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과학 이야기

21 물티슈, 몸에 어느 정도 해로울까?

浮萍草 2014. 9. 15. 12:07
    티슈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물티슈에도 가습기 살균제와 마찬가지로 인체에 독성을 가진 살균제가 들어있다는 사실이 소비자들을 불안 하게 만들고 있다. 물티슈에 넣은 살균제가 인체에 안전한 성분이고 의료용 소독약이나 화장품의 항균제로 사용되는 것이니 안심해도 된다는 제조사의 주장도 설득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자라를 보고 놀란 사람은 솥뚜껑을 보고도 놀라는 법이다. 이제 정부가 나서서 어린 아이에게도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물티슈를 만들어달라는 것이 소비자의 요구다. 적절한 규제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건강한 상식을 기반으로 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ㆍ물에 젖은 티슈는 썩는 것이 상식이다
    티슈의 부드러움과 물의 강한 세척력을 결합시킨 물티슈는 매우 편리한 제품이다. 축축하고 무거운 물수건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편리하다. 누구나 간편하게 가지고 다니면서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고 사용 후에는 쉽게 휴지통에 버릴 수도 있다. 그렇다고 물티슈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생활수준이 향상된 덕분에 많은 소비자들이 큰 부담 없이 물티슈를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고 무작정 낭비해도 되는 제품은 아니다. 대부분의 물티슈는 열대 우림에서 생산되는 최고급 펄프로 만들기 때문이다.
    결국 물티슈의 낭비가 지구촌 전체의 환경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물티슈가 편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꼭 필요한 경우에만 절제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더욱이 그런 물티슈에는 누구나 알고 있는 공공연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 장마철에 빨래에서 쉰 냄새가 나고, 습기가 많은 지하실의 벽지에 곰팡이가 자라는 것이 상식이다. 습기와 유기물이 많은 곳에서는 세균과 곰팡이가 쉽게 증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물티슈는 포장을 개봉하고 장기간 사용해도 세균이나 곰팡이가 자라지 않는다. 고약한 냄새가 나지도 않고 독성 물질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더운 여름철에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대용량으로 포장된 물티슈가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이 티슈를 깨끗한 물에 적셔놓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ㆍ미생물 증식을 막는 화학적 기술
    비닐 포장이나 플라스틱 통에 여러 장의 물티슈를 포장한 대용량 제품에는 물티슈의 부패를 막기 위한 화학적 기술을 써야만 한다. 공기나 사용자의 손을 통해 오염된 세균이나 곰팡이가 빠른 속도로 증식하지 못하도록 해주는 화학물질이 필요하다. 단백질을 비롯한 유기물로 구성된 세균이나 곰팡이와 직접 반응해서 화학적으로 분해시켜버릴 정도로 강력한 반응성을 가진 화학물질을 사용하기도 하고,세균이나 곰팡이의 생리작용이나 번식에 문제를 발생시켜서 증식을 억제하기도 한다. 그런 물질은 당연히 사람에게도 독성을 나타낸다. 목숨을 빼앗아갈 정도로 치명적인 독성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독성의 정도가 충분히 낮아서 식품 보존이나 미생물에 의한 감염성 질병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세균이나 곰팡이의 증식을 억제해주는 화학물질은 다양한 이름으로 부른다. 방부제,살균제,항균제,소독제,보존제,항생제 등이 모두 그런 목적으로 사용되는 화학물질이다. 흔히 인체에 미치는 독성이나 용도에 따라 구분해서 부르기도 하지만 그런 구분이 언제나 엄격하게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인체에 강한 독성을 나타내는 방부제(防腐劑)는 대부분의 경우에 사람과의 접촉 가능성이 낮은 경우에만 사용한다. 그런 방부제의 경우에는 애써 인체 독성을 알아낼 필요가 없다. 그러나 식품에 합법적으로 사용하는 ‘보존제’는 단순한 ‘방부제’와는 구분해야 한다.
     
    ▲ (右) 물티슈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절제해서 사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ㆍ살균제와 항생제의 차이는 인체 독성
    살균제·항균제·소독제의 인체 독성은 다양하다. 농약으로 사용하는 살균제 중에는 인체에 치명적인 독성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의약외품으로 사용이 허용된 살균제·항균제·소독제의 경우에는 인체에 대한 독성이 충분히 낮은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살균제나 소독제를 입으로 섭취하거나 호흡으로 흡입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했던 PHMG나 PGH과 같은 구아니딘 유도체는 감염성 질병의 확산을 막기 위한 살균·살충제로는 유용한 의약외품이다. 그러나 PHMG나 PGH를 장기간 호흡으로 흡입하면 폐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었다. 미생물 억제 작용을 하는 화학물질 중에 우리가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것은 식품보존제와 항생제뿐이다. 이 경우에도 정부가 인체에 대한 독성을 엄격하게 검사해서 사용량을 정해준다. 식품보존제의 경우에는 최대 섭취허용량이나 일일허용섭취량이 정해져 있다. 미생물에 의한 감염성 질병의 치료를 위해 섭취하는 항생제의 경우에는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만 한다. 결국 미생물의 증식 억제에 사용되는 모든 화학물질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인체에 어느 정도의 독성을 나타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이유는 미생물의 증식 억제로부터 얻을 수 있는 혜택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는 법이다.
    ㆍ물티슈의 현명한 소비
    결국 대용량으로 포장한 물티슈에는 미생물 증식을 억제해주는 살균 성분이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독성이 충분히 약한 살균제를 최소한으로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인체 독성이 약한 살균제는 살균 효과도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시 말해서 인체에 아무 독성이 없는 살균제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결국 대용량으로 포장된 물티슈의 편리함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의 독성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건강한 상식을 기반으로 하는 소비자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건강한 성인이 상처가 없는 손을 깨끗하게 닦기 위해 물티슈를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물티슈로 입이나 눈을 닦는 것은 결코 현명한 소비자의 자세라고 할 수 없다. 물티슈에 들어있는 항균제나 소독제를 입으로 섭취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어린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피부와 면역기능이 약한 어린 아이에게 굳이 살균제가 들어있는 물티슈의 사용을 최소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당장 피부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당장 무슨 일이 생길 것처럼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Premium Chosun        이덕환 서강대 교수 duckhwan@sogang.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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