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커플링 법칙

12 생식기 속 구애

浮萍草 2014. 9. 11. 09:18
    <암수 교접의 생리적 코드가 맞을때와 맞지 않을 때
    몸 속의 생태학을 모르고서는 스스로의 몸의 정체성을 알 수 없다. 여기 당신의 몸과 마음,그리고 뇌가 연동되어 빚어내는 다채로운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인간 행동학의 세세한 빛과 그림자를 따라가 보라. 그러면 인간 이해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ㆍ인간 본성은 어디서 오는가? - 마음의 기원 리엄 G.에버하드는 곤충 그 중에서도 곤충들의 생식기 전문의 세계적 생물학자다. 그는 곤충의 암수에게도 상호간의 생리적 적합성이 작용한다는 사실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다시 말해 곤충들도 좋아하는 상대가 따로 있다는 얘기다. 에버하드가 말하는 곤충 사이의 적합성이란 곧 암컷의 생식기와 수컷 생식기 간의 촉감적 교감을 뜻한다. 곤충 생식기의 그 깊이와 길이와 넓이와 그리고 생식기의 경도(硬度)와 온도가 상호간에 얼마나 감촉적 자극을 극대화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그는 곤충들이 암수 생식기 간의 적합도를 따라 교미 상대에 대한 호·불호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는 것을 아예 ‘내적 구애(internal courtship)’ 즉 생식기 속의 구애로 표현하고 있다. 동물들은 뭐니뭐니해도 생식기 그 자체가 서로 간에 맞느냐 안 맞느냐 또는 자극을 극대화할 수 있느냐가 적합도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인간도 그런 측면이 없지 않다. 미국의 TV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인공 중 한 사람인 킴 캐트럴은 ‘만족 : 여자 오르가즘의 예술(Satisfaction : The Art of the Female Orgasm)’이란 소책자를 그녀의 남편인 마크 레빈슨과 함께 세상에 내놓은바 있다. 이 책은 남녀의 노골적인 성애의 기술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특히 그녀는 책에서 남녀 간 적나라한 애무뿐만 아니라 마치 인도의 성경전 ‘카마수트라’에 나오는 남녀 성애의 곡예적 자세를 방불케 하는 그런 애무의 방향과 기법에 대해서도 여자다운 섬세한 터치로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그녀의 설명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은 바로 이 점이다. 즉, 여자의 ‘요처’를 남자가 공략하는 데 여성 쪽에서 바라는 애무의 방향이 때에 따라선 맞을 때도 있고 안 맞을 때도 있다는 것이다. 남녀 간의 ‘쪽’과 ‘짝’의 방향성의 접합성이 어떨 때 극대화 될 수 있느냐하는 점에 대한 의문이다. 왜 어떤 때는 맞고 또 어떤 때는 안 맞을까? 그녀 자신도 그 이유는 모른다고 했다. 그렇다면 인간 남녀의 경우는 무엇이 더 큰 문제인가? 인간의 경우는 동물,특히 앞서의 곤충의 예처럼 생식기 간의 적합성 여부가 문제가 될 때가 있지만 그러나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체질적인 상합성(compatibility) 여부가 남녀 간의 애정을 결정짓는 핵심적 변수라는 사실이다. 동물도 인간과 같은 유사한 과정을 거쳐야 사랑의 감정이 생겨날까? 197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콘라트 로렌츠는 “동물은 인간보다 작은(또는 적은) 지능을 가진 인간”이라고 했다. 동물도 인간보다 지능이 떨어질 뿐 인간과 다를 바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동물의 경우 인간처럼 자율신경계에서 생긴 성적 흥분이 복잡한 경로를 거쳐 감각운동계로 전이되는 그런 섬세한 전이과정은 발달되지 않았다는 것이 동물학자들의 통설이다. 인간의 성기관은 감정과 오장육부의 유기적 작동체계가 어떻게 연동되어 작용하느냐하는 측면이 동물보다 훨씬 발달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ANS(자율신경계)에서 발원된 성적 흥분이 운동신경계로 전이되는 그 과정의 빠름과 늦음,강함과 약함은 사람마다 다르고,상황마다 다르고, 신체조건마다 다르고 각자의 생리적 조건에 따라 다 다르다. 문제는 다양한 남자와 다양한 여자의 생리적 조건이 언제, 어떤 조건 하에서 맞아 둘 사이의 상합성이 극대화 될 수 있느냐 여부다. 독일 출신의 의사 겸 심리학자인 빌헤름 라이히는 남녀 간 성애에는“특별한 종류의 성적 공명이 일어날 수 있다(a special kind of sexual resonance can occur between a man and a woman)”고 했다. ‘일어난다’가 아니라 특별한 경우에만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성적 공명이 언제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라이히는 이런 성적 공명은 어떻게 왜 그리고 어떤 조건에서 일어나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신비주의(mysticism)”에 의존해서 이런 현상을 해석해 볼 뿐이라고 했다. 그러나 라이히는 남녀 간 성애를 “성적 밀고 당기기(sexual magnetism)”의 현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라이히가 말하는 ‘성적 밀당’이란 무엇일까? 그는 현상적인 경험으로 이를 설명하고 있다. 우선 성적으로 맞는 남녀 간에는 생체 전기적 흐름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맞는 남녀 간에는 두 사람 사이에 생겨난 성적 흥분이 만들어낸 생체 전기의 흐름이 밖으로 즉 심장에서 말초 신경 쪽으로 흐르는 원심성을 띠고 있고 그렇지 않은 남녀 간 생체 전기의 방류 방향은 말초 신경에서 심장 쪽으로 흐르는 구심성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라이히에 의하면 인간이 걱정과 분노로 흥분했을 때는 생체 전기 흐름이 구심적이고 기쁨으로 흥분되어 있을 때는 원심적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다시 말해 두 남녀가 교접할 때 두 사람 간의 생리적 코드가 상합적일 때는 두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성적 흥분은 원심적으로 흐르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반대의 방향으로 흐른다는 것이다. 왜 어떤 경우에 남녀가 일으키는 어떤 흥분 상태는 원심적이 되고 또 어떤 흥분 상태는 구심적이 되느냐 하는 그 원인을 라이히는 설명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이것이 위에서 얘기한 신비주의를 말하는 한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라이히는 교접하는 두 남녀의 생체 전기와 피의 흐름이 밖으로(outward),즉 말단 신경을 향해서 흐를 때와 그 반대인 안쪽으로 즉 심장을 향해서 피의 흐름이 모아질 때 두 가지 현상 사이에는 생리적인 반응에 있어서 질적인 그리고 양적인 차이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맞을 때 두 남녀가 보여주는 성적 흥분은 조급한 움직임이 아니라 서서히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면서 도스르는 듯한 근육의 움직임으로 두 남녀사이의 완급이 잘 조절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남자는 서서히 깊게 침투하는 듯한 강렬한 욕망을 보이고 여자는 그에 상응하는 깊게 받아들이려는 강한 근육의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이다. 라이히는 이런 접촉에서 생기는‘감촉적 흥분’은 결과적으로 남녀간의 마찰에서 오는 감촉적 만족으로써 교접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고 보았다. 이렇게 두 남녀의 감촉적 접촉이 어느 정도 성공했느냐의 여부는 여성 성기의 분비물이 한 쪽은 촉촉하고 또 다른 쪽은 뻑뻑하다는 것이다. 라이히의 이런 얘기들은 남녀 간 오르가즘의 질에 대한 그의 탁월한 주장을 잘 요약해주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라이히조차도 남녀 간의 이런 성애의 극치를 이끌어내는 데 필요한 요소가‘성적 공감’이라는 것은 알지만 이런 성적 공감이 어떻게 그리고 어떤 조건 하에서 생기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그에게 조차도 그것은 알 수 없는 신비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남녀 간에 어느 쪽이든 극상의 성애의 재미를 마음껏 누리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만의 조건으로는 이것을 성취하기 어렵다. 나와 상대방과의 생리적 조건이 맞아 떨어질 때라야 가능하다. 두 남녀 사이의 생물적인 그리고 생리적인 조건이 완벽하게 ‘앤태고니스틱’ 할 때, 그럴 때라야만 만족할만한 길항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그런 조건은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Premium Chosun        허경구 국제정치문제연구소 이사장 aronge7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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