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浮萍草音樂/아시아 불교민속

<25〉 티베트 ①

浮萍草 2014. 7. 14. 09:36
    티베트의 꿈
    베트인들은 ‘라사를 보지 못한 사람만큼 불쌍한 이가 없다’고 한다. 
    라사의 성지를 친견하는 것이 평생의 염원이기에 그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성스러운 방식으로 라사를 향한 순례 길에 오른다.
    도로사정이 나아지면서 트럭이나 버스를 타고 순례에 오르는 이들이 많건만 오늘도 오체투지로써 라사에 이르는 이들은 끊이지 않는다.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수개월에 걸친 일정이어서 도보순례만으로도 엄청난 고행의 길을, 세 걸음마다 절을 올리며 성지를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가는 것이다. 
    오체투지는 두 팔,두 무릎,이마를 땅에 대는 예경이지만 그들은 온몸을 땅에 던지는 전신투지에 가깝다.
    순례를 위한 준비도 철저하다. 
    야크가죽으로 가슴부터 무릎 아래까지 이어지는 앞치마를 만들어 입고 손과 발과 팔꿈치에는 튼튼한 보호대를 착용한다. 
    순례 길의 식사와 잠자리는 짐수레를 끌고 함께 따르는 이를 두어 보살핌을 받는다.
    그들에겐 오체투지로 라사를 친견하는 일이 지고의 가치를 지닌 의식이기에 그동안 모은 돈을 털어 고난의 길을 택해 걸어가는 것이다. 
    거친 자연에 노출된 채 끝 없는 길을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숭고하다 못해 처절하기까지 하다.
    티베트인들은 이러한 순례로써 업을 참회하고 속죄하는 뜻으로 삼는다. 
    그들은 오체투지 순례가 업장을 없애는 길이며 평생에 읽을 경전을 온몸으로 모두 읽는 것이라 한다. 
    따라서 보는 이들에겐 처절한 고행의 몸짓이지만 순례자들에겐 피안의 세계를 향한 무념무상의 일심이 있을 뿐이다.
    그들의 믿음은 갠지스 강에 몸을 담금으로써 악업을 씻어낼 수 있다고 믿는 인도사람들과 닮아있다. 
    우리의 예수재에서도 참회기도를 하면서 전생의 경전 빚과 금전 빚을 갚아 악업을 없애나가지 않는가. 
    그렇게 보자면 오체투지 순례로써 업을 없애려는 그들이야말로 인과응보를 준엄하게 인식하는 이들이고 참회방식 또한 스스로에게 엄정한 것이라 하겠다.
    티베트인들은 물론 불자들은 오체투지 순례자를 만났을 때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자신이 하지 못한 수행을 이들이 대신 해주는 것이기에 돈이나 양식을 공양하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의 참뜻을 알지 못하는 이들은 순례자에게 실례가 되는 것이라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안거에 드는 스님들을 공양하는 일과 다르지 않아 불교의 보시가 지닌 미덕을 알게 되면 크게 고개를 끄덕이게 마련이다.
    세계 각지의 순례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성지 라사. 
    그곳에는 티베트불교의 상징이자 달라이라마와 수행자들이 머무는 포탈라궁전이 있고 열두 살 당시의 석가모니불상을 모신 조캉사 여덟 살 당시의 석가모니불상을 
    모신 소조캉사가 있다. 
    모두 7세기에 조성되었고 티베트인들이 최고의 성역으로 여기는 사원들이다.
    산스크리트어인‘포탈라카’를 보타락가(普陀洛迦)로 한역하듯이, 포탈라궁전은 관음보살의 상주처를 뜻한다. 
    포탈라카의 어원은 ‘흰 꽃’이라고도 하고 배를 뜻하는‘포타(pota)’와 항구를 뜻하는 ‘라(la)’가 합쳐져 ‘포탈라’가 되었다고도 한다.
    그렇다면 포탈라궁전은 서방정토로 떠날 수 있는 거대한 반야용선을 나타낸 것이 아닐까. 
    어쩌면 그들은 이미 그곳 라사를 중생이 꿈꾸는 정착지,피안의 정토로 여기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 불교신문 Vol 3025 ☜       구미래 건국대학교 외래교수,불교민속연구소장

     草浮
    印萍