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浮萍草音樂/아시아 불교민속

<27〉 티베트 ③

浮萍草 2014. 7. 28. 12:30
    삶과 죽음은 하나다
    군가 티베트를 일러 ‘죽기에 좋은 곳’이라 하였다.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 태고의 신비를 느낄 수 있는 곳이기에 그리 표현한 것이 아닐까. 
    티베트를 다녀온 사람들에게서 이러한 감회가 묻어나듯 인류의 죽음문화를 이야기할 때면 맨 먼저 티베트가 꼽힐 만큼 그들의 생사관과 장례풍습은 독특하다.
    티베트사람들은 윤회와 환생을 믿는다. 
    죽음의 세계를 분석한<티베트 사자(死者)의 서>에서는"영혼이 끝없는 여행을 하며 몸을 받아 세상에 나고 죽음이란 몸을 받지 않은 때를 말하니 삶과 죽음은 둘이 
    아닌 하나”라 가르친다.
    따라서 금생은 한번뿐이고 미래의 삶은 수없이 많으니 살아서 선행을 쌓아야 무수한 다른 생을 밝힐 수 있다. 
    이러한 생사관을 지닌 사람들이라면 죽음은 그리 슬프거나 두려운 대상이 아닐 것이다. 
    태어나면서부터 불자인 티베트사람들에게 불교는 가히 삶과 죽음을 지배하는 원리라 할 만하다.
    그들에게 달라이라마는 역사적으로 존재하는 대표적인 환생자요,환생이 검증된 인물이다. 
    13대 달라이라마가 세상을 떠나고 2년이 지난 1935년 한 농가에서 지금의 14대 달라이라마가 태어났다.
    그해에 섭정(攝政)은 어딘가에 달라이라마가 환생했다는 계시를 받게 되고 몇 개의 특별조사단을 꾸려 달라이라마를 찾기 위한 끝없는 탐색의 길을 떠나게 된다. 
    몇 년에 걸쳐 수많은 대상을 찾아내지만 그 누구도 자격요건을 갖춘 아이는 없었다.
    그러다가 어느 농가에서 당시 여섯 살이던 달라이라마를 찾게 된다. 
    조사단은 변장을 하고 가서 준비해온 수십 가지의 문제로 환생을 검증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검증방식은 주로 13대 달라이라마가 쓰던 유품, 그와 알고 지내던 사람, 전생의 기억들을 맞추는 것이다.
    이를테면 아이는 4개의 염주 가운데 전생에 자신이 쓰던 염주를 집어 들었고 지팡이와 북을 골라냈으며 하인옷차림의 스님들을 알아보고 그들 출신지를 맞추었다. 
    평소 자신의 아들이 예사아이와 달랐기에 어떤 라마가 환생한 것임을 짐작하고 있던 부모는 달라이라마임을 알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외부자의 눈으로 보면 낯선 문화지만 그들은 환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달라이라마처럼 검증을 거쳐 환생임을 밝히기 전에는 대부분 전생을 모르는 채 그렇게 환생하여 살아간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시신을 해체하여 독수리의 먹이로 삼게 하는 그들의 장례방식에 외국인들은 눈이 휘둥그레지게 마련이다. 
    티베트사람들은 이를 천장(天葬)이라 부른다. 새는 천상과 지상을 연결하는 존재이기에 독수리가 시신을 먹음으로써 죽은 자의 영혼을 하늘로 보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들은‘어떻게 사랑하는 가족의 몸을 그렇게 처리할 수 있는가’에 대해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평생을 다른 생명을 취하며 살았으니 죽어서 몸이라도 남김없이 보시하는 것이 당연하지요.”
    천장은 이러한 티베트사람들의 세계관이 담긴 것이자 척박한 자연환경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황무지 바위산이기에 매장이 불가능하고 나무가 귀하여 화장은 엄두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어느 나라보다 자연환경이 열악하고 물적 토대가 빈약하지만 삶과 죽음을 대하는 마음은 우주론적으로 넓고도 깊다. 
    물질적 한계를 극복하여 초월적 정신문화를 일구었으니 고난에서 꽃을 피우는 역설의 땅이라 할 만하다.
    
    ☞ 불교신문 Vol 3029 ☜       구미래 건국대학교 외래교수,불교민속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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