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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浮萍草 2014. 9. 2. 10:17
    
    ㆍ줄기세포 치료법, 절단된 신체를 재생시킬까?
    자들이 남자를 선택하는 기준에 경제력,키,유머 감각 등이 손꼽힌다고 합니다. 
    경제력이나 키 등은 수긍이 가는데 웃기는 남자가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유머는 가장 인간적인 행위 중에 하나입니다. 
    유머(humor)의 어원은 라틴어의 체액을 뜻하는 말에 있다고 합니다. 
    습도라고 하는 humidity와 같은 뿌리의 단어인데 그 어원이 의미하듯 메마르지 않고 촉촉이 젖어있는 사람,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도 해학의 문화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데올로기로 갈리고 먹고 사는 것이 최대 관심사가 되면서 우리의 얼굴에는 웃음이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정치,사회,그리고 직장 리더들의 경직된 분위기는 신바람이라는 우리의 에너지를 꽁꽁 얽어매고 있습니다.
    서구, 특히 미국의 유머 문화는 사회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입니다. 
    레이건 대통령이 피격되어 병원으로 실려 갔을 때 경직된 의료진들에게“당신들이 공화당원들이기를 바라겠소”라는 유머 한마디로 분위기를 일순간에 바꾼 일화는 
    유명합니다. 
    뉴스를 장식하는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가시 돋친 비아냥거림들을 보면 가슴 한 구석이 서늘해 옵니다. 
    메말라버린 우리의 가슴에 언제나 따뜻한 유머가 흐를지 아쉽습니다.
    유머는 상대에 대한 배려에서 시작됩니다. 
    내가 아프고 힘들어도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유머가 나오게 됩니다. 
    여자들이 유머 있는 남자를 좋아하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배려의 체액이 흐르는 것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할리우드 역시 유머의 코드를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마블 같은 애니메이션의 영웅들을 보면 심각한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데 그 여유가 부러울 뿐입니다.
    마블의 새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기발한 상상력과 유머가 재치 있게 버무려진 작품입니다. 
    물론 만화적인 기준 그 이상으로 보면 말도 안 되는 허접한 이야기이지만 그냥 즐기면 되는 영화입니다. 
    즐기는데는 이론이나 분석이 필요하지 않겠지요.
    
     
     

    영화<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는 5 명(?)의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껄렁껄렁한 좀도둑 피터 퀼(크리스 프랫)은 전설의 무법자 스타로드라고 자칭합니다. 엄청난 힘을 가진 오브를 훔치는데 성공하나 그것이 우주의 운명을 가르는 물질임을 모르고 있습니다. 그것을 알고 있는 우주의 악당 로난은 오브를 찾아서 갤럭시를 파괴하려고합니다. 우주를 구하기 위한 스타로드의 활약은 온 몸이 문신으로 뒤덮인 거구‘드랙스(데이브 바티스타)’나 초록색 피부의 팜므 파탈‘가모라(조 샐다나)’를 만나면서 활기를 띄게 됩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뜬금없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난폭한 성격의 너구리 ‘로켓(브래들리 쿠퍼)’과 티 없이 맑은 눈을 가진 거대한 나무인간 ‘그루트(반 디젤)’입니다. 이 다섯 명의 조합은 정말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유머와 재치로 쉴 새 없이 영화를 이끌어갑니다. 마블의 힘이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이중에 가장 관객의 눈을 끄는 것은 식물 휴머노이드 그루트입니다. 오로지 하나의 대사 “I am Groot”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표현하는데 특히 결정적인 순간에 본인의 몸을 내던져 팀을 구하게 됩니다. 그루트는 몸의 일부가 잘려나가도 다시 자라나서 신체를 보존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체의 손상을 입어 장애를 가진 환자들에게는 꿈같은 이야기이지요. 하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이 같은 일이 현실로 다가 올 수도 있습니다. 줄기세포의 가능성을 두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난자와 정자가 만나 생명이 탄생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 세포가 분열하면서 초기에 만들어지는 세포들이 배아줄기 세포입니다. 이것은 인간의 모든 장기로 발전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으나 조작과정에서 윤리적 문제와 암으로의 발전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체 줄기세포는 성인이 된 우리 몸속에 존재하는 줄기세포로 우리 몸이 손상되면 어느 정도 재생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세포입니다. 윤리적 문제가 없고 암세포로의 발전 가능성이 적지만 개수가 적고 배양이 어려운 단점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지방에서 분리한 성체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연구가 활발하며 이미 임상적용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손상된 관절이나 인대 등의 복구에 가능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2012 노벨 의학상을 받은 유도만능 줄기 세포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 예입니다. 안정된 우리 몸의 세포에 유전자를 조작한 바이러스를 주입하여 그 세포를 줄기세포로 되돌리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도마뱀이 잘려진 꼬리를 다시 복원하는 것과 같은 의미로 화상 환자의 피부 재생이나 사지의 절단, 혹은 척수 마비의 경우에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고 있습니다. 마치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그루트처럼 절단된 신체의 일부를 다시 재생 할 수 있다는 이론적인 근거를 제시한 것입니다. 최근 SNS에서 퍼져나가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 이벤트는 루게릭 환자를 돕기 위한 것입니다.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은 척수의 신경세포 일부가 소실되어 마비가 진행되는 병입니다. 루게릭병에도 줄기세포 치료가 진행 중인데, 좋은 결과를 기대해 봅니다. 인류의 발전에는 통념을 뛰어넘는 새로운 전환점이 있었습니다. 이것을 위해서는 경직되지 않은 유연한 사고가 꼭 필요합니다.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조합해내는 마블을 보면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떠올려 봅니다.
    Premium Chosun ☜       임재현 나누리서울병원 원장 nanoori1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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