서 음력 1년은 6달은 29일, 6달은 30일이라야 한다. 따라서 음력의 1년은 29.5일 × 12 = 354일밖에 되지 않는다. 즉 양력의 1년과는 365 - 354 = 11일의 차이가 나게 되고 이 차이가 3년간 축적되면 거의 1달이 된다. 따라서 대략 3년에 1번씩 윤달을 집어넣으면서 양력과 음력을 맞춰가는 것이다. 그런데 양력 1년의 길이는 대략 365일 6시간이기 때문에 4년 동안 하루 오차가 누적된다. 그래서 양력에서는 4년마다 2월이 29일까지 있는 윤년을 둔다. 그런데 문제는 1년의 길이가 정확히 365일 5시간 48분 46초라는 점이다. 즉 365일 6시간보다 조금 짧다. 그 차이 때문에 400년에 3번은 윤년을 빼야 한다. 그래서 서기 연수가 4로 나누어 떨어지면 윤년이 되지만 다시 100으로 나누어 떨어지면 평년이 되고 다시 400으로 나누어 떨어지면 윤년이 된다. 예를 들어 서기 1800년이나 1900년은 4로 나누어 떨어지지만 동시에 100으로도 나누어 떨어지므로 2월이 28일까지 있는 평년이다. 하지만 서기 2000년은 4, 100, 400으로 모두 나누어 떨어지므로 윤년이었다. 그런데 중국과 음력 날짜가 다른 경우가 가끔 있다. 이는 음력 1일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알아야 이해할 수 있다. 해의 중심과 지구의 중심을 연결하는 직선을 생각한다. 지구를 공전하는 달의 중심이 이 직선에 가장 접근하는 순간이 있다. 천문학에서 그 순간을 ‘삭’이라 하고 한자로는 ‘朔’으로 적는다. 음력 15일은 ‘망’이라 하고 한자로는 ‘望’으로 적는다. 그래서 달이 차고 이지러지는 것을 ‘삭망’이라고 표현한다. 음력에서는 삭을 포함한 날이 바로 1일이 된다. 즉 삭이 새벽 1시 17분에 있든 저녁 7시 27분에 있든 그 날이 음력 1일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거의 하루 길이에 해당되는 오차가 늘 적용되고 그 결과 음력 15일 달이 둥글지 않을 수 있다. 올해 추석 보름달이 조금 찌그러졌었던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올해 2014년은 중국과 우리나라의 책력이 완벽하게 일치한다. 심지어 윤9월까지 똑같다. 하지만 예를 들어 2012년의 경우는 중국과 많이 달라서 정말 골치가 아팠었다. 조금 어렵기는 하지만 2012년의 경우를 설명하겠다. 골치 아픈 독자는 여기서 읽기를 마치기 바란다. 음력 5월 1일의 삭이 우리나라는 양력 6월 20일 0시 2분에 있었지만 중국은 양력 6월 19일 23시 2분에 있었다. 이는 중국이 우리나라보다 1시간 늦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음력 5월 1일이 우리나라에서는 양력 6월 20일,중국에서는 양력 6월 19일이 됐다. 그래서 음력 5월 5일인 단오가 우리나라는 양력 6월 24일, 중국은 양력 6월 23일이 된 것이다. 그런데 이 드문 현상이 7월에 또 반복됐다. ‘ 2012년의 저주’라고나 할까. 음력 7월 1일의 삭이 우리나라는 양력 8월 18일 0시 54분에 있었지만 중국은 양력 8월 17일 23시 54분에 있었다. 따라서 음력 7월 1일이 우리나라에서는 양력 8월 18일,중국에서는 양력 8월 17일이 됐다. 그래서 음력 7월 7일인 칠석이 우리나라는 양력 8월 24일, 중국은 양력 8월 23일이 된 것이다. 그런데 ‘2012년의 저주’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윤3월이 있었는데 중국은 윤4월이 있었다. 양력 4월에는 청명과 곡우, 양력 5월에는 입하와 소만, 6월에는 망종과 하지가 들어간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2년 청명은 양력 4월 4일, 곡우는 양력 4월 20일이었다. 따라서 청명은 음력 3월 14일, 곡우는 음력 3월 30일이 돼 음력 3월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입하는 양력 5월 5일,소만은 양력 5월 21일이었는데 소만이 음력 4월 1일이 돼버린 것이다. 그래서 졸지에 입하가 음력 3월과 4월 사이에 혼자 남게 됐다. 그래서 2012년 5월 5일 입하는 윤3월 15일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즉 우리나라는 윤3월이 있었는데 중국은 윤4월이 있었던 것이다.
    Premium Chosun ☜       박석재 한국 천문연구원 연구위원 dr_blackh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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