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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라고 뽐내다 그만...

浮萍草 2014. 10. 16. 10:03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 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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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보다 가을밤의 정취를 더 잘 표현한 시를 찾아보기란 불가능하다. 가을 밤하늘은 계절만큼이나 쓸쓸하게 느껴진다. 이는 물론 가을 밤하늘에는 밝은 별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여름밤 중천에서 찬란하게 빛나던 은하수도 서편 하늘 낮게 기울어져 있어 우리에게 적막함을 더해준다. 아래 성도는 9월 15일 22시 10월 1일 21시 10월 15일 20시의 밤하늘이다. 즉 보름이 지나면 별들이 1시간 일찍 뜨고 지는 것이다. 관측자가 북쪽으로 머리를 두고 누워서 어안렌즈로 올려다보는 밤하늘의 모습이다. 누워서 올려다보기 때문에 동서 방향이 바뀐다.

    ㆍ10월 15일 20시, 10월 30일 19시, 11월 15일 18시의 밤하늘
    북쪽 하늘을 보면 M 모양의 카시오페이아(Cassiopeia) 자리가 쉽게 눈에 띈다. 카시오페이아를 ‘카시오페아’로 잘못 쓴 경우가 의외로 많으니 주의하자. 카시오페이아 자리 근처 중천에는 페가수스(Pegasus) 자리의 별 3개와 안드로메다 (Andromeda) 자리 별 1개가 이루는 커다란 사다리꼴 모양이 눈에 띈다. 이것이 유명한 페가수스 사각형이다. 사각형을 이루는 네 별 중 카시오페이아자리에 가장 가까운 별이 안드로메다자리에 속한 것이다.
     

    이 별로 시작해서 마치 카시오페이아 자리를 감싸는 형태로 안드로메다 자리의 별들이 한 줄로 배열된다. 시골 밤하늘에서 자세히 보면 작은 구름처럼 뿌옇게 보이는 안드로메다 은하를 볼 수 있다. 안드로메다 은하가 이처럼 맨눈으로 보이기 때문에‘은하철도 999’의 종착역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야구에서 악송구를 하면 ‘안드로메다로 보냈다’ 같은 표현을 하는데 이것도 아마 마찬가지 이유일 것이다.
     
    ▲ (左) 안드로메다 은하/촬영=강만수

    안드로메다/루벤스作
    카시오페이아는 고대 에티오피아(Ethiopia) 왕국의 왕비로 남편인 케페우스(Cepheus) 왕, 딸인 안드로메다,사위인 페르세우스(Perseus)와 함께 별자리가 됐다. 카시오페이아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라고 믿었으며 늘 이를 뽐냈다고 한다. 그러다가 그만 지중해에 사는 요정들에게 미움을 사게 된다. 요정들 심술도 대단해서 카시오페이아는 결국 안드로메다를 가을철 남쪽 하늘 별자리가 된 고래(Cetus)에게 제물로 바칠 수밖에 없게 된다. 페르세우스는 이 고래를 처치하고 절벽에 묶여 있던 안드로메다를 구출해 남편이 된다. 페르세우스가 고래와 싸우고 있을 때 마침 손에 들고 있던 메두사(Medusa)의 목에서 피가 흘러 바다로 떨어졌다. 이 피가 날개 달린 아름다운 말 페가수스를 탄생시켰다고 한다. 남쪽 하늘에는 밝은 흰 별이 하나 외롭게 보일 것이다. 이것은 가을철 밤하늘의 유일한 1등성으로서 남쪽물고기 자리의 포말하우트(Fomalhaut)다. 북두칠성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카시오페이아 맞은편 지평선 위에 낮게 떠 있어 보기가 쉽지 않다.
    Premium Chosun ☜       박석재 한국 천문연구원 연구위원 dr_blackh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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