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浮萍草音樂/아시아 불교민속

<34〉 태국 ②

浮萍草 2014. 9. 29. 11:06
    축복과 감사의 축제
    국에는 자국민과 외국인들 모두가 열광하는 양대 축제가 있다. 
    두 축제는 여러 면에서 조화롭다. 
    양력으로 송크란 축제는 4월에,러이끄라통 축제는 11월에 열어 시기적으로 균형을 이룰 뿐더러 낮을 중심으로 한 소란형 축제와 밤에 빛을 발하는 정숙형 축제라는
     점에서도 대조적이다.
    하나는 거리의 모든 이들이 물세례를 주고받는 물축제요 또 하나는 불을 밝혀 강에 띄워 보내는 유등축제이니 물과 불이 어우러졌다.
    4월13일부터 15일까지 치르는 송크란은 서로에게 물을 뿌림으로써 새해를 축복하고 액을 씻어주는 의미를 지닌다. 
    산스크리트어에서 유래한 ‘송크란’은 ‘옮긴다’는 뜻으로, 고대인도에서는 태양이 백양자리에서 황소자리로 이동하는 4월13일부터 한 해가 다시 시작된다고 보았다. 
    이에 태국뿐만 아니라 미얀마ㆍ라오스 등에서도 이 무렵을 새해로 여겼고 양력을 쓰게 되면서 새해의 의미는 퇴색되었으나 풍습은 그대로 남아 전통축제로 이어진 
    것이다.
    이때 물을 뿌리는 풍습은 관불(灌佛)에서 유래하여,부처님을 씻어주듯 한 해를 새롭게 맞고자 씻음의 행위로써 심신을 정화하였다. 
    시기적으로도 태국의 4월은 11월 무렵부터 여섯 달에 걸쳐 계속되던 건기가 막바지에 이르러 연중 가장 무더운 시기이다. 
    따라서 물에 흠뻑 젖는 축제는 5월의 우기를 앞두고 모심기를 준비하며 간절히 비를 기원하기에 더없이 적합한 의식이라 할 만하다.
    이날 관불과 불공을 올린 뒤 젊은이들은 부모님과 마을어른의 손에 향수를 부어드리며 인사 올리고 어른들은 덕담을 한다. 
    그러고 나서 본격적인 물세례가 시작되는데 도시젊은이들은 사전행사와 상관없이 낯선 이들에게 물을 뿌리는 일탈이 용인되는 시간을 즐기기에 여념이 없다.
    ‘송크란 때 젖지 않으면 인기 없는 사람’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물을 뿌리는 이나 맞는 이 모두가 이를 즐기기 위해 거리로 나서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태국력으로 12월 보름에 열리는 러이끄라통은 보름달이 떠오를 때 소원을 담아 강이나 호수에 촛불을 띄워 보내는 낭만적인 축제이다. 
    이 무렵은 태국의 수확철로 우리의 한가위에 해당한다.
    ‘러이’는 보낸다는 뜻이고 ‘끄라통’은 연꽃을 뜻하여 바나나 잎으로 연꽃 모양의 배를 만들고 초,향,꽃 등을 실어 띄워 보냄으로써 수확에 감사하고 소망을 기원하는 
    것이다. 
    또 종이풍선에 등불을 실은 풍등(風燈)을 만들어 밤하늘로 올려 보내며 소원을 빌기도 한다.
    불을 밝힌 연꽃 배는 물결에 일렁이며 강을 떠내려가고 풍등은 바람에 날려 하늘을 날아 그들의 소망을 전할 것이다. 
    저마다 사연을 간직한 채 강과 하늘을 수놓는 불빛도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도 더없이 아름다운 등불축제이다.
    태국의 두 축제는 우리의 설과 추석을 떠올리게 한다. 
    설이면 차례를 지낸 다음 어른에게 세배하고 덕담을 듣듯이 그들은 부처님께 관불을 올린 뒤 어른의 손에 향수를 부어 인사드리고 덕담을 듣는다.
    보름달이 떠오를 때 언덕에 올라 소원을 빌듯 그들은 강과 하늘에 등을 띄워 소원을 비는데 이 또한 우리의 대보름이나 초파일 유등풍습과 다르지 않다. 
    모습은 조금씩 달라도 인간의 보편적 심성이 담겨 있어 모든 축제는 이방인도 하나가 되게 한다.
    
    ☞ 불교신문 Vol 3044 ☜       구미래 동방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